平信徒(평신도) 눈에 비친 美國(미국) 겉 핥기錄(록) - 美國(미국) 가톨릭 안팎 (16) 미국의 성가대
한국성가대 실력 일류
믹구 쟈스 신나고 성가는?
발행일1964-06-14 [제426호, 3면]
웬만한 성당이면 「파이프 올간」이 대개 다 있다. 「올간」도 대개 전문가에 의해 연주되고 있다.
미사 성제가 진행되면 장엄한 「파이프 올간」 소리가 웅장하다. 그런데 그 웅장한 「올간」 소리에 비해서 성가대의 노래소리는 형편없이 빈약하다. 「올간」소리가 성가의 반주인지 성가대 노래가 「올간」소리의 반주구실을 하고 있는지 도시 분간 할 수 없을 정도다.
『「올간」소리가 너무 요란해 성가소리가 다 죽더군뇨』
나는 의아스럽게 여기며 본당신부께 물었다.
『아마 그 반대로 생각하시는게 좋겠지요. 성가대 소리가 빈약하니까 화려한 「파이프 올간」의 반주로 조화를 부리자는 뜻도 있겠지요 하하』
본당신부는 쓴 웃음을 지었다.
아닌게 아니라 미국의 가톨릭 성가대의 수준은 생각했던 것 보다는 훨씬 못했다. 좀 실망했을 정도다.
내가 다녀본 성당은 미국 그 넓은 땅 안에서 스무여군데에 불과 했지만 잘한다는 주교좌 성당엘 가봐도 서울의 명동대성당의 합창수준 보다 훨씬 못한 것만 같았다. 아니 우리나라의 군소 각 본당에 있는 성가대의 수준도 결코 국제수준에 과히 뒤떨어지지 않으리라.
하기야 미국은 합창단도 보수를 받는 종업인이거든. 그러니까 「뉴욕」같은데서는 「올간」치는 분이 「콘탁타」를 한손으로 하다가 또 목으로 끄덕 끄덕 해가며 「싸인」을 해주면서 하는데 노래는 많아야 3·4인이 하는 곳도 있어요. 물론 더 많은데도 있지만요. 본당예산과 각 개인의 수입액 등도 고려한 때문이겠지요.』
본당에서 무슨 행사가 있어 학생들에게 책상 걸상을 정리시키고 청소시키는데도 매인당 한시간에 1불(2백55원)을 지불하니…
나는 20여년간 명동 대성당에서 「서울 가톨릭 합창단」에서 훈련 받은 가난한 실력을 갖고도 『우리본당 창설 이래 처음으로 「그레고리안」성가다운 성갈 들었어요.』하면서 몬시뇰인 본당신부로부터 과찬하는 소릴 들었다.
난 두말할 것 없이 정규창법을 배운 사람도 아니다. 그저 한국에서 성가대들이 다 하는 정도의 것 이상의 것이 못된다.
김동환 신부님은 「뉴욕」교외에 계셨다.
내 경제생활이 긴박해진 것을 안 김신부는 이런 제안을 했다.
『도마스! 이젠 뭐래도 해야 살지, 이렇게 어물 어물 살 곳이 못돼요 돈 있는 한국 친구 있다구, 어디 한국에서처럼 돈을 꾸어달라든지 식의 사고방식은 안통한단 말야, 한국의 대학교수도 방학동안은 접시닦이도 해가면서 부끄럼 없이 사는 곳인데…』
『신부님 무슨 말씀 하시려는 겁니까 다시 말하면 돈 벌이에 나설 각오가 섰느냐 말씀이죠?』
『…그럼 도마스! 저 「그레고리안」성가반주 할 수 있겠어, 그리고 성가도 부를 수 있겠지』
나는 「뉴욕」에서 엉뚱하게 음악가 대접을 받는 「쟙」을 김신부 덕으로 갖게 됐다.
결국 나는 연미사의 노래를 도맡아 불렀다. 물론 독창이다.
공군군악대장하던 현종건씨를 나는 또 신부님께 소갤했다.
황인종(黃人種)인 한국인 둘이서 미국의 성당 성가를 맡은 셈이었다. 연미사가 끝나면 15「달라」가 나오곤 했다.
하루는 이 「뉴욕」 교외에 있는 「마운트버나」의 「성마리아」성당에서 한국서처럼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모아 성가대를 만드는 것이 어떻겠나 하는 김신부님의 제2차 제안이 나왔다.
『한국사람이 미국 청소년에게 음악을 지도하다니 -허지만 그들을 「쟈스」의 물결에서 건져내고 성가이 은은한 「멜로디」와 화음의 쾌미를 느끼게 한다면야-』
이런 생각은 한낱 꿈에 지나지 않았다. 학생들을 모아 놓는데 김신부님은 성공했다. 하지만 악보를 나눠주고 각 「파트」별로 연습을 시키는데 우선 악보에 까막눈이 많다. 음을 잡을 줄아는 사람이 한 「파트」에 한사람은 있어야겠는데 그런 사람 조차 안 두아이밖에 없다. 화음 커녕 「멜로디」연습만 시키는데도 진땀이 난다. 간신히 두서너번 연습해서 주일미사와 강복때 「멜로디」만 「유니손」으로 노래했지만 합창단 조직이 불가능한 것을 깨닫고 포기하고 말았다.
그래도 그들은 「쟈스」음악에 있어서는 천재에 가까울 정도로 우수한 음감 훈련이 되어 있었다. 성가연습 끝난 다음에 그들이 익숙하게 「쟈스」합창을 하는 것을 보고 (역시 그들이 음치는 아니었구나)하고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