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人間(인간)] 참된 平和(평화)의 길
발행일1964-10-18 [제443호, 4면]
『주여 주를 꾸준히 기다리는자들에게 평화를 주소서』 (성영 121) 이 세상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평화나 우정이나 돈이나 음식을 갖고서는 우리가 바라는 참 평화를 누릴 수는 없는 것입니다.
사람이 이 세상의 모든 여건으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사람이 바라는 것은 필연코 이 세상보다 더 넓은 것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만족을 주지 못하는 이 세상에서 만족을 찾아 헤매지 말고 세상에 대한 애착심을 깨듯이 포기하여 당신의 원욕을 끊어 버리는 수밖엔 다른 도리가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가지면 가질수록 늘어만 가는 욕심을 채우려고 허덕이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여러분에게 세속에 살되 마치 살고 있지 않은 것처럼 또 지나가는 나그네처럼 살라고 가르치시고 계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속을 끊어버릴 것을 종용하고 계십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그는 무엇을 우리에게 댓가로 주시겟다는 것이 겠읍니까? 한마디로 그는 우리에게 당신 자신을 주시겠다는 그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것을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점차적으로 이 속세의 허영을 끊어버리는 것은 바로 전부를 정복하는 길이며 그림자를 버리고 충심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런 혹은 저런 물건을 잃어버린 것이 그렇게도 원통하십니까?
그렇다면 잃어버릴 것을 그다지도 애써 찾지 말았어야 했을 것입니다. 끝까지 보존할 수 없는 것을 애써 찾는 것은 결국 가서는 쓸데없는 고민의 씨를 장만하는 일입니다. 모든 것에서 초연하는 정신과 마음이야말로 그리스도로 가는 길이며 이 길은 실상 힘든 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최후 목적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당신께는 이 길이 그다지도 힘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천주님께로 걸어가는 길은 우리가 걸머진 길을 한가지씩 벗어버리는 길이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쉬운 길입니다. 당신은 이제 속세의 허황만 모든 것을 벗어버리고 당신 자신까지를 희생하실 줄 알으셔야 하겠읍니다.
먼저 우리는 우리 원욕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데 큰 의의가 있음을 깨달아야 하겠읍니다.
이 세상의 물질이나 쾌락이나 명예도 좋은 것임에는 틀림없읍니다.
그러나 극히 국한된 것이어서 가끔 우리는 싫증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싫증을 느끼는 그 이면에는 우리 자신이 영원히 빛나는 것을 원하고 있음이 드러납니다.
변화망측한 이 세상의 것보다는 항구불변하는 그것을 열원하는 사람의 마음은 자고급금(自古及今)에 변함이 없읍니다. 또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힘은 우한하지만 실상 우리가 갖는 물건은 극히 국한되어 있읍니다.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힘도 무한히 크지만 그러나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극히 국한되어 있읍니다.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쓸데없는 잡동사니로 우리 정신과 마음을 채워 무겁게 하지말고 먼저 천주님과 그의 의덕을 구함으로 가볍고도 힘있게 살아가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