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단
人生(인생)은 絶對者(절대자)를 承服(승복) · 欽崇(흠숭)하고 그의 榮光顯揚(영광현양)하는 것
발행일1964-07-05 [제429호, 4면]
사람의 구실은 참으로 여러가지가 있다. 먼저 인식을 통해 사람은 자신의 주위를 싸고 도는 삼라만상이나 동물 또는 타인들을 알고 자기자신 안에 차곡차곡 간직한다. 사람은 또 이 모든 피조물들을 사랑할 수도 있고 미워할 수도 있다.
이들을 원수로 대적할 수도 있고 정 반대로 원해서 가까이 할 수도 있다. 또 우주의 원리를 파악해서 마음대로 조리할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 속에는 원의와 환희, 사랑과 슬픔, 침묵과 동요가 쉴새없이 교차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을 드높이는 것은 웃어름을 알아보고 존경하며 옹호하는 것 박에는 아무것도 없다. 사람은 그리스도를 스승으로 알아 승복하고 흠숭하여 그의 영광을 드러내는데 자신을 오로지 바침으로써 더 할 수 없이 고상해지는 것이다.
사람이 천주님의 위대하심을 의식하고 그 앞에서 이기심을 버리고 자신을 완전히 낮추어 마치 존재하지 않는 양 행동하면서 천주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이 솟아오르도록 하는 것이 바로 제사이다.
영혼에게 가장 요긴한 것은 제사이며 참제사는 우리 마음과 정신의 가장 깊은 곳 즉 광명과 침묵만이 깃드는 곳에서 출발하는 천주님께 대한 사람의 의무이기도 하다. 이러한 우리 신자들의 제시의 감흥을 제단은 감탄하리만큼 신기하게 대변하고 있다. 거룩한 성전 안에서도 제단은 지귀지존하고 가장 신성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드높이 솟아 오르며 성당 전부를 지배하고 있다.
또 가장 내밀한 영혼 같이 외로이 우뚝 서 있다. 천주께 봉사하기 위해 확고한 신념과 굳은 결의를 품은 사람의 의지와도 같이 제단은 굳은 기반 위에 무겁고도 신중하게 서있다.
제사를 봉헌하기 위해 튼튼한 지반 위에 세워진 제단은 감추인 구석이나 침침한 곳이 없으며 보는 사람의 눈에 평평하고 시원스럽게 드러나 있다.
따라서 이런 제단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모든 이도 사심이나 감정이나 뒷생각을 버리고 천주님의 바라보심 밑에 경건하고 단정하게 처신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마음의 제단과 성전의 제단은 일치하고 하나가 된다.
우리 자신의 마음 속 깊이 간직하는 제단이야 말로 귀중한 것이며 우리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제단은 마음의 제단의 한 상징으로 볼 수도 있는것이다. 귀중한 우리 마음의 제단을 고이 고이 간직하며 성전의 제단 앞으로 나아오도록 힘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