主敎會議(주교회의)에 바란다
敎會一致運動 이 나라에 具現되기 위해…
발행일1965-02-14 [제458호, 1면]
우리 주교님들은 세계 주교님들과 함께 그리스도교 일치에 관한 공의회 율령을 우리에게 반포하였다. 그 율령 안에는 『천주 성신의 성총의 감도 아래… 예수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완전한 일치에 도달하기 위한 많은 업적이 이미 이루어졌다. 그러나 공의회는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이 교회일치를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간곡히 권고한다』고 한 말이 있다. 일치운동 사도직에 대한 약간의 경험을 해외(海外)에서 쌓은 바 있는 한 평신자로서 우리 주교님들의 회의에 세 가지 간청을 감히 품해보고자 한다. 왜냐하면 공의회는 『일치에 달하기 위한 근심은 목자(牧者)와 평신자의 구별 없이 전 성교회가 가져야 할 것이다』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구라파에서는 일치기도주간에 신자들이 단지 한 특별기도를 미사 중 송경하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비가톨릭 그리스도교인들과 함께 공동기도회를 가진다. 뿐만 아니라 그 특별한 주간을 떠나서도 많은 신부들과 가르침을 잘 받은 평신자들은 주교들의 허락을 받아 프로테스탄이 주최하는 토론회 등에 참석한다.
나는 대학생으로서 그와 같은 프로테스탄 기도회, 성서연구회 등에 참석하고 때로는 지도하는 영광을 가진 적도 있었으며 어떤 프로테스탄 신학교에서 있었던 토론회에도 참석한 일이 있다.
나는 물론 한국의 사정이 영국의 그것과 다르다는 것을 잘 안다. 또한 공의회는 『일치에로의 발전을 해칠 수 있는 모든 경거망동과 일체의 지혜롭지 못한 열의(熱意)는 피해야 한다』고 우리에게 경고하였다. 뿐만 아니라 한국 평신자의 일반적 교리 지식수준이 사실 그와같은 토론에 있어서 진리와 사랑을 견지(堅持)하기에 충분할만한 정도에 있다고는 믿기 어렵다.
그러나 나는 그리스도교 일치기도주간을 더 뜻있게 거행(擧行)하는 것은 이 사도직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 신부들의 지도하에 우리에게도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교회의에 말씀드리고 싶은 나의 첫 간청은 모든 교구에(보다 더는 모든 본당에) 『일치를 위한 기도를 정하여… 가톨릭 신자들이 갈려진 형제들과 함께 기도를 드리는 것은 권장할 일이다』고 말한 이 공의회의 염원을 채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자들이 조직적인 토론회에 참석하기 전에(또한 친면 있는 프로테스탄과 도움이 되고 형제애에 찬 대화를 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갈려진 형제들이 지닌… 참된 그리스도교적 가치를… 기쁜 마음으로 인정하는 것』과 또한 『가톨릭신앙을 보다 더 깊게 보다 더 정확히(환언하면) 갈려진 형제들도 이해할 수 있는 방법과 표현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일치운동 관계에 대한 이같은 도리는 우리(평신자)들은 신부들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신부들 중 많은 이들이 그런 문제에 대한 좋은 문헌에 대할 수가 없고 지금까지는 세계적인 일치운동과의 접촉기회도 적었다.
▲따라서 나의 둘째 간청은 신부들을 위한 교회일치문제연구 특별강좌를 열어주는 것이며 특히 일치율령을 포함한 공의회 여러 율령의 전문 번역과 설명을 신부들에게 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강론을 통해 교회의 새로운 그리스도교 일치에 대한 열의(熱意)와 이해를 들을 수 있고 모든 본당과 공소에까지 그것이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비가톨릭 그리스도교인들과의 일상 접촉에 있어서 한국 가톨릭 신자들을 위해 가장 큰 딱한 사정은 그들의 성경지식이 비교적 빈약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컨대 많은 열심한 가톨릭 학생들은 영어사전 살 돈은 마련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신약성경을 사기에는 너무나 가난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나의 세째 간청은 성경교육을 위한 특별운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우리는 성경을 현대어로 번역하고 염가(廉價)로 출판할 필요가 있으며 그것이 널리 보급되고 「가톨릭액숀」 단체의 모든 회합에서 연구돼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또한 개인 혹은 「구룹」으로써 성경연구를 해야한다는 필요성에 대한 강론을 자주 듣게돼야 하고 얼마전 대구(혹은 다른 곳)에서 개최되었던 「성경의 밤」같은 말씀의 전례를 특별히 거행하는 기회를 갖게돼야할 것이다.
이 세 가지 간청을 주교님들이 들어주시든 안 들어주시든 우리 주교님들이 공의회 결과를 한국 교회에 적용시키기 위해 취하시는 어떠한 조처도 그리스도교 일치를 함양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교회의 생활쇄신을 통해 모든 선의의 사람들은 보다 더 쉽게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당신 정배이신 교회 안에 반영되고 있음을 볼 수 있게될 것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공의회는 더 나아가 이 거룩한 목적, 모든 그리스도교인들이 그리스도의 오직 하나인 교회의 일치 안에 다시 회합된다는 것이, 인간의 힘과 능력으로써만 달성될 수 없음을 확실히 인식하고 고백한다. 그 때문에 공의회는 그 모든 희망을 교회의 일치를 위해 빌고 계시는 그리스도의 기도에 걸고 있다.』 주께서는 『저 모든 이로 하여금 하나이 되어 마치 성부 내게 계시고 내가 성부께 있음같이 저들이 또한 우리에게 일합하여 있어 세상으로 하여금 너 나를 보내신 줄을 믿게코저 함이니라』(요왕 17장21절)고 빌으셨다.
『교회의 쇄신은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해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이미 교회생활의 여러 부면에서 -성경과 전례운동, 천주의 말씀에 대한 강론, 교리교수, 평신도 사도직, 새로운 양식의 수도생활, 혼배생활의 영성(靈性) 교회의 사회교리와 그 활동- 이 모든 것은 일치운동의 장래발전을 위한 보장과 표적으로서 간주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