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信徒(평신도) 눈에 비친 美國(미국) 겉핥기 錄(록) - 美國(미국) 가톨릭 안팎 (37) 미국의 뒷골목
눈을 끈 상품 알고보니 한국 것
미국 뒷길엔 중국요리
한국인의 무대개척 발판에다
일본상인과 노란 비옷이
발행일1964-12-25 [제452호, 7면]
웬만한 도시에는 예외없이 중국사람들이 모여산다.
그것을 「챠이타 타운」이라고들 한다.
요즈음은 일본 사람들이 슬금슬금 상가로 진출하고 있다. 일본 상품은 전부터 전미국시장에 출렁대고 있었지만 이젠 일본사람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뉴욕」만 해도 동보회관이란 이름의 영화관이 있어 일본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상설화랑도 생겨 일본 미술가들의 국제진출의 길을 터놓고도 있다.
한국은 이제부터 터를 닦는 단계에 있는 것 같다.
그 수다한 유학생들이 이제야 겨우 생활의 터전을 잡기 시작한 때문일 것이다.
『재미있게 만든 상품인걸…』
감탄하면서 물건을 사들고 와보면 일본제품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하루는 귀국을 앞두고 본국에 둬두고 온 어린애들 옷가지나 사야겠다 싶어 미국 백화점엘 갔다.
옷사기를 이것 저것 뒤지다 『이것 또 일본제가 아닌가』하고 「랫텔」을 살펴봤다.
놀라운 사실이 나타났다.
『리퍼불릭 오브 코리아』라고 적혀 있는 것이다. 「한국 제품」이었다.
너무나 대견하고 신기해서 손때가 묻을 정도로 이것 저것 만져보곤 놓고, 놓았다간 또 들여다보곤 했다.
그리고 미국사람들이 만지작 거리다가 그냥 놓고 가면 슬그머니 섭섭한 생각이 나고, 사겠다고 계산대 앞으로 가면은 마치 내가 백화점 주인이나 된 것 같은 기분으로 흥분하기까지 했다.
미제품에 손색없는 애들 옷들이었다.
한국인 경영의 상점엘 가보면 일본제품이 거의 전부고 중국사람은 자기네것들을 팔고, 이제 겨우 미국상인들은 한국의 「고추맛」을 보기 시작하는 듯한 느낌이다.
미국의 뒷골목은 아직도 자랑거리가 못되는 점이 꽤있다. 「뉴욕」의 「챠이나 타운」 근방엘 가보면 낮에도 경찰의 눈을 피해 다니는 「알콜」 중독자들의 비틀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아편장이 모습과도 흡사하다.
가끔 권총을 든 강도가 신문사회며을 장식하기도 한다.
그래도 미국의 인구비례로 보면 거의 도둑의 위험이 없는 셈이다.
들고 다니는 가방을 날치기 당할가봐 걱정할 정도는 아니니까 시민을 보호하려는 보안제도가 잘되어 있는 것도 특기할만 하다. 무서운 일을 당하고 있거나 위험한 일을 겪고 있거나 할 때 『폴리스 폴리스』하고 경찰을 부르는 습관이 있다.
네거리마다 골목마다 경찰은 시민의 보안을 위해서 서있다.
어떤 아주머니는 자기집 방문 열쇠가 없어졌다고 경찰을 부를 정도다. 경찰은 무슨 큰 사고가 난줄 알고 왔다가 그런보고를 받으면 열쇠제자소이 사람을 불러주는 친절을 베푼다. 그야말로 「민중의 지팡이」 노릇을 하는 셈이다.
시민의 보안은 이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가령 서울거리에서 가끔 보는 하수도 구멍(맨홀)의 뚜껑이 없어 통행인이 빠졌다고 하면 그야말로 큰일이다. 막대한 손해배상에다가 치료비도 모두 지불해야 된다.
그러니까 그런 곳이 있으면 당국에서도 위험표지를 반드시 하게 된다. 빨간등을 켜둔다. 공사장의 노무자들은 반드시 노란 바가지 모자를 쓴다. 비가 올 때 운전사의 눈에, 띄질 않아 사고 날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어린애들의 비옷 빛갈을 노랑으로 하는 것도 세심한 보안 조처의 일부이다.
생명이 얼마나 귀한가를 제도상으로 보호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뒷골목 속에는 중국인의 요리가 있고 일본의 장사군들이 날름거리고 있고, 한국인의 무대개척의 손길이 있고 그리고 보안을 위한 경찰과 노란 비옷 등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