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동화] 떡과 포도주의 말체리노 (25)
마리아.산체스실바 원작
발행일1963-11-24 [제400호, 4면]
그 때 다락방 문 앞 계단 위에서 열한사람의 수사님들이 저도 모르게 참을 수가 없어서 서로들 소리를 질렀읍니다.
『기적이다』 『기적이다』
여러 사람들은 문을 열어 제치고 안으로 몰려 들어갔읍니다.
『기적이다』 『틀림 없는 기적이다』라고 원장님을 시작해서 모두들 말했읍니다.
그러나 어느듯 모두 잠자해졌읍니다.
들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에 먼지 투성이인 책장같은 것이 점점 뚜렷이 드러났읍니다. 처_ 놓은 여러가지 너절한 물건이나 판자같은 것과 함께 언제나 마찬가로 괴로움에 찬 얼굴의 예수님이 조용히 십자가 위에 달려 있었읍니다.
말체리노는 걸상에 깊숙히 잠겨서 색색 잠에든 것 같습니다.
수사님들은 오랫동안 모두들 무릎을 뚫고 기구를 드렸읍니다.
얼마가 지난 후 원장님이 앞으로 나아가 말체리노에게 다가가 약간 스쳐보는 듯하더니 조용히 여러 사람을 돌아보고 밑으로 내려가라는 눈짓을 했읍니다.
『예수님은 말체리노를 데려가셨오 예수님께 영광 있으시기를!』라고 할 뿐이었읍니다.
모무들 성당으로 내려가서 제단 앞에 말체리노를 눞혀놓고 눈물을 흘리면서 밤새도록 기구를 드리며 날을 밝혔읍니다.
그 커다란 십자가를 운반해다가 제단을 향해서 비스듬히 세워 놓았읍니다. 그 십자가는 너무 커서 세우면 천정에 걸리기 때문이었읍니다.
그리하여 말체리노는 예수님의 품에 안겨 평안히 잠들어 있었읍니다.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한 정다운 어머니의 얼굴을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바라보면서 잠들어 있는 것입니다.
날이 새자 젊은 수사님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이 일을 알리기 위해서 여러 곳으로 흩어져 갔읍니다. 오정 때 가까이 많은 사람들이 마차를 타고 이 기적을 보려고 몰려왔읍니다.
아름다운 흰나무 상자 속에 말체리노가 방긋 웃는 얼굴 그대로 조용히 잠들어 있읍니다. 마차를 타고 오는 이, 끄덕끄덕 걸어오는 이, 말을 달려 오는 이, 연달아 밀려드는 사람들로 해서 그날 밤은 어떤 첨례날에 미찌지 않게 수많은 살마들이 모였읍니다.
이리하여 기적의 소문은 마을에서 마을로 옮겨져 수사님들이 자기 아들처럼 사랑하던 저 말체리노는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되어 천국에 올라갔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읍니다.
그날 밤 말체리노의 염소도 죽었읍니다. 그 반대로 저 늙고 병든 수사님은 갑자기 좋아져서 병이 나았읍니다.
그는 십자가의 예수님을 칭송하기도 하고 귀엽고 그리운 어린벗 말체리노와의 이별을 위해 오랫동안 일어나지 못하던 병석에서 나와 혼자서 성당까지 걸어갔읍니다. 그리고 이 착한 늙은 수사님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