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2월 27일자호 제6면 현장의 계속임】

■ 제3장 세계도처에서의 인간의 활동
- 문제점
【33】 (ㄱ)인간은 스스로의 노력과 천부적 재능을 다하여 자신의 생활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분투해왔다. 그러나 현대의 인간은 특히 과학과 기술의 도움을 받아 그의 지배권을 거의 자연계 전체에 확장했으며 또 계속 확장하고 있다. 각국간에 여러 종류의 사회적 접촉의 기회가 증가됨으로써 인류 가족은 점차 스스로가 단일한 세계공동체임을 인식하고 또 그렇게 형성되어가고 있다. 그 결과 특히 전에는 초자연적 힘에 의존해 있었던 많은 이로운 것들을 인간은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

(ㄴ)그런데 이미 전인류를 사로잡고 있는 이같이 거대한 분투노력에 직면하여 인간에게는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니 그것은 이런 활동의 의미와 가치는 무엇이며 이 모든 것은 어떻게 사용돼야 할 것인가? 또 개개인과 사회의 이같은 분투노력이 지향하는 목적은 무엇인가?하는 등의 의문이다. 교회는 하느님의 말씀의 유산(遺産)을 보전하고 있으며 거기서부터 종교적 윤리적 문제의 해결의 원리원칙을 길어낸다. 물론 교회는 제기된 모든 문제에 직접적인 해답을 언제나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회는 계시(啓示)의 빛을 모든 이의 체험과 결부시켜 인류가 오늘날 들어서있는 그 길을 비춰주고자 한다.

- 인간활동의 가치
【34】 (ㄱ)신자들에게 있어 확실한 것은 인간 각자와 전체사회의 활동 즉 여러 세기(世紀)를 경과하면서 생활조건의 향상을 위해 경주해온 이 거대한 인간이 분투 노력이 그 자체로서는 하느님의 계획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정히 하느님의 모습을 따라 만들어진 인간은 세상과 세상만사를 정복하고 이를 거룩하고도 의(義)롭게 다스리는 사명을 받았다. (창세기 1장26-27, 9장 2-3, 智書 9장 2-3).

나아가 인간은 하느님을 만물의 조물주로 인식하고 스스로와 우주사물 전체를 하느님에게 귀의(歸依)시켜 만물이 인간에게 정복된 연후에는 하느님의 이름이 온세상에 빛나도록 해야한다. (성영 8장 7ㅡ10)

(ㄴ)이 도리(道理)는 가장 평범한 일상생활 활동에도 해당된다. 왜냐하면 자신과 가족을 위해 생업(生業)에 종사하면서 자기의 힘을 사회에 적절히 봉사할 수 있도록 쓰는 남녀(男女)들은 그들의 노력으로써 하느님의 사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형제들의 복지에 도움을 주며 또한 하느님의 계획을 역사안에 성취시키기 위해 스스로의 힘으로 이바지한다고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ㄷ)그러므로 그리스도신자들은 인간이 그 정신과 힘으로써 만들어낸 것을 하느님의 권능에 배치된다거나 혹은 이성(理性)을 지닌 피조물을 그 조물주와 대립되는 「라이벌」인양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로 그리스도신자들은 인간이 거둔 성과를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증거하는 것이며 또한 그 오묘한 계획의 결과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인간의 힘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의 책임의 범위도 개인의 경우이든 집단의 경우이든 다같이 확대돼간다. 따라서 여기서부터 뚜렷해지는 사실은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이 결코 인간으로 하여금 세계건설에서 외면시키거나 다른 사람들의 운명에 대하여 무관심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요 오히려 반대로 더 엄중하게 그 책임수행을 촉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1962· 10 · 11 공의회시초에 발한 교부들의 「메시지」).

- 인간활동의 규범
【35】 (ㄱ)무릇 인간의 활동은 그것이 인간에게서 나오듯 인간에게 향존(向存)돼 있다.

