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1년에 있었던 제주도교민사건(濟州島敎民事件)은 이조(李朝)의 마지막 큰 박해였다.

병인년에 1만명을 헤아리는 치명자를 냈는데 제주도교민사건에서는 7백여명의 교우들이 살해되었다.

제주도교민사건이 일어날 당시의 사회적인 사정을 잘살펴보면 1886년 한불(韓佛) 조약이 맺어진뒤인지라 종교의 자유를 완전히 얻게되었을 뿐만아니라 날로 교세가 확장일로에 있었다. 그러니 자연 일반인들중에는 개인의 어떤 이익문제로 신자가 되는 일이 많았으며 교회측을 악용하려는 무리들이 있었다.

특히 제주도에는 이조(本朝)의 유배지였던 관계로 이곳에 귀양은 명문출신이 많았는데 그들은 속세의 헛됨을 잘 깨닫고 있었기때문에 정신적인 위로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던 까닭에 전교가 잘 되었다. 열심한 신자를 교회는 계속 낳는 동시에 또한 속세의 영광을 위하여 교회로 찾아드는 겉치레신자도 있었음은 사실이라 하겠다.

또 하나는 그당시 정부에서는 봉세관(俸稅官)을 시켜서 국유지를 개인에게 매매하도록 하였다.

교우된사람이 그것을 사들였을 경우 교우는 교법을 따르기 위해서 미신적인 신목·신당(神木·神堂) 등을 마구 헐어버렸는데 이것이 제주도민의 토속(士俗) 신앙과의 대립을 보게 되었으며 그것이 결국 교회를 원망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한마디로 제주도교민사건은 제주도안의 교우들과 평민 사이에 벌어진 대사건인데 그 당시에 발간되던 「漢城신문」 「제국신문」 「皇城신문」을 보면 교회측을 비난하는 기사가 실려있다.

그 때의 교회측에서도 비난을 면치못할만큼 개인이권문제를 둘러싸고 날뛰는 사이비(似而非) 신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유림의 대표자인 오(吳大鉉)의 선동으로 자위민국(自衛民國)을 조직하여 성밖의 교우 2백여명과 성내 교우 5백여명을 닥치는대로 살해한 끔직한 사건이 있은후 정부와 교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공포문의 내용을 봄으로 당시의 사정을 짐작하리라고 본다.

12조에 이르는 장문의 공포문이다. 정부에서는 교회를 박해한 일도 없고 또 교인을 역족이라고 본일도 없다. 그런데 일반 백성들이 잘 모르고 일으킨 난동이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종종 교인들은 교회책을 억지로 남에게 주는 일이 있었는데 그런 일은 금한다. 교인들도 똑같은 인민이니 민사·형사사건은 그 지방 장관의 권한안에 있다.

교민과 평민이 싸웠을때 그사실을 신부가 들었으면 그것을 곧 지방장관에게 알리고 공적으로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

일반민들이 성당에 침입하여 마음대로 성당물건을 해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지방장관이 신자를 조사할 일이 있을때에는 교회를 빙자해서 이에 응하지 않으면 엄벌에 처한다. 이 약속을 정한 뒤에도 신자와 평민이 화목하지 않을 때에는 지방장관이 엄금하여 각자 자기분수를 지키고 생활에 안정토록 한다.

교인이 피해를 입은자가 아주많고 그 집안식구들이 서로 분산하여 모이지 못하니 실로 불쌍한 일이다. 마땅히 그 동리 사람들을 모아서 타이르고 불쌍히 여겨 이웃마을 사람으로서의 후의를 베풀도록할 것. 이상과 같은 내용의 공포문을 정부와 교회가 같이 서명하여 6부를 작성하였는데 하나는 외국에 보내고 하나는 목사가 가지교 3부는 제주3군에 각각 보내고 또 하나는 교회측에서 보관함으로 증거가 서류가 되게하였다. 그렇게도 많은 교우가 닥치는대로 살해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가슴아픈 일이나 예나 지금이나 조심해 것은 참된 십자가 길을 옳게 인식하지 못하고 어떤 세속적인 자기욕망의 동기에서 교회에 들어온 이들이 교회의 탈을 쓰고 행하는 무지와 포이라 하겠다. 제주도교민 사건에서 많은 교우들이 살해되었지만 교회측의 비난만을 일삼는 사람도 있다.

어디까지나 쌍방에 제각기 잘못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좀더 진지하게 이 사건을 다룰수있는 교회사가 앞으로 꼭 이룩되어야 할줄로 믿는다. 왜냐하면 우리의 미래는 어디까지나 과거의 역사를 그 바탕으로 해서 세워지기 때문이다. ▲18일자 본난기사 지필자는 周美씨였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