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주기도는 언제 어디서나 바칠 수 있고, 혼자 또는 여럿이 함께 바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기도다. 성모님과 함께 그리스도의 일생을 묵상하는 기도이기에 신자들 삶에 빠질 수 없다.
그러나 묵주기도를 바치다 보면 자칫 횟수에 연연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분심에 빠지기도 한다. 언제 어디서나 바칠 수 있다는 장점이 오히려 묵주기도를 중요하지 않게 여기도록 만들 수도 있다.
대구 효성초등학교 교장 박비오(비오) 신부는 “기도는 우리 영혼의 숨결과 같다”면서 신앙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필수 요소로서 기도를 말하고, 그중에서도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묵주기도를 권한다.
“신앙인은 매일, 매 순간 기도하지 않으면 신앙인으로서 생존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지혜에 더욱 깊이 침잠하기 위해서는 매일 묵주기도를 정성 들여 바치는 것이 좋습니다.”
박 신부는 특히 묵주기도의 각 단마다 지향을 넣으며 기도할 것을 권한다. 각자 처한 상태에 따라 빠져드는 신비가 매번 달라진다는 것이 박 신부의 설명이다. 박 신부는 여기에서 “각 신비가 서로 연결되며 단 하나의 지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단 하나의 지향’은 성모송에서 드러난다.
“성모송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 우리 가운데 계시고, 그분과 함께 호흡하는 일이 우리가 체험할 수 있는 최고의 복임을 고백하는 기도입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라는 기도문은 성모님께서 ‘모든 복을 누리고 계신다’는 뜻입니다. 그 복은 다름 아닌 ‘임마누엘’입니다.”
결론적으로 “성모님처럼 의지적으로 하느님 안에 머무름을 선택할 수 있을 때,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박 신부가 강조하는 묵주기도의 기쁨이다. 묵주기도를 통해 우리는 얼마든지 시련 한가운데서도 기쁨과 희망을 간직하며 ‘그리스도의 평화’(요한 14,27)를 누릴 수 있다고 박 신부는 강조한다.
박 신부는 마라톤 중 바친 묵주기도에서 이 같은 깨달음을 얻었다. 장시간 마라톤을 하면서 묵주기도를 바친 박 신부는 그야말로 “예수님의 가르침에 쑥쑥 들어가는 체험”을 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너무 기쁜 나머지 달리기를 멈추고 휴대전화에 그 체험을 기록하곤 했다. 그런 일이 점점 더 잦아지면서 박 신부는 “묵주기도의 은총을 혼자만 알고 있을 수 없다”면서 책으로 그 경험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