그리하여 인간은 그 활동을 통하여 단지 사물과 사회를 변화시킬 뿐 아니라 그 자신을 완성시켜간다. 그는 많은 것을 배우고 자기 능력을 발전시키며 자기밖으로 나아가고 자신을 초월하여 성장해가다. 이와같은 성장은 그것이 올바로 이해될 때 인간이 쌓올린 수 있는 모든 외적 부(富)의 축적(蓄積) 보바도 더 값진 것이다. 인간의 가치는 그가 무엇을 가졌느냐에 있기 보다 오히려 그가 어떤 인간이냐 하는데 있다. 그와같이 정의가 더욱 지배하고 형제애가 더욱 확장돼기 위해 또한 사회의 제반관계가 보다 더 인간적인 질서 위에 확립되도록 힘쓰는 모든 것은 기술발전보다도 더 값진 것이다. 왜냐하면 기술발전이란 그것이 인간향상의 물질적 바탕을 마련할 수 있으나 자체으 힘만으로 인간의 향상을 실현시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ㄴ)그러므로 인간활동은 원칙적으로 하느님의 계획과 그뜻을 따르고 인류의 진정한 복지(福祉)와 일치해야 하며 동시에 개인으로서는 혹은 사회의 일원(一員)으로서든 인간으로 하여금 그 전소명(全召命)을 추구하고 달성케 하는 것이어야 한다.

- 현세사물의 정당한 자율성
【36】 (ㄱ)그러나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인간활동과 종교의 밀접한 관계가 인간과 사회 및 학문의 자율성을 위태롭게 하지않을까 두려워하는듯 하다.

(ㄴ)하지만 만일 여기서 말하는 현세사물의 자율성이란 것이 피조물과 사회집단이 그 자체의 법칙과 가치를 가진다는 것을 뜻하고 또한 인간이 이를 점차로 인식하고 사용하고 조절해야 함을 뜻하는 것이라면 이같은 자율성에 대한 요구는 전적으로 타당하며 이는 현대인이 요청하는 것일뿐 아니라 조물주의 의사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만물은 만들어진 그 상황자체에 의하여 고유(固有)의 안정성(安定性), 진리 및 선(善)을 지니고 있으며 아울러 자체의 질서와 법칙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 모든 것을 존중하고 학문과 기술의 각 분야에 고유한 방법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므로 모든 지식분야의탐구방법은 그것이 참으로 과학적이요 또한 윤리규범에 부합한 것일진데 결코 신앙에 위배될 바 없다. 왜냐하면 현세사물의 가치와 신앙의 가치는 다 함께 하느님 안에 그 근거를 두고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1차 「바티깐」 공의회 가톨릭 신앙에 관한 교리헌장 제3장). 뿐만 아니라 항구하고도 겸손되이 자연사물의 신비탐색에 노력하는 자는, 비록 스스로 그 사실을 의식하고 있지 않다 할지라도, 모든 사물을 보지(保持)하기 그 존재를 규정하시는 하느님의 손에 의해 인도되고 있다. 그러므로 학문의 정당한 자율성을 올바로 인식치 못하므로 말미암아 간혹 그리스도신자들 간에도 볼 수 있는 이에대한 그릇된 정신태도를 우리는 유감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정신태도는 쟁의(爭議)와 논쟁의 불씨가 되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마치 과학과 종교가 상호배치되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들었다.

(ㄷ)그러나 만일 『현세사물의 자율성』이란 말로써 피조물이 하느님에 의존해 있지 않고 또 하느님에게 구애됨이 없이 인간이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것처럼 이해한다면 그와같은 주장이 허위라는 것은 하느님을 인식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간파할 수 있다. 왜냐하면 조물주 없이는 피조물이란 허무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어떤 종교에 속하든 모든 신앙인은 언제나 피조물을 통하여 말씀하시고 드러내시는 하느님의 소리를 들어왔다. 뿐만 아니랑 하느님을 망각하면 피조물 자체의 모습이 어두워질 것이다.

