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무엇인가 (1)
가톨릭이 보는 本質(본질)
敎會(교회)는 우리보다 앞서 存在(존재)하는 現實(현실)
발행일1964-07-26 [제432호, 1면]
제2차 「바티깐」 공이회를 계기로 또한 이미 그전부터 교회 또는 교회의 신학에 있어 가장 큰 「테마」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그 교회자체에 대한 문제 즉 「교회는 무엇이냐」하는 것이다.
오는 공의회 제3회기에서 이 문제가 제일 중요한 의안(議案)이 될 것이다. 이와같은 이유에서 우리는 이 지상(紙上)을 통하여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몇차례에 걸쳐 독자들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이같은 교회에 대한 고찰을 보다 더 권위있게 해보기 위해 그 줄거리를 독일의 저명한 신학자 하인리이 프리스의 근저(近著) 「교회관」(ASPEKTE DER KIRCHE)에서 취하였다. (편집실)
가톨릭이 보는 교회의 본진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 문제를 다룸에 있어 먼저 교회와 인간이 어떻게 서로 만나게 되는지 그 시점(始点)에서부터 고찰해보기로 한다. 교회와 인간이 상봉(相逢)하는 첫단계이면서 또한 가장 대표적인 곳은 성세성사(聖洗聖事)에 있어서다.
여기에 있어 교회를 대표하는 성세수여자(聖洗受與者)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문답(問答) 「대화」(對話)가 교환된다. 『당신은 천주 성교회에서 무엇을 구하십니까?』 『신덕을 구합니다.』 『신덕이 당신에게 무슨 유익함이 있읍니까』 『상생(즉 永生)의 유익함이 있읍니다.』이 대화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인간은 영생(永生)을 향해 규정되어 있으며 영원한 생명은 그의 인간으로서의 목적이다. 이 목적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앙을 가지지 않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이 신앙이 인간에게 영생을 재래(齎來)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신앙을 임의로 만들어내거나 아무데서나 획득하는 것이 아니고 오직 교회에서 교회를 통하여 교회가 그에게 주어서 얻음으로 받게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앙은 은혜이다. 교회가 우리를 그 신앙안에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신앙을 얻게된다. 결국 「믿는다」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교회가 믿는 것을 믿는다는 뜻이다.
이 신앙에 대한 「대화」를 통하여 열려진 새나라의 시작을 알리는 경계선상에 성세성사의 사명이 수세자를 맞이하게 된다. 성세수여자와 수세자 사이에는 이 선상(線上)에서 마지막 「대화」가 교환된다.
『성세 받기를 원하십니까』
『원합니다』
엄숙한 순간이요 신앙을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고자 하는 인간을 위해 다른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대한 물음과 답이다. 즉시 성세성사가 수여된다. 물과 성신이 그를 새 생명으로 다시 나게 한다.
여기서 우리가 또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성사(SACRAMENTUM) 역시 신앙과 같이 인간이 자기 스스로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교회가 주어서 받음으로 얻게된다는 것이다. 수세자의 신앙이 이를 요청하고 교회는 이를 은혜로써 그에게 준다. 신앙과 같이 성사도 교회로부터 받는 은혜이다.
신앙과 성사로써 인간은 교회안에로 받아들여지며 교회의 성원(成員) 즉 그리스도의 교회의 사람이 된다. (PERSON A IN ECCLESIA CHRISTI)
이와같이 우리가 어떻게 그리스도교인으로서의 실존(實存)을 얻게되는지 그 시점(始点)에서부터 고찰하게 될 때에 우리는 위선 다음과 같은 교회의 본질 인식을 얻게된다.
(1)
결론부터 말하면 『교회는 먼저 우리 각자에 앞서 역사(歷史) 안에 주어진 현실이다.』라는 것이다. 즉 나에게 신앙을 주는 이도 교회요 이 신앙의 요청에 의해 나를 영생의 나라안에 이끌어들이는 성사를 수여한 이도 교회다. 교회는 말하자면 나를 새로 낳는 어머니 MATER ECCLESIA 자모(慈母)이신 교회다. 말할 것도 없이 어머니는 자녀에 앞서 존재한다.
이 근원(根元)의 법칙은 언제나 변함이 없는 법칙이다. 따라서 교회는 존재로서 나보다 앞서 있으며 나는 그리스도자로서의 존재를 그에게서 받았고 그에게 언제나 속해있으며 그를 통하여 즉 그의 신앙과 성사를 통하여 나는 살 수 있다. 자녀로서 어머니와이 인연이 끊어져서 살 수 없듯이 교화와의 관계가 끊어져서 나는 살 수 없다 .
우리는 이미 우리가 「믿는다」는 것은 교회가 믿는 것을 믿는다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우리의 신앙은 따라서 교회의 신앙이다. 교회는 그 시작에 있어부터 「믿는자」이며 믿음으로써 성립되고 믿음으로 살고있다. 그러기에 교회는 믿음 위에 세워졌다.
그러나 이 믿음은 믿음의 주체(主體)없는 비인격적(非人格的)인 혹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다. 믿음의 주체는 인간 즉 교회를 이루는 우리들이다. 그래서 교회를 그리스도 신자(信者)들의 단체라고 말한다. 이것이 세속적인 단체가 아니고 천주를 믿는 다시말하면 예수 그리스도 안에 우리에게 말씀해 오신 천주의 말씀에 답을 한 사람들의 단체이다. 교회는 따라서 「천주의 백성」이다. 교회는 결국 인성(人性)을 취하여 세상에 오신 말씀, 예수 그리스도의 업(業)이며 교회의 창립자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래서 교회를 말씀의 창조물(CREATURA VERBI)이라고 신학상 말하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