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信徒(평신도) 눈에 비친 美國(미국) 겉 핥기錄(록) - 美國(미국) 가톨릭 안팎 (31) 7분간의 이발
머리칼 길어도 수염 길면 안돼
7분에 해치우고 「기분 좋으냐」
한국식의 이발이면 자그마치 2천여원
발행일1964-10-18 [제443호, 3면]
한국의 자랑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이발소에 갈때마다 한국의 친절하고 정성스러운 이발사 생각이 나고 자랑스러워진다.
이발하는 날은 기분이 상쾌했던 한국의 사정과는 좀 다르다.
이날에 한해서는 한국이 단연 세계 제일이 아닌가? 하고 단언하고 싶을 정도다.
어느나라를 가 봐도 한국만 못했다. 머리를 깎고 난 날은 약간 불쾌한 날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불쾌하니까 머리 깎는 도수가 처지게 되고 머리 깎는 도수가 한달에 한번 또는 두달에 한번 정도로 되니까 더벅머리들이 많다. 얼굴면도는 언제나 깨끗이 해야 「에치케트」가 있는 사람 취급을 받는다. 허지만 뒷밑머리가 좀 엉성해져도 그것을 나무라지 않는 습관이 있다.
한국은 이발소의 「서비스」가 좋아 그런지 이발은 한달에 두번 정도 하면서도 매일 다음어야 할 얼굴 면도를 게일리 하는 사람이 많다.
처음 미국에서 이발을 할 때 놀란 것은 7분내에 이발을 마치는 것이었다.
한국에선 아무리 바쁜 용무가 있어 빨리 이발을 해달라고 이발사에게 졸라도 한시간은 걸리는 이발시간인 것이다. 그것을 단 7분간에 해치운다. 전기 이발기로 2분 가위질 3분 면도 2분- 면도라고는 하지만 조발한 머리의 뒷면만을 해주지 얼굴면도는 안해준다.
『다 됐읍니다. 맘에 드십니까?』
이발사가 손 거울을 머리 뒤에 대놓고 앞거울을 통해 보라고 한다.
『고맙습니다.』
나는 얼떨결에 일어섰지만 어떻게나 목덜미 속에 머리카락이 많이 들어갔는지 온 몸이 간질 간질 해 견딜 수가 없어 일어선 것이다.
한국식으로 머리를 깎고 화장을 했다가는 한주일동안 먹고 살 생활비가 다 다라난다.
그러니까 이발하러 간다하면 「7분간 이발」을 상식적으로 삼고 있다.
『얼마죠?』
『1「달라」70「센트」입니다.』
2불을 내주었다. 그랬더니 깎듯이 30「센트」를 거스름돈으로 내놓긴 내놓지만 손님한테 주는 척만 하면서 (「팊」으로 주시죠 뭘 그래요) 하는 눈치를 한다.
으례히 1할 내지 2할의 「팊」을 줘야 한다는 불문률의 풍속을 익힌 참이라 『그돈 「팊」으로 받으시요』하고 내준다.
그러니까 온몸에 머리카락의 가려움증을 얻고 一금 2「달라」를(우리돈으로 5백60원) 지불해야만 하는 것이다.
어떤 한국분은 이발소에 가서 단단이 바가지를 썼다고 쓴 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발의자에 앉고 있으려니까 무슨 말인지 모를 말을 묻기에 머리 모양 정도로 묻는줄 알고 모든 질문에 「오케이」만을 연발햇더니 갑자기 이발사는 싱글벙글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이발을 하더라는 것이다.
이 「한국」씨는 머리깎는 순서가 한국서 하는 것과 별다르지 않는 것으로 보아 과히 자기가 한 「오케이」에 큰 차질은 없었나보다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머리를 다듬고 면도질도 하고 특히 얼굴면도도 하고 그리고 나서 머리를 감아 주고 화장까지 시켜주는데까지는 좋았지만 그런데 젊은 아가씨가 보조의자를 갖고와 옆에 앉더니 손톱을 깎아주고 다듬어주고 손톱화장까지 해주는데는 슬그머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댄다.
그리고 나서는 전기 안마기로 「맛사지」까지 해주고-.
손톱다듬어주는 정도만 한국과 다르지 나머지는 한국 보통이발관에서 다 해주는 과정이다.
이 기분좋은 한국류의 이발을 마치고 난 이 관광객은 一금 11불(우리돈으로 2천7백원)의 돈을 바가지썼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한국서 정기적으로 한달에 두번씩 가던 이발관엘 두달에 한번정도로 줄이고 얼굴면도만을 부지런하게 하는 습관을 얻게 된 것은 비단 「기분」만의 이유만은 아니었다.
어떤 고학생들은 이발기구를 사가지고 서로 깎아주기도 했다.
부인이 남편과 어린애의 이발을 해주는 가정도 어지간히 있다는 이야기다. 전에 「산 프란치스코」 총영사로 있었던 강원길씨댁엘 갔을때 그 부인이 해준 이발은 확실히 2불을 지불한 이발보다 훨씬 「기분좋은 이발」의 실력이었다.
미국 이발소에서 갂은 머리가 우리나라 3류 이발관의 실력보다 못한 것 같기만 했다.
누구말마따나 한국은 산좋고 물좋고 이발사가 좋은 나라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