- 죄로 말미암아 왜곡된 인간활동
【37】 (ㄱ)성경은 오랜 세기(世紀)의 경험과도 같이 인간을 위해 지대한 유익을 뜻하는 인간의 문명발전이 다른 한편 큰 유혹을 수반시키고 있음을 인류에게 가르치고 있다. 사실 가칫질서가 혼돈되고 선과 악이 전도됨으로써 인간개인이나 단체는 오직 자신들의 이해관계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의 그것은 등한시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또 그 때문에 이 세상은 참된 형제애가 지배하는 자리가 되지 못하고 증대될 인간의 힘은 오히려 인류자체를 멸망으로 위협하고 있다.

(ㄴ)세계인류역사는 암흑의 세력에 저항하는 인간의 악전고투(惡戰苦鬪)로 엮어져 있으며 이 투쟁은 태초(太初)부터 시작되어 주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대로 세상 마치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다.(마테오 24장 13절, 13장 24-30절 및 36-43절 참조).

(ㄷ)그때문에 정히 교회는 조물주의 계획에 신뢰하여 한편 인간발전이 사람들의 참된 복지에 이바지할 수 있음을 인정하나 동시에 『너희들은 세속을 모방하지 말라!』(로마서 12장 2절)고 하신 (바오로) 종도의 말씀 즉 하느님과 인간에게 봉사하도록 정해져 있는 인간활동을 죄의 도구(道具)로 변질케 하는 허영과 악의 정신을 따르지 말라는 말씀을 울려퍼지게 하지 않을 수 없다.

(ㄹ)이와같은 비참(悲慘)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그리스도신자들은 매일같이 교만과 무질서한 자애심(自愛心)으로 말미암아 탈선된 인간활동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써 전화되고 그 목적 달성에로 인도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고백하는 바이다. 그리스도에 의하여 속량되고 성신안에 새로운 조물이 된 인간은 사실 하느님 친히 창조하신 이 모든 사물을 사랑할 수 있고 또 사랑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이 사물을 하느님으로부터 받았고 하느님의 손에서 흘러나오듯 이 사물을 보고 존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같은 사물들을 주신데 대하여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정신의 청빈과 자유로써 이를 쓰고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렇게 할 때 인간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와 같이 참되이 세계를 소유하게될 것이다. (코린토 후서 6장 10절 참조). 『만사는 다 너희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그리스도의 것이요 그리스도는 천주의 것이다.』(코린토 저서 3장 22-23절).

- 인간활동과 「바스카」 비사에서의 그 완성
【38】 (ㄱ)저로 말미암아 만물이 창조된 하느님의 말씀은 스스로 인성(人性)을 취하사 인간세상에 살기위해 강생하여 오셨다. (요왕 1장 3절 14절 참조). 『하느님이 사랑이심』(요왕1서 4장 8절)을 우리에게 계시하신 이가 이분이시고 그이는 또한 우리에게 인간완성의 근본법칙, 따라서 세계변혁의 근본법칙이 사랑의 새 계명임을 가르쳐주셨다. 그이는 하느님의 사랑을 믿는 자들에게 사랑의 길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고 또 보편적 형제애를 확립하려는 노력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보증하였다.

그이는 동시에 이 사랑을 훌륭한 행위에 있어서만 실천할 것이 아니요 무엇보다 앞서 일상생활 가운데서 실천해야 한다고 우리에게 타이르셨다. 우리 모든 죄인들을 위해 자원하여 죽으시면서 (요왕3장 14-16절, 로마서 5장 8-10절 참조) 그는 당신 표양으로 우리를 가르치사 우리 역시,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어깨위에 육신과 세속이 짊어지우는 그 십자가를 져야한다고 하셨다.

