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아 위로부터 물방울 떨어뜨려라. 그리고 상천(上天)은 해방을 흘릴지어다』(이사야 45.8)
이른 아침에 풀밭을 거닐면 이슬에 젖읍니다. 밤새 아무도 모르게 살짝 내려앉은 이슬은 해가 떠서 그 이슬 방울들이 보석처럼 반짝여야 비로서 이슬이 왔나보다 알게 됩니다.
몇 세기를 두고 고대하던 「의인」은 만상이 잠든 밤새 이슬마냥 내려오셨읍니다.
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그는 나팔불며 무장한 행렬에 둘러싸여 오는 왕처럼 성대하게 환영을 받으면서가 아니고 아주 조용하게 소리없이 오십니다.
『천주의 나라는 드러나게 이르지 아니하고』(루가 17.20) 『때가 장차 이르매 너희가 인자의 날 하루를 보고저 하여도 보지 못할 것이요 혹 이 너희게 이르되 「보라 여기 있다 보라 저기 있다」할지라도 너희는 가지말고 따르지도 말라…』(동 22-24)
구세주를 맞아 들이려는 갈망은 인자의 집이란 뜻을 가진 「벳사이다」 연못가에 병자들의 것과 같아야 합니다. 그들은 물의 움직임을 안타깝게 기다려야 하였읍니다. 어떤 병자는 38년 동안이나 기다렸읍니다. (요왕 5.1-9) 참으로 지루하고 고통스럽지만 이렇게 참으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읍니다. 이처럼 기다려도 또 일생동안을 기다려도 구세주를 뵙지 못한 이들이 수다했읍니다. (마두 13.16-17)
우리는 복음서에서 말하는 종과 같이 기다려야 합니다. (루가 12.35-40) 그는 주인이 돌아오면 즉시 문을 열어줄 수 있게 줄곳 문에 지켜섰읍니다. 그리스도는 『주인이 이미 와서 깨여있는 종을 만나면 그 종이 복되도다』(동37) 하셨는데 그러면 그는 지혜로운 다섯 동녀들처럼 그리스도와 함께 혼인잔치에 들어가 거기서 극진한 대접을 받을 것입니다.
『나 진실히 너희게 이르노니 주인이 친히 띠를 띠고 그 종들로 하여금 상 받고 앉게한 후 왔다갔다하며 복사하여 주리라(루가 12.37) 허니 주인이 이경에 오든지 삼경에 오든지 꾸준히 기다려야 한다. 혹 누가 너희 주인이 정말 안 온다고 해도 속지말고 오실 때까지는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 인생이란 본시 기다리는 것인 까닭이다. 주를 기다리는 것이다』(묵시 3.20) 이것이 바로 장림이요 종도들과 수많은 사람들이 흔하게 말한 내림(來臨)입니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재림 때까지의 기간이요 요왕 종도가 그 묵시록에서 『과연 그러하도다. 나 미구에 오리라』 주 예수여 오소서(22.20) 말한 내림(혹은 재림)입니다. 이것이 또 묵시록을 장식하는 바람(望)으로 찬 소리 「마란아타」입니다.
이 말은 바오로 종도가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쓴 말로서 『주여 임하소서』란 뜻입니다. (코전 16.22) 그리고 이 말은 주의 재림을 내타게 기다림을 간단히 표시한 말로서 그 때 흔하게 사용되었읍니다.
『땅은 열리고 구원을 내놓을지어다』(이사야 45.8)
메마르고 말라 터진 땅이 물을 갈망하듯 주의 임하심을 갈망하여야 하고 성영자와 같이 말해야 합니다. ”천주시여 당신은 나의 천주시며 나는 당신을 열심으로 찾나이다. 당신을 내 영혼이 목말라하오며 내 육신이 당신을 기다리옵기를 마치 물 없이 메말라 갈증내는 땅같이 하나이다』(성영 63.2)고 그리고 메씨아를 향해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나는 당신께로 나의 두 손을 펴오며 나의 영혼은 메마른 땅처럼 당신을 목말라 하나이다. 나의 영신이 기진하오니 주시여 나의 청을 빨리 들어주소서』(동 143.6-7)
이렇게 세차게 적극적으로 기다려야 합니다. 언제 주인이 오시는가하고 눈이 벌겋게 지켜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오실 때가 일정치 않고 별안간에 들이닥치시기 때문입니다.
구세주를 기다려도 신앙으로써 기다려야 합니다. 성 바오로는 『저들은 모두가 언약하신 바를 받지 못하고 신앙을 가져 죽었나니라. 저들은 먼 「장래에 올」 그것을 바라보고 또한 기뻐하여 인사하였으며 자기들은 이 세상에 있어 방랑자며 나그네임을 고백하였나니라』(헤브 11.13) 하였읍니다. 이사이야가 주의 영광을 보고(요황 12.41) 아브라함이 주의 날을 보려고 간절히 원하다가 보고 기뻐한 것도(동 8.56) 이렇게 해서 본 것으로 알아야 합니다.
『주께서 선을 배프시겠으며 또 우리 땅이 제 열매를 내주리로다』(성영 85.13)
崔益喆 神父(서울 里門洞 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