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게서 하신 설교의 내용은 천주님의 나라에 관한 것임은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입니다. 현세와 내세를 통털어 볼 때 천주님의 나라는 천주님의 영광에 있는 것이요 우리가 볼 수 있는 무슨 물질이나 현세적 건물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천주님의 나라를 위해서 『당신의 나라가 임하시기를』 기구하라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읍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신자들이 바라는 것이요 또 바래야 할 소원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실고 하고 걱정하지 말고 먼저 천주의 나라와 그 의덕을 구하라. 이에 다른 모든 것은 더음으로 주시리라』고 하셨읍니다. 이같은 『천주의 나라』는 바로 천주님께서 우리 안에 왕하시는 것이요 더 나아가서 우리를 통해 천주님의 나라를 갈망하는 모든 사람 안에 천주님께서 오시며 왕하시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에 관해서 예수님께서는 여러가지 말씀과 비유로써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읍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겨자씨」와 「누룩」에 관한 것이 바로 이러한 것들 중에 한 예입니다.
『겨자씨』는 마두 복음사가(福音史家)의 말씀과 같이 모든 씨앗 가운데 가장 적은 것이지만, 이 작은 씨앗에서 움이 트고 싹이나서 자라면 모든 나물 중에 제일 크고 또 나무같이 되어 하늘의 새들이 날아와 가지에 깃드릴 수 있_ 됩니다.
그럼 이 비유의 말씀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주시는 것이겠읍니까? 생각하면, 우리의 믿음이라는 것은 아주 작은 것으로 시작됩니다. 따라서 우리의 믿음에도 성장과 발전이 필요합니다. 새로 세를 받은 아기의 영혼에 천주님의 은총이 있고 또 성신께서 계시다 할지라도, 이 아이가 한 사람의 훌륭한 신자로 자라고 성스러운 영혼을 지녀 믿음이 크게 되기까지엔 얼마나 오랜 세월이 필요한 것입니까? 그리고 천주님의 은총을 풍성하게 영혼에 간직하고 믿음과 바람과 사랑의 덕을 높이 쌓기까지엔 얼마나 오랜 세월과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야 합니까? 우리의 믿음뿐 아니라 또한 그리스도의 교회는 그 얼마나 작은 것으로 시작했읍니까? 예수님께서는 스스로가 『겨자씨』가 되시어 마리아님께 잉태되시었읍니다. 그러나 오늘의 그리스도의 교회는 얼마나 크게 자랐으며 그리스도의 신비체는 얼마나 위대한 것이 되었읍니까? 씨앗 중에 제일 작은 겨자씨가 싹이 트고 자라 새들이 와서 깃드릴 수 있도록 크듯이 우리의 믿음이나 그리스도의 교회도 쉴 새 없이 자라고 커가는 것입니다.
「누룩」의 비유는 이러한 모든 요소들에게 더욱 더 큰 성장을 가져다 줌을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즉 우리 생활 전체에 우리의 믿음과 사랑! 우리의 수고와 노력 자녀 교육 사회질서, 그리고 국가와 민족 사이의 모든 관계에 복음의 정신이 실현되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물론 사람마다 국가와 민족마다 그의 특유성을 지니고 있읍니다만 그러나 사회나 국가, 대인관계(對人關係)에 있어서 복음의 정신이 무시될 수는 없읍니다. 『복음의 정신』은 우리 사회 안에 형제애와 정의, 그리고 천주님께 대한 사랑을 실천할 것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읍니다. 천주님은 우리 사회 안에 우리 생활 안에, 폭력과 기만으로가 아니라 사랑과 인내로써 복음의 정신을 전파하도록 원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착한 사람의 탈을 쓰고 우리 주위에서 날뛰고 있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을 생각하는 나머지 사회 정의와 이웃에 대한 사랑을 파괴하고 있읍니까? 이제 이러한 사회에서 누룩이 되어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 신자들입니다. 우리가 사회를 거룩하게 하고 이웃을 돕는 착한 누룩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겸손과 인내를 우리 마음에 지녀야 하겠읍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사회를 조금이라도 더 명랑하게 만들고, 우리 가정을 거룩하게 해서 한 사람이라도 더 천주님께로 이끌어가고 천주님의 나라를 이 사회 안에 더욱 넓혀야 하겠읍니다. 이것이 바로 현대에 사는 우리 신자들에게 주어진 숙제요, 우리 신자들이 해야 할 사도직인 것입니다.
겨자씨로 시작한 그리스도의 교회는 이 땅 위에서도 나날이 커가고 있읍니다만, 우리는 이것으로써만 족할 것이 아니라 더욱 더 그리스도의 교회를 자라게 해야하겠고, 우리 각자가 좋은 누룩이 되어 이 사회를 성스럽게 건설해야 하겠으며 천주님의 나라가 진정 이 땅 위에 임하시기를 정성껏 빌어야 하겠읍니다.
金 다미안 神父(경기도 안성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