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파 겉 핥기錄(록) (18) 쌍동이 전차
「라인」강의 기적들
낮의 당구장은 비어있고 근무중 친구방문 않는것
전차 차장은 가정주부들이
소년소녀들 일 않고 공부만
발행일1966-03-06 [제509호, 3면]
근무시간의 길거리는 조용하기만 하다. 관공소가 있는 길 양녘에는 자가용 자동차들이 한가롭게 주차되고 있다.
주택가는 아무리 길이 넓고 좋아도 별반 차 왕래도 없고 사람 그림자도 잘 눈에 안띄는 낮 광경이다.
근면하고 검소한 독일 사람이라고들 한다.
정말 부지런한 백성들이다.
다방에서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없고 당구장에 가서 한 나절을 낭비하는 사람도 없다.
아니 다방도 당구장도 눈에 안띈다. 게으름 피고 낮에 노는 사람이 없다. 모두 바쁘다. 이 바쁜 생활이 제2차 대전의 패망 속에서 조국의 운명을 건져냈는지도 모른다.
낮 근무 시간에 친구를 찾아 다니는 사람도 없다. 놀러 다니는 사람도 없는근무시간들이다.
그러니까 주택가의 길을 다니는 사람이 없나보다.
「뮨헨」시의 전차는 쌍동이 차다.
두대씩 연결되어 있다.
한대는 담배를 피워서는 안되늰 차고 또 한대는 담배를 피워도 무방한 차다.
그러니까 전차를 타고 담배를 피우고 싶으면 쌍동이 차 중에서 뒷차를 타야만 한다.
나도 뒷차를 타고 담배를 피워물었다.
『차표를 끊으세요』
「스피카」에서 말소리가 흘러나온다. 나는 누구에게 차표를 끊는가 하고 눈을 두리번거리며 차장 같은 사람을 찾았다.
눈치로 바로 뚱뚱한 아주머니가 차장인 것을 아았다.
문턱 바로 옆에 고정된 의자에 40여세나 보이는 부인이 돈가방을 차고 있었고 사냥군들이 허리에 차는 탄알 모양으로 거스름 동전 세어주는 기계를 차고 있었다.
얼마인지를 몰라 큰돈을 덮어놓고 내주니 그 동전 계신기의 윗부분을 검지손가락 한번 누를때마다 밑에서 동전이 한푼 한푼 나오는 것을 뽑아 거스름 돈으로 내주는 것이었다.
어쨌든 이들 차장은 근로기준법에서 금하고 있는 소년 소녀들 우리나라에서처럼 고용하고 있지 않다.
거의 전부가 가정주부들이었다.
한국에서는 어린 차장들이 어머니를 봉양하는 것을 많이 보게되지만 이들은 어른이 벌어서 어린애들을 양육하는 것이다. 일본만 하더라도 구두닦이 소년이 없는 것이 생각난다.
일본의 구두닦이도 대부분 부인들이 도맡고 있다.
내일의 조국을 도맡을 소년 소녀에게 힘에 부친 노동을 안시키는 그들의 생활방식을 생각하면서 한국의 목쉰 버스나 합승의 차장의 피곤한 표정을 묵상해봤다. 이 독일의 부인차장들은 본래 코의 공명관이 좋아 육성(肉聲)으로 말해도 좋겠는데 차장 「테이불」 앞에 놓여져 있는 「마이크」를 이용해서 안내를 해주는 것이었다.
『다음은 XX스트릿세(거리)입니다』
담배곽 크기의 전차 승차표에는 간단한 지도가 그려져 있었고 손님이 내릴 곳에 구멍을 뚫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는 숫자가 죽 쓰여져 있었는데 그것은 날짜와 시간이 적혀있었다. 그 시간에도 구멍을 뚫어준다. 옛날 일제시대때 서울에서 사용했던 바꿔타기 승차권 같은 인상의 것이다.
하나 색다른 것이 있었다면 그 승차권 뒷면의 만화그림이다.
이 만화는 매일 달라진다. 이 그림에는 국민들이 서로 서로 지켜야 할 「에치켓」이 그려져 있었다.
전찻간 안에서 남이 보고 있는 신문을 목을 길게 빼고 보는 그림도 눈에 띈다.
옆의 손님에게 기대고 졸고있는 사람의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그림도 있다.
누구나 아는 이이지만 재미있는 그림으로 공중생활 하는데 필요한 「에치켓」을 깨우쳐 주고있다.
명랑한 사회생활의 훈련을 전차표 뒷면 여백까지 이용해서 시키고 있는 그들의 명랑한 사회생활이 부럽기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