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人間(인간)] 우리안에 계시는 그리스도
발행일1965-06-06 [제473호, 4면]
『주여 우리를 구하소서, 죽겠나이다』(마두 8·25) 친애하는 교우형제자매 여러분! 무엇이 어떻게 되든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항상 여러분과 같이 계신다는것을 잊어서는 안될줄로 압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으실 뿐아니라 우리를 위해 침묵을 지키시며 우리를 잊으시는 것처럼 느껴져도 언제나 우리를 위해 깨어계시며 보호하시고 언제 어디서나 무한한 힘을 갖고 우리 마음속깊이 자리하고 계십니다.
겁을 집어먹거나 초조하지 말아야 하겠읍니다. 더구나 예수님의 사랑을 의심하거나 거절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읍니다. 『나는 너희와 같이 세상이 마칠때까지 있노라』하시는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셨고 이 세상의 모든 사연이 지나간 다음에 당신의 영광있고 빛나는 정체를 우리 눈앞에 드러내실 것입니다. 즉 모든 고통이 지나고 모든 노력과 노고와 실망과 생활의 쓴맛과 의혹과 영혼의 실패가 지나간 다음에도 그리스도만은 움직이지 않는 반석처럼 남아계실 것이며 우리 모든 영혼은 적나라한 상대에서 그에게 매어달릴 것입니다.
그리스도만이 모든 인간에게 삶의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 각자에게 닥치는 모든 사연은 그리스도의 원의가 아니면 적어도 그의 허락이 있은 연후에 우리에게 오게 마련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동시에 우리에게 힘을 주시어 우리가 당하는 모든 사연에서 더 큰 영신의 이득을 이끌어내도록 마련하십니다.
그리스도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우리에게 닥치지 않을것이니 우리는 매사에 있어 너무 비통하게 생각하지는 말아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해야하는 것은 우리의 원리를 그리스도의 의향에 합치하는 것입니다. 말씀 한마디로써 거센 풍파를 가라앉히신 사실이나 물위로 걸어오다 물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베드루를 부축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지금 우리 영혼을 돕고 부축하시려 만반의 준비를 갖추시고 우리 곁에 서 계십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께 신뢰와 신앙을 그리고 용기를 가져야겠읍니다.
그렇다고 만사에 무심하거나 사방에서 우리를 노리고 있는 위험을 모르는체 하거나 우리 자신을 너무 믿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조물을 믿어도 안되지만 우리 자신을 믿어도 실패하게 되어 있읍니다. 우리 각자의 실태는 신중한 그만큼 시간의 여유도 갖지못하는 것입니다. 몇년이나 몇일을 더 살다가 우리의 영원한 삶이 결정되는 이판국에서 우리가 지금 당하는 위험은 너무도 긴박할 것입니다.
가장 강하고 약은 원수인 악마와 우리 각자의 본성과 세속은 쉴새없이 우리에게 도전해오고 있읍니다. 따라서 우리는 결코 우리 자신을 믿어서는 아니됩니다. 이따금씩 우리는 우리의 지난 잘못이나 생활을 반성해서 얼마나 우리자신이 약했던가를 바라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우리는 타인들에게만 기댈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우리의 깊은 인격은 그리스도와만 긴밀한 연락과 우정을 맺을수 있음을 하루바삐 깨달아야 하겠읍니다. 이 세상에서는 풍파가 끝날 날이 없읍니다. 우리 매일 같이 세파에 달리면서 위기일발의 순간을 수 없이 겪고 있읍니다. 이러한 우리의 현세 생활속에서 진정으로 신임할 수 있는 분은 그리스도밖엔 없습니다. 『주여! 우리를 구하소서, 죽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