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듯 1963년도 다 지나가고 앞으로 한 달밖에 남지 않았읍니다.
오늘은 교회력(敎會曆)으로 볼 때 금년 마지막 주일이요, 오는 장림 첫 주일로 새해가 시작됩니다. 매년 우리는 이 마지막 주일을 맞아 세상 심판에 대한 복음의 말씀을 듣게됩니다.
이 세상심판은 바로 주님의 날, 즉 주님께서 새로 오시는 날(종도행전 1·11)이며 동시에 마지막으로 오시는 날이 될 것입니다. 또한 세상을 심판하러 주님께서 오시는 이 날은 결정적인 「최후의 승리」를 거두는 날이요 승리의 개가를 올리는 날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가끔 세상을 구원하신데 대한 역사(救世史)를 들어 왔읍니다. 그러면 이 구원의 역사라는 것은 무엇이겠읍니까? 구원의 역사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세기(世紀)를 통하여 천주님의 모상으로 창조되고 천주님의 영광에 한 몫을 얻기 위하여 불리워진 사람들 안에 또한 그 사람들과 더불어 천주님이 계획하신 사업이 이루어져 가는 것입니다.
구원의 역사를 살펴보면, 거기에는 천주님께서 부르시고 또한 각별한 방법으로 당신이 뜻하신 바를 완수하신 뛰어난 분들을 찾아볼 수 있읍니다. 예를 들면, 이스라엘 백성의 성조(聖祖) 아브라함이나, 이스라엘 백성을 애집트의 노예생활에서 구출한 모이세, 구약시대에 활약하시던 여러 예언자들, 그리스도의 선구자 요안세자, 누구보다도 천주님의 어머님이 되신 마리아님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들….
세계사와 함께 구원의 역사도 이루어져 가고 있읍니다. 구원의 역사를 통털어, 그 중에도 중요한 사건이였던 것은 천주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과 십자가 위에 높이 매어달리시고 또한 영광스럽게 부활하신 것입니다. 천주님의 나라는 그리스도 안에 결정적으로 완성되었읍니다. 물론 천주님의 나라를 거스리는 원수들과의 싸움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그러기에 그리스도의 교회 안에 살고 있는 신자들에게는 언제나 공포와 위협이 닥쳐오고 있읍니다. 그러나 결코 천주님의 나라는 멸망치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직 온세상에 전파되지 않았다 할지라도 그의 승리는 결정적인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에 세계의 운명은 이미 결정된 것입니다. 『승리가 있을지어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부활을 볼 때, 이 세상이 끝날 날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따라서 세계의 역사란 미지수의 것이 아니라, 어느 때고 한 번은 끝날 때가 있다는 것을 확신함과 동시에, 그리스도의 교회를 방해하고 공격하는 모든 세력도 한 번은 패배(敗北)할 것이요, 최후로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시리라는 것을 우리는 굳게 믿고 있읍니다.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심판하러 오시는 날, 그 날은 그리스도의 교회가 최후의 승리를 거두는 날이요, 그리스도와 함께 생명을 같이 하던 모든 구원자들이 개가를 올리는 날입니다.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한 승리, 즉 영광스러운 부활에서 우리는 세계의 마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결정적인 승리가 있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 각자의 구원과 승리도 확실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구원되기 위해서 각자 노력해야 하겠고 구원자들, 승리자들의 대열에 참여하기 위해서 우리의 힘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읍니다.
천주님의 도우심과 우리의 노력으로 우리는 천주님께서 창조하신 목적대로 구원되어 천주님의 영광에 한 몫을 얻어야 하겠고 세상이 마치는 날, 승리자 그리스도와 함께 기쁨에 넘치는 개가를 올려야 하겠읍니다.
우리는 죽음을 이기신 그리스도의 부활에 희망을 두고 힘있게 살아가야 하겠고 최후의 승리를 위해서 정성껏 기도를 바쳐야 하겠읍니다.
우리는 과거와 미래 사이를 걷고 있는 나그네들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과거의 승리를 기뻐하면서 미래에 우리의 승리가 있을 것을 확실히 믿으며 힘차게 걸어갑시다. 시작이요 마침이신 천주께 끝없는 영광이 있어지이다. 아멘.
金 다미안 神父(안성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