鐘(종)
天主(천주)님 집에로 招待(초대)하는 信號(신호)
발행일1964-08-30 [제436호, 4면]
성당 안에서는 모든 것이 천주님을 말하고 노래한다. 천주님의 현존은 성당을 꽉 메우고 아무리 작고 어두운 구석에라도 천주님의 실재는 속속들이 차있다. 넓고 두꺼운 벽속에까지 물결치는 천주님의 신비, 높고 높게 올려다 뵈는 천정 밑에 왕하느 ㄴ침묵, 속세가 감히 침범하지 못하게 고요히 우뚝 서있는 웅자(雄姿)는 천주님의 성전임을 알리고 있다.
성전 안에서는 모든 것이 지성소인 제대를 향해 빈틈없이 정돈되어 있다.
성전 위에는 푸른 하늘이 지평선까지 넓고 넓게 전개되면서 높은 뫼들을 애무하고 깊은 구렁들을 감싸고 있다. 이런 하늘을 성당의 종각은 천주님의 이름으로 점령하려고 마음껏 치솟고 있다.
종각 속 그늘밑에 잠들어 있는 구리종은 엄청난 파도와도 같은 파동을 뭉게 뭉게 굴려 내면서 흔든다.
은빛나는 이 파동은 활기있고 신중하고 무거우며 천천히 퍼져나오면서 천주님의 부르심의 소리를 방방곡곡에 전한다. 폭풍과도 같이 온 공간을 메우면서 그의 조화된 음률로써 전파한다.
창공에 울리는 천주님의 「메신저」 편을 가르지 않고 국경이나 한계를 모르는 「메신저」 부풀어 오르는 포부와 무한한 즐거움의 「메시지」를 싣고 흘러가는 종소리는 신앙과 의욕에 찬 영혼들을 힘차게 부르고 있다.
성당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는 이 소리가 우리 전신에 스며듦을 느끼며 종이 진동하고 그 음률이 온 마음을 뒤덮을 적에 우리는 가지 가지의 포부로 벅차있다. 한마디로 종소리는 우주가 넓고 원의에 차 있으며 사람은 새 생명의 무한한 약동으로 벅차있음과 천주님은 우리를 당신께로 간곡히 부르시며 그만이 영원한 평화를 누리고 계심을 고하고 있다.
『주님이시여 이 우주 보다 더 넓은 것은 네 마음이며 그의 열망은 구렁 보다 더 깊고도 그윽하도 소이다. 또 그의 원의는 한적하게 멀리 울리는 종소리보다 더 고통스럽나이다. 주님이시여 당신만이 이런 내 영혼을 완전히 배불리실 수 있나이다. 청컨대 당신은 이 내 마음 속 깊이 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