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人間(인간)] 모든 聖人(성인)의 통공
발행일1965-03-07 [제461호, 4면]
누구든지 외톨로서는 성인이 될 수 없읍니다. 강물의 물방울이 한데 뭉쳐서 흐르듯이 각 신자는 하늘과 땅과 연옥에 있는 모든 성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천주님께로 올라가고 있읍니다.
가톨릭 신자에게 있어서는 외따로 떨어지어서는 성덕이 있을 수 없읍니다. 영생에 유익한 행위나 훌륭한 몸 가짐은 도시 단독으로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신자나 성직자가 아무리 훌륭하다 하더라도 혼자서 완벽에 가까운 업적을 남길 수는 없는 것입니다. 선행 안에서는 우리가 언제나 한 지체의 구실 밖에는 더 할 수 없는 것이며 지체는 또 따로 떨어져서는 움직일 수도 없는 것입니다.
한 지체의 활동은 전체의 행동 안에 있고 전체가 승인하고 추진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신자들의 선행이란 선배들이 시작한 것을 계승해서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것입니다.
외톨인 선생은 천주교회 안에서는 빛도 발할 수 없을 뿐더러 해명도 되지 않습니다. 반면에 어떤 신자의 덕행이 옹색하고 자주 실패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실망하지 않습니다. 이런 덕행이라도 후대로 내려가며 발전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덕행은 아무리 훌륭한 것일지라도 어떤 시대나 개인 안에서만은 언제나 불미한 것이며 오로지 전후 좌우의 전교회 안에서만 완비한 것으로 있게 되는 것입니다. 신자는 따라서 선행을 하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으며 아무리 열심하게 살려해도 정신이 흩어지고 짜증이 난다고 실망해서는 아니됩니다.
우리가 긴장하면 그만큼 선행하는데 지장이 되고 열심히 살려는데 장애가 되는 법입니다. 거룩하고 공번된 천주교회의 대세에 발 맞추어 떳떳하고 힘있게 천주님께로 전진하는 것만이 가장 쓸모있는 행동입니다. 또 신자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나 혼자만이 고통을 당한다고 생각해서도 안됩니다. 고통 속에 맥없이 쓰러지지도 말아야 하고 모든 성인들의 부축을 받아가며 내 고통을 교회 전체를 위해 바칠 줄도 알아야 합니다. 또 각 지체가 서로 잘 났다고 외칠양이면 패가 망신하기 마련이지만 도리어 다같이 주님 안에 합심해서 단체의 위신을 선양할 것 같으면 이는 더 없이 위대한 일이 아닐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같이 그리스도의 지체들로서 하늘과 땅과 연옥에 있는 성도들과 한 몸을 이루고 있으며 또 우리 각자는 응분의 책임과 사명을 다함으로써만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높이 선양하는 것입니다. 내 자신은 어떤 때, 분심하고 천주님께로 가는 길 위에서 주저할지라도 똑바로 걷고 있는 분들과 합치되어 있다면 큰 탈은 없을 것이며 또 어떤 때 심한 고통으로 천주님을 잊고 있다 손 치더라도 내 대신 내 고통을 천주님께 바치는 분이있다면 무방한 것입니다.
많은 신우들이 고통을 당하면 서로 그 당하는 고통을 천주님께 바칠 줄 모르고 있지만 그러나 교회 안에는 언제나 항상 깨어있고 바른 지향을 갖는 분들이 있어 이런 고통을 모아 천주님께 바치고 있으며 교회는 또 이런 숨은 고통들로 인애 승리하게 되어 있읍니다. 모든 신자들은 한 몸의 지체들로 상호 연대적이어서 서로 알아주고 이해하고 도와주어야 하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