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개] (26) 우리 숲속의 새들 ④
발행일1966-03-20 [제511호, 4면]
좀 더 멀리 가보자… 어째서 「레이다」는 의무실로 몰래 들어가서 키를 재보는가? 열 네살, 열 네살반, 열 다섯살이 되면 키가 큰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뭐 여전히 그대로야?…
『바로 생일날인데?』
잘못 재서 그럴거야… 다시 재봐야지.
거기서 백 「미터」 떨어진 숲속에서는 고와로가 같은 침실의 두 동무에게 얻어맞고 있다.
『이제 알았니? …아직도 못알아들었어? …자!』
주먹다짐은 고와로가 「알아들을」때까지 계속된다.
『이젠 침실을 바꾸도록해, 다신 너같은 자식 보기싫단 말이야! 알았어?』
지난 밤에 고와로는 짝패의 침대로 기어들어가서… -눈가에 시퍼렇게 멍이 들고 팔목이 비틀어지고 코를 피로 개벽을 한 고와로는 다시는 그런 짓을 안한다고 했다- 요다음 주먹다짐이 있을때까지.
『잘들 해!』 하는 소리가 갈색 나무숲에서 들려온다.
갈색 나무들 보다도 더 진한 갈색머리를 가진 「기만해」가 보리수의 굵은 가지에 올라앉아 잠시 동안 껌씹는 것을 중단하고 높은 곳에서 싸움 심판을 하는 것이다.
『저희들끼리 해결하게 놔둬!』
더 높은 가지에 올라앉은 목소리가 점잖게 의견을 내놓는다.
그 옆나무 두갈래진 곳에 평안히 드러누은 「비로드」이다.
대화는 「기만해」가 씹으면서 부풀어 오르게 했다가는 터뜨리는 껌의 짤깍 소리를 곁들여가며 계속되다가 독백이 되어 버린다.
(구슬, 왕밤, 거울이 뒤섞인 속에서) 설탕 투성이가 된 하모니카를 꺼내서 제멋대로 부는 것이다.
그이 망대에서 「비로드」는 마르끄가 「탈출로」라고 불리우는 길 옆에 열린 창살문 앞에 꼼짝 않고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매일 이 시간이 되면 선장 마르끄는 그의 기선 「떼르느레」호 이물에 와서 저녁 어둠이 내려앉는 안개낀 이 「자유」의 대양을 말없이 바라본다. 불들이 켜지고 연기가 곧장 올라가는 것이 보인다. 가축들의 방울소리가 들려 오는데 그는 그 짐승들이 자유스러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죠죠, 어머니, 「까이드」, 짝패들을 생각하고- 어떤 때는 다리에 생각도 한다. 다리에, 나쁜 작자는 아니야! 마르끄는 다리에에게서 너무나 정기적으로 편지를 받는다. 저쪽에서는 그에게 편지를 억지로라도 쓰지마는 할말이 도무지 없다.
『갇혀있는 사람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3
마르끄는 머리짓을 두번해서 머리칼을 넘기고 담밖으로 나가 길을 몇발자국 걷는다 -즐거운 순간이다… 그러다가 프랑쏘아즈 여대장 생각을 하고는 가던 길로 돌아온다.
올라프는 이때 제三동 건물쪽으로 뛰어간다. 그가 지나는 길에 물론 전통을 따라 그의 다리를 거는 큰놈이 한둘은 있을 것이다. 올라프는 알랭 로베르에게서 동맹의 표로 방금 받은 보물을 주먹에 꼭 쥐고 있다.
그의 수집을 불려줄 여러가지 종류의 표다…
공동침실에 들어가니 「레이다」의 침대 곁에 서 있는(불패의) 빠울로의 뒷모습이 보인다. 올라프는 큰놈과 단둘이 있는 것이 싫다.
그는 발끝으로 걸어서 자기 침대쪽으로 가는데, 참을 수 없는 기침이 목구멍으로 올라오는 것을 깨달으며 처음에는 귀찮게, 다음에는 불안스럽게 마지막에는 무섭게 생각한다.
그는 발끝으로 걸어서 자기 침대 쪽으로 가는데, 참을 수 없는 기침이 목구멍으로 올라오는 것을 깨달으며 처음에는 귀찮게, 다음에는 불안스럽게 마지막에는 무섭게 생각한다.
그는 기침을 한다. 빠울로가 홱 돌아보는데, 손에는 五백 「프랑」짜리 지폐가 들려있다.』… 뻔한 노릇이다.
