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집트에의 피난」은 「비잔틴」 미술과 이탈리아 「르네쌍스」 미술에서 주로 다루어진 성미술의 한 중요한 「테마」이다. 삼왕이 본국으로 떠난 후에 주의 천신이 꿈에 요셉에게 발현하여 『일어나 영해와 그 모친을 데리고 에집트로 피하여, 나 네게 말할 때까지 거기 있으라. 대개 해로데가 장차 영해를 찾아 죽이고저 하리라』며 일렀다. 이에 요셉은 일어나 밤에 영해와 그 모친을 데리고 「베드레헴」을 떠나 에집트로 피하여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머물러 있었다. 성모 칠고의 하나로 드는 「성가족이 에집트로 피난하심」은 곧 주 선지자로서 이르신바 에집트에서 내 아들을 불러냈다. 하심을 맞게하려함이었다.
「베네치아」화파 최후의 대화가이며 이탈리아 「르네쌍스」의 최후를 장식하는 천재거 화가인 틴토레토(TINTORETTO, 1518-1594, 본명, JACOPO ROBUSTI)가 「베네치아」의 「스쿠올라·디·산·로코」에 그린 「에집트에의 피난」에서 요셉은 영해와 그 모친을 나귀에 태우고 손수 고삐를 끌며 어렴풋한 __을 받으면서 밤길로 에집트를 향해 급히 피난한다.
몸을 숙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성가족의 배후에는 떠나온 먼 길이 구비치는 강줄기처럼 꾸불꾸불 어두움 속으로 이어져 있다. 분명히 불안과 고통이 함께 하였을 피난길을 틴토레토는 오히려 순명과 가족애가 넘치는 따뜻하고 평온한 화면으로 그려놓고 있다. 「티찌아노의 색채와 미켈란젤로의 데셍」이란 표어를 화실의 벽에 붙여놓고 열심히 해부학과 원근법을 연구하였던 틴토레토는 작품에 있어서도 종교화, 신화화, 역사화, 초상화 등 실로 광범위하며 작품 수도 많지만 그의 격한 명암의 대립과 극적이고 환상적인 운동감의 표현, 특히 광선 묘사와 자연 묘사의 깊이는 17세기 이후의 근대회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
「에집트에의 피난」에서는 풍경이 지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우리가 받는 감명은 나무나 하늘같은 자연의 묘사에서가 아니고 전면에 가득히 퍼져 들어가는 구비치는 「리듬」과 평온한 분위기에 대한 작가의 새로운 감각에서 온다. 화면의 구도는 측면에서 비쳐오는 광선이 은빛 광채를 발하면서 변화 많은 풍경에 스며들어 배경의 윤곽을 드러내도록 교묘히 다루어져 있다. 그리고 성모와 요셉 두 인물은 화면에서 밖으로로 걸어나올듯 힘찬 「커브」를 그리며 앞으로 나와있어 어렴풋한 광선이 배후의 넓은 공간에서 마음대로 춤추며 포옹할 수 있게 하고 있다.
劉槿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