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國籍(국적) 없는 小女(소녀) (94) 過去(과거)와 現在(현재) ⑥
발행일1965-04-25 [제468호, 4면]
차는 언덕위에서 잠시 망설이더니, 우리집으로 통하는 굽은 길로 접어든다. 무심히 쳐다보았더니 운전대 옆에 「미스터」 꼬마가 앉아서 손짓을 하고 있었다. 「미스터」 빈대떡이 운전을 하고 있었다.
차는 바로 내 옆에서 닿았다.
『「미스」양의 집을 찾아오는거야요.』
「미스터」 꼬마는 운전대 좌석에서 내리며 말한다.
『우리집에요?』
『소풍 갔다가 오는 길에 들른거죠.』
갈적에 뒷좌석에 탔던 여사무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집은 무엇때문에 오셨어요.』
『집도 알겸 그저 들러 본거죠!』
「미스터」 꼬마는 별로 반갑게 안여기는 나의 표정에는 관계하지 않고 싹싹하게 웃고 있었다.
『전에 이 근방에 내가 산일이 있어서 지리는 잘 알지요. 댁이 어디일지요?』
『아시면 실망하실거야요』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묵묵히 담배를 물고 있는 「미스터] 빈대떡을 흘끗 바라보았다. 나의 자격지심인지는 몰라도 「미스터」 빈대떡은 빈촌에 자가용을 몰고와서, 일단 격이 높은 인간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듯이 보였다.
근방의 조무래기들이 누런 코들을 흘리며 번쩍거리는 차체를 둘러쌌다.
『이왕 온김에 집이나 좀 압시다.』 「미스터」 빈대떡이 담배를 문채 무뚝뚝한 어조로 말한다.
『가난한 집을 구경해서는 무엇해요? 좋은 집을 구경하셔 야지…』
나의 집은 불과 이십「미터」 거리의 가까운 곳에 있었으나 우정가리켜 주지를 않았다.
『애들아 156호가 어느집이니?』
「미스터」 꼬마가 아이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아이들은 아무반응 없이 꼬마아저씨의 툭 튀여나온 앞장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동리는 호수의 서열이 불규칙하여 어른들도 호수로 물으면 모른다. 아이의 이름이나 어른의 직업 또는 별명을 불러야 안다. 내 별명은 아이들간에 「해로우아즈마」로 되어있다.
『이녀석들 너희들 이 아즈마네 집도 몰라』 꼬마씨가 또한번 물었다.
아이들은 동물원 울안의 호랑이나 구경하는 듯한 눈으로 번쩍거리는 차를 몰고 온 꼬마아저씨의 툭 나온 이마를 구경하기에 정신이 팔려 모두 입을 다문채로 있었다.
『저기 저집이야』
한참 후에야 어린애를 허리에 걸치고섰던 국민교 4학년쯤 되는 계집애가 우리집을 가리켰다.
『「미스」 양이 이런 환경에서 살기는 아까운데?』
「미스터」 빈대떡은 이렇게 이맛살을 찌푸린다.
『여기도 사람사는곳 이야요 웃음도 있고 즐거움도 있는거야요. 업신주지 마세요.』
아이들은 그 말에도 반응이 없이 멀거니 우리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타고 시내에 나가서 저녁식사나 같이 합시다.』
「미스터」 빈대떡이 말한다.
『나 저녁 먹었어요. 지금 부터 과외공부 가르치는 「아르바이트」 나가는 거야요.』
가볍게 그들의 호의를 물리치고 차 앞을 떠났다.
두갈래길 모서리 까지 오니까, 「빠크」 해온 차가 먹고, 가는곳 까지만이라도 타라고 했다. 그것까지 거절할 필요가 없기에 탔다. 차 중에서 「미스터」 빈대떡과 나 사이에 화제의 다리를 놔주려고 꼬마씨는 은근히 애를 썼으나 나는 응하지 않고, 목적지 근방에 오자 내리고 말았다.
내가 그 회사에 근무한지도 어느듯 보름이 되었다. 그간 나는 「타이프」 거리가 없을 때는 책을 읽고 있었고, 복도나 화장실에서 주고 받는 잡담에 끼지를 않았다.
