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信徒(평신도) 눈에 비친 美國(미국) 겉 핥기錄(록) - 美國(미국) 가톨릭 안팎 (36) 나이아가라 구경
두 나라 국경 말굽모양
자연 · 인공미를 조화한 밤경치는 극치
휘영청 합치며 쏟아져
모이면 「한국의 밤」
향수에 젖기도 일수
발행일1964-12-20 [제451호, 3면]
미국에까지 왔다가 「나이아가라」 폭포도 구경 하지 못하고 간다는 것은 몹시 서운한 일 같기만 했다. 벼르고 별렀던 「나이아가라」행을 결심했다. 「뉴욕」에서 서북쪽으로 10시간 동안 버스에 타고만 있으면 되는지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버스정류장엘 나갔다.
『「바파로」까지의 표를 주시오.』
『………』
『「바팔로」까지의 표 말얘요.』
『네? 어디요.』
나는 나의 영러발음이 얼마나 고약하길래 이렇게 표파는 사람까지 괴롭히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발음은 비슷하게한듯 한데 알아듣질 못한다.
『「바팔로」요』하고 「바」에다 「악센트」를 넣어 또한번 말을 해봤다. 그제서야.
『네!』하고 알아듣는다.
한국식 습성대로 「악센트」를 아무곳에도 안넣고 「바파로」한 것이 망신살로 뻗치게 된 꼬투리였다.
「바」에다 「악센트」를 넣어야만 알아듣는 그들이었다.
이렇게 「악센트」가 말의 뜻을 중요하게 좌우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망신」을 지불하면서 재확인한 셈이다. 「바팔로」에 도착해서 사방을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전화로 연락된 「닥터 한」이 마중 나왔다.
「피아니스트」 박경희 여사의 부군되는 분이었다. 착실한 가톨릭 가정인들이다.
교포인 의사 한씨 집에 들어섰을 때 성모병원의 간호원 일행도 한씨 집엘 찾아왔었다.
엉뚱한 곳에서 「한국인의 밤」이 이루어졌고 「나이아가라」 구경에 앞서 먼저 「그리운 한국」에 젖고 취했다.
향수에 젖은 일곱명의 아가씨와 나를 위해 한씨 부처는 한국식 잔치를 베풀어 줬다.
이튿날 아침 성당엘 갔다.
미사참례에 앞서 본당신부께 인사를 했더니 한국말 성가를 미사중에 불러도 좋겠다는 말씀이었다.
우리 일행은 엉뚱하게 미국땅 「바팔로」시 성당에서 한국성가를 바치는 창미사에 참여한 셈이다.
『마리아 우리 모여 우리 그의 자녀 사랑하온 성모를 찬미할지어다. 저의 성전을 꾸며 화려하게 하고 성모께 노래하며 자헌할지어다』
미사 끝부분에 가서 간호원 양들은 모두 일어서서 「복자찬가」를 슬그머니 과시(?)하면서 찬미하였다.
미사후 본당신부는 성당마당에 나와 우리들을 반겨주었고 한국성가를 2부로 합창한 아가씨들의 음악적 소양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의 국가를 들려달라고 청하는 것이다.
길거리에 접한 성당마당에서 신부님을 중심으로 둥글게 선체로 『동해물과 백두산이…』를 노랬다.
신부님은 눈을 감고 감상하시더니 「베이스」 소리를 내며 화으을 맞추신다. 『원더풀 원더풀』(놀랍습니다.) 우리 애국가에 대해 칭찬이시다. 4월 30일 아침일이었다.
여름으로 옮겨드는 봄철이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하늘이 흐리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백리 밖에 있는 「나이아가라」폭포 구경을 나설 무렵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인구 9만명 밖에 안산다는 「나이아가라폴즈」시에 다다랐을 때는 난데없이 비바람이 모라치고 진눈깨비까지 나리는 변덕스러운 날씨로 바뀌고 있었다.
날씨 탓도 있었겠지만 한국에서 본 영화 「나이아가라」(마리린 몬로 출연) 장면을 통해 그리던 그렇게 호화로운 곳이 못되는 것 같이 여겨도 졌다.
『너무 기대하고 온 탓인지도 모르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780「미터」넓이의 카나다 폭포와 3백「미터」 넓이의 아메리카 폭포가 말굽꼴로 휘어져있고 거기서 51「미터」 밑으로 일제히 「온타리오」호수를 향해 떨어지는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1초간에 30만 입방 「피트」의 수량(水量)을 떨어뜨린다는 이 폭포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주위를 진동시키는 것이었는데 자연의 위엄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 싶었다.
폭포위는 물연기가 뽀얗게 「베일」을 쓴양 뭉게 뭉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 폭포는 160「피트」의 낙차(落差)가 있고 게다가 수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그 수력(水力)의 극소수의 일부만을 이용해도 강력한 전기를 얻을 수 있어 「나이아가라 폴리즈」시의 전기화학, 전기야금공업을 발달시킬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악천후 속에 본 「나이아가라」지만 변화무쌍한 이 폭포이 장관을 여러환경아래서 다 본 셈이라고나 할까?
봄날씨 배경에서도 보고 비오는 여름날씨 배경에서도 보고 폭풍속의 「나이아가라」 눈보라 속의 「나이아가라」 골고루 다 본셈이다.
야경도 놓칠세라, 밤에 또 비바람의 폭우를 무릅쓰고 차를 몰고 나갔다.
그야말로 호화찬란한 오색무지개가 비바람 속에 피어있었다. 오색 조명이 뭉게 뭉게 오르는 물안개 위에 뿌려지고 있는 때문이었다.
인공과 자연을 혼합시킨 미의 극치같은 것을 느끼면서 한동안을 자동차 안에서 물끄러미 바라다 보고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