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人間(인간)] 聖母(성모)의 沈默(침묵)
발행일1966-02-06 [제505호, 4면]
모두가 즐겁게 밤을 지새워가며 용약하는 이 성탄시기에 있어서도 고요히 그리스도만을 지켜 보며 잠잠하는 것은 바로 성모님의 구실인 것입니다. 묵상하며 침묵을 지키는 것은 바로 성모님의 상태이며 생애인 것입니다. 그의 생애는 영원하신 「말씀」을 흠숭하는 침묵의 생애입니다. 당신 눈 앞에 천주성부의 외아들, 강생하신 「말씀」을 바라보시고 품에 안으시며 저능하시고 전지하신 천주님이 말못하는 초생아로 태어나셨음을 익히 묵상하실 때 그녀는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또 다시 침묵에 잠기시는 것이었읍니다. 천주 성부의 외아들이시고 당신 자신의 아들이며 유일한 사람이신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이 그녀의 생애였읍니다. 성모님은 이렇게 침묵에서 침묵으로 건너가는 생활, 흠숭의 침묵에서 성화의 침묵으로 건너가는 생활을 하시면서 그녀의 영혼과 육신의 모든 관능이 오묘한 침묵으로 젖어들고 있었읍니다. 이러한 침묵의 한복판에는 그리스도의 신비가 자리하고 있어 성모님은 그와 더불어 무언의 대화를 함으로 영신적으로 더할 수 없는 충만을 체험하시고 계셨읍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머니 없는 천상 아버지께 가장 긴밀하게 속해 있듯이 이 세상에서는 아버지 없는 어머니신 성모께 그 누구보다도 가장 친밀하게 속해 계십니다. 성모님은 그 누구보다도 그리스도를 더 많이 더 깊게 알고 계시며 말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계십니다. 가장 적합하고 신중하고 신성하게 말하실 수 있었지만 당신이 아는 바를 말로는 표현하실 수가 없으셔서 침묵을 지키시며 그리스도의 신비를 살으시는 성모님의 심중이야말로 천주 삼위가 다같이 계시는 삼위일체의 궁전입니다. 강생구속의 눈부신 업적을 이행하시기 위해 성모님과 밀접히 결합하시는 삼위일체께서는 그녀를 여자로서는 가장 아름답고 복되게 꾸미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이 모든 특은을 흠숭과 신앙과 침묵으로 보답하고 있으며 성경은 그녀가 어떻게 십자가에까지 예수님을 따라가 그 지독한 시간을 묵묵히 살았는지를 말씀하고 있읍니다.
겸손되고 깊고 참된 침묵으로 천사보다도 그 누구의 어떠한 언어 보다도 더 세차게 삼위일체를 흠숭하고 계십니다. 성모님의 이러한 침묵은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을 당신께로 이끄시는 천주님께로 부터 온 것이며 따라서 천주님을 깊게 사랑하는데서 생겨난 것이기도 합니다. 천사도 말하고 목동들도 말하지만 성모님만은 예수 아기를 지키시며 깊은 묵상에 잠겨 계십닏. 삼왕이 오면서 온 천하가 떠들썩해도 즉 왕궁으로부터 시작해서 당대의 출중하는 종교계의 모든 인사들이 총동원되어 법석을 떨었어도 성모님만은 고요하고 잔잔하게 남아계십니다. 성전에서는 시메온과 안나와 이스라엘의 구원을 기다리던 모든이가 말을 주고 받고 있었지만 마리아만은 그리스도를 바치고 내어주고 도로 받아 품에 안으시며 침묵을 통해 삼위일체의 신비속으로 파고들 따름이었읍니다.
『마리아는 이 모든 말씀을 마음 속에 간직하시며 새기시더라』 하시는 이 말씀이 성모님의 아름다우심과 정결하심과 거룩하심을 드러내고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