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信徒(평신도) 눈에 비친 美國(미국) 겉 핥기錄(록) - 美國(미국) 가톨릭 안팎 (18) 한국 간호원들 ②
모든 것이 낯선데도 신기하게 같은 성당 예절
발행일1964-06-28 [제428호, 3면]
-나는 사실 이곳에서 이 백의(白衣)의 아가씨들을 만날 기회를 얻은 것이 무척 도움이 되었다. 색다른 세계를 느낄 수 있은 때문이다. 그들이 본 눈은 맑았고 생각도 때가 묻지 않아 더욱 좋았다. 나는 이들의 모임을 「흰나리회」라 이름을 붙여주었다.
흰나리꽃(白百合化)같은 이 아가씨들은 날더러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 한국에 있을 때 우리들을 워라고 부르셨어요?』
나는 이 아가씨들이 나한테서 무슨 대답을 구하려는 것인지를 몰라 하동안 말댓구를 못하고 어인이 벙벙해진채로 있었다.
『간호원이라고 부르셨세요? 또는 간호부라고 부르셨세요?』
이렇게 구체적인 질문을 받고도 나는 더욱 얼떨덜해 질 수밖에 없었다.
『글쎄 간호부라고도 그랬다가 어떤때는 간호원이라고 그랬다가 했는데… 뭐 그게 그리 중요한 이야긴가?』
『뭐 중요한 얘긴 아니지만 그만큼 우리들에 대해 일반인들이 무관심한 것 같아요』
『그럼 어떻게 불러주는게 좋은지 말 좀 해봐요. 예전엔 간호부라고 부르는게 상당히 매력적인 낱말이었는데 소설같은데서도 그렇게 써오고…』
『그런데요 선생님, 시간은 흘렀어요 이젠 「저 간호부! 잠간 이리 좀 와요」하고 부르면 좀 불쾌하게 들린답니다. 역시 「간호원」하고 부르는게 듣기가 좋더군요』
『「婦」자가 들어간 낱말들이 값어치가 격하된 때문일까? 어쨌든 접대부니 무슨부니 하는 류로 간호부의 「婦」자도 동일시 되는 것을 방위하려는 자기보호의식에서 나온 생각들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는 이같은 상식도 그들로부터 들어가며 흰나리 아가씨들의 종횡무진하게 나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방담자 명단)
▲발비나 박복연 ▲막다레나 양은경 ▲필로메나 김영자 ▲임마클라다 조순자 ▲막다레나 은숙 ▲헤레나 이행자 ▲도나다 이향자
B. 『미국와서 처음에 모든게 생소했지만, 한가지만은 한국에서와 똑같아 정이 더 느껴진게 있었지. 뭐냐구? 성당예절. 그렇단 소린 들었지만 모든게 눈에 선데, 미사 지내는 것 성체강복, 그리고 성가소리 어쩌면 신기할 정도로 딴 환경은 다 다른데 꼭같을까? 싶은게 참 유쾌하더군요, 그리고 또 유쾌한 것은 모르는 사람들 끼리는 서로 눈이 부딪치면 「하-이」하고 인살해요. 처음엔 복도를 지니가는데 어떤 젋은 남자가 「하-이」하고 눈으로 인사를 하기에 내 뒤에있는 자기 아는 사람한테 하나 보다-하고 뒬 봤더니 아무도 없어요. 며칠지나 보니 이곳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한테도 눈이 부딕치면 인사하는 미풍이 있는걸 알았어요. 그러니 처음에 멍하니 인사도 안받은 내가 얼마나 부끄러운지 모르겠어! 또 하나 신기하게 느낀건 소아과에 입원한 어린일 봤는데 뒷시중해주던 부모가 집으로 돌아가는데 섭섭해서 눈물을 줄줄 흘려요, 근대 소리내어 울지도 않고 「엄마 가지마」하고 떼 쓰지도 않아요. 대개의 어린이 환자가 다 그런걸 보면 정말 가정교육을 잘 시킨듯 해요.』
C. 『난 병원에서 결국 수술로서도 생명을 건지지 못한 경우를 봤는데 가족들이 달려와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만 하고 사람들 앞에서 소리내어 울질 않더군요. 그리고 의사 선생님에 대한 신뢰는 대단해요, 수술에 실패했어도 의사선생님이 최선을 다해줄 것을 믿고 있어요. 한국에서처럼 가끔 선생님들께 「수술하다 사람 잡은 놈 어디 있어…』식의 협박이나 공갈 하는 층의 사람을 못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