在歐(재구)神父(신부)들이 硏究(연구) 討論(토론)한 本堂(본당)과 司牧(사목) (1) 事件(사건)으로서의 本堂(본당)
本堂(본당) 바로 敎會(교회)
발행일1966-01-23 [제503호, 2면]
다음의 글은 4년전부터 재구(在歐) 한국신부 · 신학생들이 매년 정기적인 회합을 하고 거기서 연구발표한 글들이다. 65년 연구 · 토의한 주제는 「본당과 사목」이다. 작년 9월 25일부터 일주간 남부독일 「오버길흐」 회합서 발표한 연구문집이 최근 발표되어 그중 수편을 앞으로 연재키로 했다. (編輯者 註)
흔히 본당이라 하면 먼저 교회 안의 어떤 법적 단위로 생각하기 쉽다. 우리는 본당의 신학적 존재 의의를 생각하기 전에 법적 존재로만 생각한다. 즉 어떤 한정된 지역의 영적 필요 내지 사목상 필요에서 생길 법적 단위로만 생각하기 쉽다.
본당이란 그러면 교회안의 조그마한 한정된 지역에 비례한 그 가치밖에 없는가?
아니면 본당도 신학적 의미에서 천주교회인가? 본당도 천주께서 설립하신 초자연적 존재라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여기서 본당을 초자연적 구속기구로써 교회라 할 수 있는 신학적 근거를 찾아보기로 하자.
교회라 하면 우리 그리스도께서 인류의 구속을 위해서 세우신 조직된 공동체를 생각한다. 그 안에는 색다른 기능과 색다른 권한이 있고 거기에 상응한 계급이 있고 그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과 거기에 속한 사람이 있다. 가견적 단체로 교회는 시간과 공간과 역사 안에 그 존재를, 그 현존을 보여주고 있으며 교회는 언제나 한 사실로써 존재하고 있다. 교회의 역사적 계속성을 긍정한다 해서 교회가 시간과 공간 안에 이루어진 사건임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교회는 항존하는 기구이며 동시에 시간과 공간 안의 한 사건이다.
물론 한사람만이라도 그리스도의 권능을 교회의 임무를 대행할 때 거기에 교회는 실존하고 있는 것이지만 천주님의 백성(교회헌장 제1장 참조)으로서의 교회를 생각할 때 그것은 한 공동체이며 성총에 의해서 이루어진 많은 사람의 한 집합체이고 더 엄밀한 의미에서 사건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교회는 가장 깊은 의미에서 말할 때 세상에 강생하신 천주님 말씀의 역사적 실존이다.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 성취된 천주 구속원의의 역사적 발현이고 표시이다. 그렇기에 성체의 형상으로 공동체 안에 그리스도 존재하시는 곳에 또한 이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성사 안에 존재하시는 그리스도의 실존으로 말미암아 구속이 유효하게 실현되는 곳에 교회는 사건으로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성체성사의 거행이 교회의 가장 강한 사건이라 할 것이다.
또한 여기서 성체는 구세주로서의 그리스도만의 실존이 아니고 그보다 더 나아가서 성체안에서는 그리스도와 신자들과의 일치와 신자들간의 상호일치가 완전히 실현되는 것이다.
또한 이 성체성사의 거행이 천상 영원한 잔치의 참여라고 볼 때 이 미사성제의 거행은 교회의 구속된 공동체로서 지상순례단체로서 그 영원한 용모를 나타내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 성체성사의 거행도 다른 성사와 마찬가지로 본질적으로 한 한정된 공간에 실현되는 것이다. 이런 뜻에서 성서도 지방공동체를 「애끌레시아」(ECCLESSIA)라고 전 교회와 같은 명사로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종도행전 8/1 14/22-23, 20/17) 교회가 있기 때문에 성체성사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과 같이 성체성사가 있기 때문에 교회가 있다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성체성사가 절대적으로 한 한정된 시간과 공간 안에 한 한정된 지역의 공동체 안에서라야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 지역의 공동체인 본당을 보편교회의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한 지방 지사 또는 분점만으로 생각할 수 없으며 본당을 전 보편교회의 구체적 사건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발생과정으로 보더라도 초대교회의 본당은 주교좌성당이었으며 주교는 신법에 그 근거를 두고 있고 「프레스비테리움」은 지방공동체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생긴 것이 아니고, 무엇보다 먼저 주교를 보좌하는 원로원이 있었던 것이다.(교회헌장 제28조 참조)
이와같이 초대교회에 있어서 본당은 그 기원을 신법에 두고 있으며 그리스도의 거룩한 공동체로서 종도나 종도의 후계자를 목자로서 가졌던 것이다.
그러면 성체를 이루는 다른 지방공동체도 전부 본당인가?
교회안에는 본당뿐 아니라 성체를 중심으로 모여있는 많은 공동체가 있다. 그러나 본당만이 그 존재이유의 제일원칙이 성체를 지역화하는데 있다 할 것이다. 즉 초자연 생명을 시간과 공간화 즉 역사화 하는데 그 존재의 전 이유를 가지고 있는 것은 본당뿐이라 할 것이다. 교회의 지역성, 성체성사 거행의 지역성은 인간에게 주어진 자연적 조건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기에 본당은 유일한 지방공동체라고는 말하지 못하지만 제일 형태의 지방공동체라고 할 것이다.
이와같이 본당은 그리스도 지상현존(地上現存)을 실현시키고 그것을 공간과 시간화시키는 기구라는 의미에서 교회라는 말을 가장 강한 뜻으로 본당에다 적용시킬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