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본능적으로 일어나는 격력한 증오심을 억제하기 위해 신 · 망 · 애(信 · 望 · 愛) 정신으로 스스로와 싸우지 않을 수 없는 흑인여성의 심정은 언제나 고민과 침통과 실망에 가득차 있읍니다.』라고 한 흑인 수녀가 고백했다.
당지 성요셉대학에서 열린 인종간의 정의(正義)에 관한 학술연구회에서 『노예제도의 결과』라는 제목으로 이같이 말한 이는 「마리아의 프란체스코시녀회」 성소지도 책임을 진 마리아 멜체데스 수녀이다.
이 강연에는 하기 강좌에는 대부분의 수녀들로 약 6백명이 참석해있었다. 마리아 멜체데스 수녀는 본래 「뉴욕」의 흑인소굴이라고 이름난 「할렘」에서 태어났고 또 거기서 자라났다. 그녀는 『모든 흑인여성들은 단순히 그들의 피부가 검다는 그 이유만으로 십자가의 그늘 아래서 살고 있지 않으면 안됩니다. 』고 하면서 아직 17세 소녀로서 겪은 그녀 자신의 체험담을 이렇게 말했다. 그당시 그녀는 방과후 어떤 잡화상에서 일하고 있었다. 한번은 한 백인 손님이 그가 원하는 물건을 이 어린 소녀 점원이 얼른 내놓지 못한데 필요이상 신경질을 부리면서 여러사람 앞에 『깜둥이』라고 욕지러기를 할 뿐 아나라 터무니없이 『불의한 관계에서 난 계집애』라고까지 모욕했었다. 그외에도 그녀가 단지 흑인기기 때문에 당한 모욕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이 모든 모욕과 멸시는 아직 약과였읍니다. 사랑을 상징하는 수도복을 입은 이들이 가끔 예리한 칼로 도려내듯 마음 속 깊이 상처를 줄 때는 그 이상의 고통이 달리 있을 수 없읍니다.』라고 말하였다. 그것은 그녀가 수도생활을 지원하여 여러 백인수녀원을 찾아다닐 때 일이다. 이 수도회에서 저 수도회로 행여나 희망을 걸고 돌아다녀 보았으나 어디서나 그를 반겨주는 이는 없었다.
『글쎄요 당신이 정규 간호학교를 나왔다면 몰라도… 당신이 고등교육을 받았다면…』 하는 것이 그를 거절하는 표면상 구실이었다.
『물론 아무도 거절의 참 이유를 드러내서 말하지는 않았읍니다. 그러나 나는 본능적으로 그들의 속셈을 짐작할 수 있지요. 그들이 거절하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었읍니다. 나의 피부색이 검다는 단지 이 사실 때문에 천주의 집이어야 할 수도원 문도 나에겐 굳게 닫쳐있었읍니다.』라고 하였다. 결국 그녀를 받아준 수도회는 다른 곳이 아닌 모두가 그녀와 같은 비푸색인 흑인수도회였다. 그러나 이렇게 수녀가 되었다고 해서 피부색 때문에 받는 그 모욕적 운명에서 해방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많은 백인수도자들의 태도엔 어딘지 그들에 대한 멸시가 여전히 숨겨져 있는 것이다 그녀는 차차 『작은 유색수녀님들』을 환영하는 뜻에서 그들만을위한 「파티」에 초청하는 백인수도단체의 친절이 가장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그렇습니다. 흑인 여성인 한 비록 수도복을 입었다 해서 그 옷이 그를 세상의 편견에서 보호해 주지는 못합니다. 그리스도는 모두가 서로를 형제같이 사랑하라 하셨읍니다. 그러나 이 그리스도의 지대한 계명을 심지어 그의 간선된 자들이 사는 수도원서까지 입술로만 닦는데 불과하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 마리아 멜체데스 수녀는 목매인 어조로 이렇게 말을 맺었다. 【신시나티-미국=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