부활하심으로 주(主)로 설정되시고 천상천하(天上天下)의 모든 권(權)을 받으신 그리스도는(종도행전 2장 26절, 마테오 28장 18절 참조) 그후부터 당신 성신의 권능을 통하여 인간의 마음속에서 역사하사 사람들의 마음속에 미래의 세계에 대한 갈망을 일으킬 뿐 아니라 동시에 그렇게 하심으로써 인류로 하여금 그 생활조건을 개선하고, 온 땅을 이 목적에 종속시키도록 자극하는 그 고상한 염원을 살리고 정화하고 굳세게 하신다. 물론 성신의 은혜는 각각 다르다. 성신은 어떤이들은 그들이 천상(天上) 거처(居處)에 대한 소망을 공적으로 증거하고 이를 인류가족안에 생활한 것으로 보전하도록 부르시며, 다른 이들은 인간을 위한 현세적 봉사에 헌신하고 이 봉사로 말미암아 천국(天國)의 재료(材料)를 마련하도록 부르신다.

그러나 성신은 이 모든 이를 내적으로 해방시키며 그리하여 저들이 자애심(自愛心)을 끊고 지상(地上)의 모든 자원(資源)을 인간생활을 위해 거두어들여 인류 자체가 하느님에게 하나의 의합한 제물(祭物)이 되는(로마서 15장 16절 참조) 그날 그 미래를 향하여 성장발전케 하신다.

(ㄴ)주께서는 당신을 믿는 자들에게 이 희망의 보증과 노자(路資)가 될 양식을 주셨다.

이는 즉 신앙의 성사(盛事)이며, 이 성사에 있어 인간에 의해 가꾸어진 자연의 구성요소는 현양된 주의 성체와 성혈(聖血)로 변한다. 이는 형제적 친교(親交)의 식사(食事)이요 천국의잔치를 미리 맛보게 하는 것이다.

- 신천지(新天地)
【39】 (ㄱ)우리는 세계와 인류가 완성에 달하는 그 시기를 알지 못하며(종도행전 1장 7절 참조) 우주가 어떤 모양으로 변화될는지도 모른다. 죄로 인하여 손상된 이 세상의 모습이 헛된 것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정의(正義)가 다스리는 새로운 거처(居處)와 새로운 땅을 마련해주시고 그 나라의 행복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치솟는 모든 평화의 갈망을 충족시키고 이를 오히려 초월하리라는 가르침을 받고있다. (코린토전서 2장 9절, 툭시록 21장 4-5절 참조). 그때에 죽음은 극복되고 하느님의 자녀들은 그리스도 안에 부활할 것이며 약하고 썩을 인생에 심어진 것이 부패하지 않는 힘을 얻게될 것이다(코린토전서 15장 42절 53절 참조). 사랑과 그 업적은 남을 것이며(코린토전서 13장 8절, 3장 14절 참조) 하느님이 인간을 위해 만드신 이 모든 피조물은 허영의 노예상태에서 해방될 것이다. (로마서 8징 19-21절 참조).

(ㄴ)물로 우리는 온 세상을 다 얻는다 할지라도 자기자신을 멸망케 하면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루까 9장 25절 참조). 그러나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는 이땅을 개발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욕을 약하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이를 더욱 환기시킬 것이다. 왜냐하면 이 개발로써 새로운 인류의 몸은 성장하고 있으며 그것은 이미 장래할 세계의 윤곽을 예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문에 이 세상의 발전은 한편 그리스도의 나라의 성장과 엄격히 구별돼야 하면서도 그것이 인간사회의 보다 나은 질서확립에 이바지하는 한 하느님의 나라를 위해 중대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비오 11세 사회교의(社會敎義) 푀칙 「과드라제시모 안노」참조)

(ㄷ)그래서 인간존엄성과 형제적 친교(親交), 자유의 가치 등 자연과 우리의 노력의 이모든 좋은 결실은 우리들이 이를 주의 계명에 준하여 또한 그 성신안에서 넓게편 다음, 훗날 그리스도께서 『영원하고 보편된 나라』(그리스도왕주일 감사서문경)를 당신 성부께 돌려드릴때 모든 허물에서 정화되고, 빛나고 현양된 것으로 다시 발견하게 될 것이며 『그 나라는 진리와 생명의나라요, 신성(神聖)과 성총의 나라이며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일 것이다.(同上, 감사서문경). 이 나라는 신비롭게 이미 이 지상에 현존하고 있으며 주께서 재림(再臨)하신 때에 그 완성에 도달할 것이다.

