祖國(조국) 언제나 나의 祖國(조국) - 南美行(남미행) 가톨릭移民國(이민국) 航海記(항해기) ⑨
밤마다는 시커먼 괴물같고
土人(토인)들 「카누」 타고 나타날듯
발행일1966-03-20 [제511호, 4면]
【12월 2일】 밤새도록 해안선을 끼고 배는 남쪽으로 달렸다. 멀리 수몊선엔 등대불이 반짝반짝 꺼지질 않는다. 하늘엔 별들이 가득히 빛나고 있었다. 밤바다는 시커먼 괴물같다.
솩솩 소리내며 배를 빨아들이는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떳을 땐 벌써 항구에 가까이 왔다고 한다. 바다는 호수 같다. 물도 잔잔하고 주위에 편편한 섬들이 밤송이처럼 나무를 다북히 이고 띠엄띠엄 누워있다.
금방이라도 어디선지 토인들이 「카누」를 저으며 나타날 것만 같다.
9시반. 배는 정지하고 「모타 보트」가 대기했다.
점심 후 외출.
부두엔 물 위에 시즌 집들이 줄지어 있다.
나무 계단을 올라가 밖으로 나서니 담 없는 집들이 파인애플 바나나 야자 등의 나무에 휩싸여 드문드문 떨어져 있다. 집은 여러개의 나무다리로 받쳐져 있고 통풍이 잘 되기 위해선지 벾엔 구멍이 숭숭 뚫어져 있다.
여자들이 자선거를 타고 다닌다. 배가 10시에 떠난다고 해서 부지런히 「쿠아라 룸푸」를 떠났다.
김권식 영사와 남태희 일등 서기관이 파인애풀과 바나나를 선물로 싣고와서 단장과 총무진은 뒤늦게 도착.
「고오 스톱」이 없는 「하이웨이」를 65 「마일」 속력으로 차가 달리는 통에 비행기 탄 것처럼 귀가 윙윙하다.
고무나무들이 줄을 지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가 하면 대추야자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촌락에 나서면 조그마한 아담한 집이 풀밭위에 서 있다. 주위엔 나무 그늘이 드리워졌고 텔레비 안테나와 자가용이 함께 있는 것도 그대로 안락하고 평화로운 일면 같아. 역시 키 큰 야자수들이 회색으로 줄기가 굳은 채 일렬로 서있다. 단장과 총무진만이 농구단을 만나고 개회식 하는 것만 보앗다는데 부두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내일 아침에 떠난다고 한다.
9시30분까지 부두에 닿아야 하기 때문에 아무도 농구시합장에 갈 염두를 못내었다.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다니. 『비록 만나지 못해도 꼭 이기시오』 저마다 간절한 기구를 했다. 우리 농구단을 만났더니 얼마나 좋을까 생각할수록 미칠 것만 같다.
도대체 이 배라는 것은 시간을 지킬줄 모른다.
이런 중대한 때 하필이면 그런 농간을 피우다니.
『한국이여 꼭 승리하시라』
【12월 3일】 평소대로 공부는 진행되고 있다.
밤늦게까지 「테이불」마다 공부하는 사람으로 가득차 있다. 어머니 아버지 모두 공부한다. 주위에서 모두 열심이니까. 그냥 왔다갔다 하는 사람은 무색할 수 밖에. 부지런히 공부하는 모습은 우리를 생기있게 하고 희망에 차게 하는 가장 멋진 행진곡이다.
오전 9시경 이 배는 「베낭」이란 곳에 입항했다.
여기서 20일간의 항해가 시작된다고 하여 이것으로 제1신을 끝을 맺는다.
어먼님 아버님 안녕히 계십시오. 우리 이민단은 원기왕성하게 그리고 유쾌하고 즐거운 항해를 계쏙하고 있읍니다. 한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썩어서야 꽃을 피우듯 우리의 각오와 결심도 도무지 두렵고 걱정되는 것을 모릅니다. 제2의 한국이 브라질의 한 곳에서 건강하게 번창하는 우렁찬 서곡을 들어보십시오. 안녕히,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