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동화] 떡과 포도주의 말체리노 (26)
마리아.산체스실바 원작
발행일1963-12-01 [제401호, 4면]
『말체리노야 난 이렇게 살아있는데 귀여운 아가 넌 천국에 가다니…』 이렇게 말하며 늙은 수사님은 흐느껴 울었읍니다.
이튿날 아침이 되자 장례식 행렬이 이__ 졌읍니다.
수사님들은 모두 그 채소밭 곁에 말체리노를 위해 조그마한 무덤을 만들어주고 싶었읍니다.
그렇지만 법률과 수도회의 규칙 때문에 말체리노는 규칙대로 가까이 있는 마을의 무덤에 묻기로 했읍니다.
_낮이 겨워 긴 행렬은 움직이기 시작하여 여러 마을의 훌륭한 어른들과 많은 마을 사람들이 수사님들과 함께 행렬을 따랐읍니다.
이 긴 행렬 가운데는 말체리노가 꼭 한 번 본 친구, 말체리노의 단 하나의 어린 친구, 마뉴엘과 마뉴엘의 아버지·어머니도 있었읍니다.
마뉴엘은 그 행렬 속에 끼어 걸으면서 말체리노를 처음 만나서 놀던 그 때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읍니다.
그 근처에서 가장 훌륭하게 보이는 주재소에서 이렇게 긴 행렬에는 어울리지도 않는 겨우 너댓명의 악대가 와서 아주 슬픈음악을 연주했는데 북치는 사람은 어찌 키가 작았던지 마치 북에 다리가 나서 걸어가는 것 같았고 반대로 「그라리넽」을 부는 사람은 어찌나 키가 크고 또 엄청나게 뚱뚱한 사람이었던지 마치 그에게는 「그라리넽」이 짧막한 곰방대를 든 것 같아서 만약 말체리노가 이 모양을 보았더면 얼마나 웃었겠읍니까.
수사님들은 소리를 합쳐서 찬미가를 부르고 모두들 엄숙한 목소리로 기도문을 외우면서 앞으로 나아갔읍니다.
아이들만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깔깔거리며 행렬에서 떨어져나가 떠들기도 하고 장난을 했읍니다.
날씨는 활짝 개어 떡과 포도주의 말체리노가 지붕 밑 다락방에서 저 커다란 친구와 알기 전에 그렇게도 좋아하던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가을날이었읍니다.
마차를 타고 온 사람, 말을 타고 온 사람도 모두 걸어서 갔읍니다. 길 옆에 풀을 뜯던 양들도 음악과 찬미소리에 따라서 행렬을 따라 왔읍니다.
말체리노의 양도 살아있으면 이 행렬을 따라와 말체리노의 몸이 땅 위에 눕혀지는 것을 풀 위에 서서 들여다 보고 있었을 것에 틀림 없읍니다.
그렇지만 장례행렬이 멎어 땅 위에 내려진 것은 말체리노의 몸 뿐이지 이 어린 친구의 영혼은 벌써 저 멀리 어머니의 곁으로 수사님들이 언제나 들려주던 천국으로, 말체리노가 이튿날 또 그 이튿날도 떡과, 포도주를 날라다 드리던 예수·그리스도님이 있는 곳으로 날라가 버린 것입니다.
(끝)
-알림-
다음호부터 1막2장의 아동극 (교통의 주보) 성 그리스도파를 3회에 걸쳐 연제하겠읍니다. 새해부터는 더욱 자미있는 것이 새로 연제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