■ 제4장 현대세계에서의 교회의 사명
- 교회와 세계의 상호관계
【40】 (ㄱ)우리가 이제까지 인간존엄성, 인간공동체 및 인간활동의 깊은 의의에 관하여 말한 이 모든 것은 교회와 세계의 상호환계의 바탕을 이루고 있으며 이는 또한 상호간의 대화의 근거가 된다.(회칙 「그의 교회」).

그때문에 이 장(章)에 있어서는 공의회에 의해 천명된 교회의 신비(神秘)에 관한 모든 가르침을 전제하면서 (註=교회헌장)이 세상안에 있고 또 그안에서 세상과 함께 살고 함께 행동하는 교회에 대하여 논술하고자 한다.

(ㄴ)영원하신 성부의 사랑에서 좇아나고(티토서 3장 4절 참조), 구세주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시간(時間) 안에 설립됐으며 성신안에 일치된(에페소서 1장 3절, 5-6절, 13-14절, 23절 참조) 교회는 구원(救援)의 목적을 추구하며 이는 도래할 세기에 있어서 비로소 완성에 달하는 종말론적(終末論的)인 구원이다. 그러나 교회는 이미 이 지상에 현존해 있고 이 세상의 사람들로써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바로 인류역사 안에서 하느님의 자녀들의 가족을 형성하는 소명을 받고 있고 이 가족은 주께서 오시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성장해갈 것이다. 천상(天上) 보화를 위해 일ㅊ피되고 그것으로 충만한 이 가족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한사회와 같이 이 세상안에 설립되고 조직되었으며』(교회헌장 제2장 8조) 『가견적(可見的) 및 사회적 일치를 확보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同上, 제2장 9조) 『볼 수 있는 집단(集團)이요 동시에 영적(靈的) 공동체』(同上, 제1장 8조)인 교회는 전인류와 길을 함께 가면서 현세운명을 함께 나누고 있다. 교회는 또한 그리스도안에 쇄신되고 하느님의 가족으로 변형돼야할 인간사회의 누룩 즉 인간사회의 영혼이다(同上, 제4장 38조)

(ㄷ)정히 지상의 나라와 천상의 나라의 이 융합(融合)은 오직 신앙을 통해서만 파악할 수 있으며 뿐만아니라 이 융합은 하느님의 자녀들의 영광이 완전히 드러날 때까지 죄로 말미암아 혼탁돼있을 인류역사의 신비로 남아있을 것이다. 그러니 교회는 그 본 목적인 구원을 추구하면서 인간에게 신적(神的)생명을 전수(傳授)할 뿐 아니라 동시에 이 생명의 빛을 어떤 형태로써든 온 세상에 반영시키는 것인바, 이는 특히 인간존엄성의 상처를 고치고 향상시킴으로써 사회의 결속을 강화하고 인간의 일상활동에 보다 깊은 의미를 부여하여 이를 승화시킴으로써이다. 그와같이 교회는 그 각 지체를 통하여서나 혹은 그 전체공동체를 통하여서나 인류가족과 그 역사를 날로 더욱 「인간화」시켜가는데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음을 확신하고 있다.

(ㄹ)나아가 가톨릭교회는 다른 그리스도교회 혹은 교회단체들이 이 목적달성에 이바지해왔고 또 계속 이바지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바이며 이를 또한 기쁘게 생각한다. 동시에 교회는 복음의 길을 준비하기 위하새넌 세계 역시 각 개인과 세계를 구성하는 사회집단들의 능력과 활동을 통하여 여러가지 값진 도움을 교회에 줄 수 있음을 확신하는바다. 그리하여 이제 교회와 세계의 상호교류의 증진 및 공동광장(共同廣場)에 있어서의 상호협조에 관한 몇가지 일반원칙을 논술코자 한다.