하루는 퇴근무렵, 서류들을 걷어 치우고 제가끔 갈 준비를 서둘고 있었는데, 나는 그 때도 책을 읽고 있었다.
그 책은 하나의 생활철학론인데 진호한테서 수일전에 우편으로 부쳐온 것이었다.
진호가 어느날 비번이 되어 외출했다가 서점에 들렀더니 그책이 눈에 띄였다. 용돈을 툭툭 털어 샀기때문에 곤란을 겪었었으나 책에서 얻은 감명은 그 몇배나 된다고 하면서 꼭 끝까지 읽으라고 보냈었다. 나는 그 책에서 진호의 체온을 느끼며 도시락과 함께 「백」 속에 같이 싸서 넣고다니며, 짬잠이 들여다보았다. 그날 읽던 귀절에는 이런 의미의 말이 쓰여 있었다.
-돈이 이 세상에서 소중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가치 이상으로 돈을 떠받들고 있다. 돈을 만능의 위치에 치올리고 있다. 적당한 경제적인 토대, 이것은 행복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조건이지만 그 이상의 돈은 결코 행복에 「푸라스」가 못된다. 천만원 가진 사람은 백만원 가진 사람의 열곱절의 행복을 누리고 있었던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이란 내리막길을 달린다. 더 많은 돈의 욕구를 갖고 달린다. 한 사람이 거대한 재산을 긁어 모으기에 성공 할때, 그 뒤에는 수많은 사람의 주림과 눈물이 깔린다. 그는 결국 그 돈을 스스로는 쓰지 못하고 자식에 물려준다. 자식은 그 돈을 쓰는 한낱 기계로 화한다.
돈이 그의 옆에서며 났을 적에 그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다.
소비하던 습성 이외에는 흔적이 없다. 가장 무의미한 것은 많은 돈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일이다.
오늘 빈주먹으로 땅에서 있는 젊은이는 오히려 행복하다. 그들은 자기 자신의 힘을 하루 하루 단련해 나갈 것이며, 그 두 손은 소비보다 무엇인가 창조하기에 힘쓸것이 아닌가? 생활의 기쁨이란, 건설과 창조에 있다. 동시에 그 사람의 품성도 높아진다. 부잣집 자식을 부러워 말라, 그대 맨주먹으로 선 그 출발점을 오히려 영광에 가득찬 앞날의 약속인줄로 알라…
내가 이 대목을 읽고 있을때 바로 내옆에서 「미스터」 빈대떡을 둘러싸고 수명의 여사무원들이와 「작거리며 야단들이었다. 하도 시끄럽기에 문득 고개를 들고 보았더니 몇개의 「부롯치」를 「미스터」 빈대떡이 손에 들고 여자들에게 제비를 뽑게하는 중이었다. 너무도 화려하고, 「디자인」이 이쁘길래 자연 나도 시선이 끌리었다. 간혹 백화점에서 볼수 있는 일제 고급품이었다.
세 여사무원은 각각 하나씩 차지하고 아직도 두개가 남아있는데 『자아 또 희망자없나?』
하고 나듣게스리 빈대떡이 말한다.
약간 탐이 안나는것도 아니었으나 모르는 척하고 책을 계속해서 읽었다. 사실은 책의 글자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고 「부롯치」의 광채가 눈에 자주 서리었다.
그러나 때늦게 스리 손을 내밀기도 멋적고 그까짓 「부롯치」 하나때문에 「미스터」 빈대떡한테 미소를 보내기도 싫어서 꼼짝 안했다.
저편에서는 몇명의 총각 사원들이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일이 있은지 며칠후 점심시간에 무심히 설합을 여니 「데이트」를 청하는 편지가 두통이나 들어있었다.
하나는 영어 잘하는 관립대학 출신인 「미스터」 차고 또 하나는 아직 총각이라는 총무과장 진씨였다.
나중에 안일인데, 「미스터」 빈대떡 따위에 미소전술을 쓰지 않고 초연한 내 태도에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나는 진호를 생각하고, 이두 「푸로포스」도 물리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