「떼르느레」의 공동 침실을 다 뒤져도 그것과 같은 지전이 두장이 있을리 없다!
「불행의 소년」은 도끼눈을 하고 입을 옥물고 다가온다. 그는 「여덟달반짜리」를 제압하기 위해서 모욕적인 별명 전체를 쓸 참이다. 「올라프」는 그 별명을 주린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봐 「또똘라피앙뜨」, 말해 두지만, 아가리 닥쳐야 한다. 넌 아무것도 못본지다!…』
작은놈은 그 귀중한 표들을 자기 침대 위에 흐트러 놓은채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쳐 나간다. 가슴이 두 방망이질을 하는가운데 올라프는 작업장들을 돌아 열발자국 뛸때마다 뒤를 돌아보며 알랭 로베르 있는데로 다시 간다.
『이리 와!… 빨리!』
올라프는 알랭 로베르를 정원사의 집 뒤로 끌고 가서 숨도 돌릴 사이 없이 말한다.
『너… 내가… 뭘 봤는지… 알아?…』
눈썹을 잔뜩 치켜세우고 알랭 로베르는 마르끄를 찾아 나선다.
『이봐, 빠울로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마르끄는 「비로드」와 「기만해」를 나무에서 내려오게 한다.
『진짜야?』
『그렇다니까!』
『기만해…』
소리가 들린다.
이 친구 입에서 저 친구, 입으로 이제는 「떼르느레」 전체가 빠울로의 죄를 안다. 그리고 속이기 잘하고 도망질 잘치고 무엇보다도 도둑질을 잘하는 그 소년들이 분개해서 얼굴이 하이얗게 되었다. 걸끼 있는 한 패가 빠울로를 찾아나서 발견해 가지고는 외따른 곳으로 끌고간다. 처음에는 떠들어대다가 다음에는 주먹들을 쥔다.
「불패의 소년」은 날랜 손으로 벌써 바른편 포켓속에서 칼을 폈다. 또 한손으로는 너무 비싸게 먹힐려고 하는 그 지폐를 왼쪽포켓속에서 만져본다.
그때에 호각 소리가 세번 울려 아주 조용한 저녁공기를 흔들어 놓는다.
『제三동 아이들은 곧 모여!』
그것은 「이빨」이 부는 호각 소리다 일초도 지체해서는 안된다. 대장은 잔디밭 가운데서 있는데 양 옆에는 팔장을 낀 뷔팔로와 벌써 팔을 홰홰 내젓는 로베르 대장이 버티고 서 있다. 소년들이 사방에서 모여들며 거짓 놀란체 한다. 왜냐하면 「레이다」가 그 어느때 보다도 귀가 샛 빨개가지고 세어른 옆에 있는 것을 보고는 모두들 무슨 일인지를 벌써 알아차렸던 것이다.
『자아! 집합! 좀 더 빨리!…』
「이빨」은 잠시동안 더 기다려서 그 표정없는 얼굴들을 차례 차례 훑어보고 천천히 입을 연다.
『잘들 들어라! 누군가 공동침실에서 너희들 동무 띠메옹의 五백 「프랑」짜리 지폐를 「훔친」사람이 있다.
나는 「도둑놈」이 자수하고 나서서 너희들 전부를 벌하지 않게 해주기를 바란다… 너희들에게 중한 벌을 주지 않도록 말이다.』하고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덧붙인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그렇지도 않다. 「레이다」가 얼토당토 않게 동무들 쪽으로 가서 서는데 -그것이 바로 제 돈을 훔친 빠울로 곁이다. 하기는 누가 훔쳤는지를 모르는 것은 그 아이뿐이다!
『좋아!』 하고 「이빨」이 다시 말을 잇는다.
(『그런데 사실 그는 이렇게 아무대답도 없는 것을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지도 않다.』)
『그럼 우리는 도둑놈이 남자다운 행동을 할 때까지 그냥 여기 있기로 한다!)
그는 손목시계의 시간을 들여다보고 손짓으로 나머지 두 대장을 물리치고 잔디밭을 이리저리 거닐기 시작한다.
로베르 대장이 그에게 가까이 와서 속산인다.
『만약에 이중에 죄인을 아는 애가 하나 있다면…』
『다들 알고있어 이 사람아!』
『그럼 그중 한 애가 분명히… 』
『밀고할거란 말이지? -천만에! 아무도 그건 용서 안할걸세… 하긴 나부터도!… 아니야! 난 스파이보다는 공범을 더 낫게 생각하네- 자넨 안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