- 만민에 대한 교회의 도움
【41】 (ㄱ)현대인은 그 인격을 보다더 완전히 발전시키는 도상(途上)에 있고 그의 권리를 날로 더욱 발견하고 더욱 주장하게 되었다. 교회는 인간의 궁극목적인 하느님의 신비(神秘)를 밝히는 사명을 받고 있으며 그때문에 교회는 동시에 인간에게 그 자신의 실존적 의미, 환언하면 인간의 본질적 진리를 밝혀준다. 또한 교회는 그가 섬기는 하느님만이, 세상이 주는 음식만으로는 결코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마음의 깊은 소망을 채울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동시에 교회는 하느님의 성신이 인간을 끊임없이 깨우치고 있기 때문에 인간은 결코 종교문제에 대하여 전혀 무관심할 수가 없다는 것을 지실(知悉)하고 있으며 이는 지나간 세월의 경험이 증거하는 바요, 아울러 오늘날의 여러가지 사상(事象)들이 입증하는 바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언제나 적어도 어렴풋이나마 그의 삶, 그의 활동 및 그의 죽음의 의의를 알려고 갈망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들을 교회는 그 현존(現存) 자체를 통하여 인간에게 환기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런 문제에 대하여 충분히 답할 수 있는 이는 오직 인간을 당신 모습으로 창조하시고 그를 죄에서 속량하신 하느님뿐이다. 그리고 이 답을 하느님은 스스로 인간이 되어 오신 당신 성자 그리스도 안에 밝히신 계시(啓示)를 통하여 주신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완전한 인간이신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는 스스로 더 완전한 인간이 될 수 있다.

(ㄴ)이 신앙에서 교회는 인간본성의 존엄성을 일체의 유동적(流動的) 견해, 예를 들면 인간육신을 지나치게 비하(卑下)시키는가 하면 혹은 반대로 이를 터무니없이 찬양하는 모든 그릇된 견해로부터 구출해낼 수 있다. 여하안 인간의 법률도 교회에 위탁된 그리스도의 복음만큼 인간의 인격적 존엄성과 그 자유를 보장할 수 없다. 이 복음은 하느님의 자녀들의 자유를 알리고 선포(宣布)하며 궁극적으로 죙에서 결과되는 일체의 노예상태를 거부한다(로마서 8장 14-17절 참조).

복음은 또한 양심의 존엄성과 그 자유선택권을 엄숙히 존중하고 인간의 모든 능력을 하느님께 대한 봉사와 사람들의 복리(福利)를 위해 효용하도록 끊임없이 가르치며 모든 이에게 박애정신을 가지도록 권장한다(마테오 22장 39절 참조).

이 모든 것은 그리스도교적 구원섭리의 근본법칙과 일치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비록 하느님은 조물주이시면서 동시에 구세주시요 인류역사의 주이시면서 동시에 구원의 역사의 주이시나 당신의 이 신적(神的) 질서는 피조물의 정당한 자율성, 그 중에서도 특히 인간의 자율성을 박탈하기보다 오히려 반대로 이를 그 존엄성 안에 복구시키고 더욱 견고케 하기 때문이다.

(ㄷ)그때문에 교회는 스스로 위탁받은 복음에 의거하여 인간의 권리를 선포하여 모늘날 도처에서 이 권리에 새로운 힘을 부여하는 현대의 동적(動的)인 발전상을 인정하고 또한 높이 평가하는 바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이같은 움직임은 복음의 정신으로 충만돼 있어야 하고 일체의 그릇된 자율성 개념으로부터 보장돼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실 우리의 인격적 권리가 신법(神法)의 일체의 기반(羈絆)으로부터 해방되지 않으면 완전히 견지될 수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유혹에 빠진다. 그러나 여사(如斯)한 길을 추종할진대 인간존엄성은 구원되기 커녕 오히려 자멸(自滅)을 면치 못할 것이다.

