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사제의 독신제를 완화 또는 철폐할 것인가? 이같은 우려가 오늘 많은 가톨릭신자들 사이에 대두되고 있다. 몇 일간지에 게대된 외신보도와 특히 프로테스탄계(系) 모모 주간지들이 어떠한 동기에서인지 정확히 판단할 수 없으나 주관적인 억측에서 극히 왜곡된 기사를 실린 것이 이같은 우려의 중요 원인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가톨릭교회는 이 고귀한 전통을 완화내지 철폐할 의사를 가져본 일도 없고 또한 앞으로도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아주 아까운 예로서 지난주에 공의회는 초대교회에 있은 부제직을 다시 복구시키는 것을 결의함에 있어서도 상당한 연령(장년이상)에 달한 기혼남자가 부제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승인하였으나 미혼청년으로서 부제직에 오를 때에는 독신의무에서 면제될 수 없다고 판정한데서도 잘 드러난다.
가톨릭교회 안에 결혼한 사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톨릭교회와 재일치한 동방전례(東方典禮) 예컨대 희랍 가톨릭 및 이와 유사한 전례에 속하는 사제들 중에는 대처(帶妻)한 신부들이 있다. 서방전례 즉 우리가 속하는 「라띤」 전례안에는 독신제가 철칙이다. 다만 그년에 와서 프로테스탄 목사로 있다가 가톨릭에 개종한 이들 중에서 사제품을 받게된 이들에게 그것도 극소수에 한하여 (지금까지 9명) 그 가정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특별허가를 준 예외가 있을 뿐이다.
물론 사제의 독신법은 신법 즉 그리스도 명하신 법은 아니다. 이것은 교회법이다. 따라서 순수법 이론적으로는 전교회 통치권을 가진 교황 혹은 공의회가 이를 변경할 수는 있다. 뿐만 아니라 위에 말한 동방전례의 경우 또는 이전 목사이다가 사제가 된 이들에게 허락된 예로 보아서도 사제직과 혼인생활이 상극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제품이나 혼배는 다같이 교회의 성사이다.
다같이 그리스도자의 성화 가정의 복지 인류사회에 구원을 전달하는 것이다. 가톨릭교회 보다 더 혼인과 가정이 고귀한 가치를 수호하여온 교회도 종교도 없으리라고 확신한다.
교회가 사제의 독신제를 제도화하고 이를 또 고수함은 혼인생활을 멸시 혹은 죄스럽게 간주하여서가 결코 아니다. 이는 오직 사제가 보다 더 완전히 천주와 사람을 위해(또 바로 그 혼인과 가정의 순결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코린토 前書 7장32-35절) 더 나아가 정덕이 또한 그리스도와 종도들이 권하시고 친히 닦으신 복음덕(福音德)이기 때문이다 (마테오 19장 10-12절 코린토 前書 7장1절 同7절 同25-35절 同36-38절 묵시록 21장 9절 등등) 그리하여 교회의 가장 완성되고 아름다운 모습은 교회전체가 그리스도의 정배(淨配)로서 신앙과 사랑으로 그에게 충실을 다하여 마치 혼인잔치에 신랑을 기다리듯 그의 재림을 위해 단장하는 것이다. (코린토 後書 11장 2절 묵시록 14장 4절)
누구보다도 먼저 그리스도를 따르고 그를 위하여 그의 부르심에 응하여 모든 것을 저바린 사제 또한 그를 이 지상에 증거하고 시현하여야 하는데 누구보바도 더 중한 사명을 지닌 사제의 모습은 그리스도와 같이 독신의 정덕을 사는데 있지 않을까? 사제는 다른 그리스도이다 라고 교부들을 위시한 교회의 전통은 가르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이 고귀한 동기와 복음적인 정신에 기초를 둔 사제의 독신제를 교회가 철폐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것은 교회가 스스로 그리스도교의 가장 숭고한 이념을 부정하는 것이다.
교회는 다만 일세기 동안에 한두번에 불과한 정도로 아주 특별한 환경에 있어 전에 사제로 있다가 평신도로 환속(還俗)한 자에게 교회법에 의한 혼배를 허락한 일이 있다.
이번 외신의 출처는 불란서에 있었던 그와같은 한 경우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어디까지나 평신도로 환속된 사람에 관한 것이다. 교회가 그에게 혼배를 허락한 이유는 그의 구령을 위하는 교회의 너그러움이다. 따라서 사생활을 하고있는 신부에게 내린 특허는 아닌 것이다
어구나 이 예를 들어 또는 환속된 이전 수도자가 사제의 독신제를 비판한 한 서적을 내었고 거기에 동조자들이 있었다해서 가톨릭교회의 사제독신제가 무너져가는양 과장선전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아오스딩회 수도자였던 말틴 루터가 역시 그러하였다. 그러나 가톨릭교회의 사제독신제는 무너지지 않았다.
몇해전 고(故) 요안 23세는 『나는 항간에서 어리석게 가톨릭교회의 오랜 그리고 가장 귀하고 순결한 영광인 독신제를 포기할 것을 교회가 원하고 있는듯 말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언명하였다. (編輯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