- 교회가 인간사회에 주고자 하는 도움
【42】 (ㄱ) 인류가족의 일치는 그리스도 안에 설립된 하느님의 자녀들의 가족의 일치를 통하여 더욱 큰 힘을 얻고 또한 완성될 수 있다(교회헌장 제2장 9조).

(ㄴ)물론 교회가 그리스도로부터 위탁 받은 그 본 사명은 정치 경제 혹은 사회질서와 직접 관계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위임한 것은 종교질서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종교적 사명으로부터 인류공동체를 하느님의 법을 다라 세우고 굳세게 하는데 이바지될 수 있는 기능(機能) 즉 빛과 힘이 흘러나온다.

이와같이 교회는 시대와 장소의 환경이 요청하면 어디서나 언제나 만인에게 봉사되는 일, 특히 궁핍한 이들을 위한 자선사업 및 기타 유사한 사업을 촉진할 수 있고 또한 촉진해야 한다.

(ㄷ)교회는 또한 오늘날의 생동적(生動的)인 사회발전 속에 있는 좋은 모든 것을 인정하며 특히 일치를 지향하는 움직임 건전한 사회화(社會化) 시민생활과 경제면의 결속단결의 발전에 대하여 긍정적이다. 사실 일치를 증진함은 교회의 본질사명에 합치되는 일이며 그 이유는 교회란 『그리스도안의 성사(聖事)와도 같고, 하느님과의 밀접한 결합과 전인류의 일치의 표적이요 그 수단(手段)』이기 때문이다. (교회헌장 제1장, 1조). 그리하여 교회는 하나의 참된 사회단체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며 교회의 이 사회적 결합은 정신과 마음의 일치, 환언하면 신앙과 사랑에 입각해 있으며 이 신앙과 사랑을 바탕으로 교회는 성신안에 확고부동하게 세워져 있다. 교회가 현대사회를 고취(鼓吹) 할 수 있는 힘 역시 이 생활한 신앙과 사랑에 존립(存立)해 있으며 순수 인간적 방법으로 행사되는 어떤 외적 권세에 힘입은 것은 아니다.

(ㄹ)더 나아가 그 사명과 본질에 의거하여 교회는 어느틍정 문화형태, 혹은 어느 특정 정치, 경제 및 사회체제에도 얽매여 있다. 바로 이 보편 타당성 때문에 교회는 여러 사회집단과 민족간의 하나의 진정한 유대가 될 수 있으며 여기서 전제돼야 할 것은 다만 이 사회집단 혹은 민족들이 교회를 신뢰하고 교회가 그 사명달성을 위해 필요로 하는 그 참된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때문에 교회는 그 자녀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의 자녀들의 이 가족적 정신으로써 민족과 인종간의 일체의 알력을 초월하고 참된 인간적 단결을 내적으로 강화해가도록 재촉한다.

(ㅁ)공의회는 인류사회가 이미 제정한 또 계속 제정해가는 각가지 제도에서 참되고 좋고 올바른 것이면 무엇이나 다 높이 평가한다. 뿐만 아니라 교회는 자신의 영역에 속하는 일이고 또한 자신의 사명과 합치되는 한에 있어 이같은 제도들을 돕고 증진시키기를 원하고 있음을 천명한다. 교회가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보다도 앞서 모든 정치체제 하에서 만인에게봉사함으로 자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며 모든 정치체제가 인간과 가정의 기본권을 인정하고 공동선의 요청을 들어주는 것이다.

- 신자들을 통해 인간활동에 주고자 하는 교회의 도움
【43】 (ㄱ)이 공의회는 그리스도 신자들이 현세와 영세의 시민(市民)으로서 복으정신의 인도를 온전히 쫓아 그들의 현세생활의 임무를 열심히 또한 충실히 채우도록 권장하느 바이다. 우리는 물론 이 세상에 항구히 살 사람들이 아니고 미래의 세계를 향하여 나아가고 있음을 알고있다.(헤브레아서 13장 14절). 그러나 그때문에 자신들의 현세임무를 등한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는 큰 잘못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바로 이 신앙에 의하여 각자가 자기소명(召命)의 척도를 따라 이같은 임무를 더욱 충실히 채워야 한다는 것을 잊고있게 때문이다. (텟살로니가서 3장 6-13절, 에페소서 4장 28절 참조). 또한 이와는 정반대로 -종교생활이란 마치 신심행위와 몇가지 일정한 윤리법규를 지키는 것에 불과한 것처럼- 현세활동과 종교생활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 생각고 현세활동에 자신들을 온전히 내맡길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큰 오류에 떨어져 있다. 표명하는 신앙과 많은 사람들의 일상생활과의 이같은 분리(分離)는 우리 시대에 있어서 가장 큰 오류의 하나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남에게 악한 표양이 되는 이런 잘못은 이미 구약에 있어 예언자들에 의해 규탄된 바이며 신약에 있어서는 그리스도 친히 더욱 엄중한 죄벌로써 보다 강력히 이를 경고하셨다(이사야 15장 1-12절, 말구 7장 10-13절, 마테오 23장 3-23절 참조).

그러므로 우리는 직업 및 사회활동과 종교생활을 인위적으로 서로 분리시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신자로서 현세적 의무에 충실치 못하면 이웃에 대한 그의 의무, 더 나아가 하느님 자신에게 대한 그의 의무에 충실치 못할 것이며 이는 또한 그의 영생을 위태롭게 하는 결과가 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신자들은 오히려 친히 목수의 생활을 영위하신 그리스도의 표양을 따라 즐거운 마음으로 현세적 활동에 종사해야 하며 그들의 인간적 노력, 가정, 직업, 학문 및 기술분야에 있어서의 모든 활동을 종교적 가치와 일치화합시켜야 한다. 이렇게 만사가 가장 높은 종교적 가치아래 질서정연해질 때 모든 것은 함께 하느님의 영광을 지향하게 될 것이다.

(ㄴ)현세활동과 그 사명은 비록 절대적인 의미에서는 아니라 할지라도 원래 평신도들의 소관이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현세의 시민(市民)으로서 개인으로나 혹은 단체로 이같은 일에 종사할 때에 단지 각 분야에 고유한 규범을 존중할뿐 아니라 그 분야에 합당한 전문지식과 능력을 기르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들은 또한 같은 목적을 추구하는 다른 사라들과 기꺼이 협력해야 할 것이다. 신앙이 요구하는 바를 알고 또한 그 신앙에 힘입어 평신도들은 필요한 경우에 일에 착수하고 이를 성취시킬줄 알아야 한다. 현세사회 안에 하느님의 법을 새기는 것은 잘 단련된 평신도들의 양심이 해야할 일이다. 평신도들은 물론 사제들로부터 빛과 정신적 힘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평신자들은 그들의 목자들이 일어나는 모든 문제, 개중에는 중대한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안을 언제나 즉시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어야 한다거나 또 그것이 사제들의 사명인양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보다도 평신도들은 오히려 그리스도교적 예지로 말미암아 개발되고 교권(敎權)이 가르치는 바에 충분히 유의하여 (회칙 「어머니와 교사」) 그들 스스로 그 책임을 질 수 있게 돼야 한다.

(ㄷ)평신도들은 가끔 자신들의 그리스도교적 「비젼」에 의해 환경에 따라 이런 혹은 저런 해결책이 좋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다른 신자들 역시 같은 정도의 진지한 태도로써 달리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며 이런 경우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일 뿐 아니라 또 타당한 일이기도 하다. 그럴 때에 많은 이들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서라도 각자 자기의 해결책이 복음의 말씀에 부합한다고 주장하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 있어 명심해야 할 것은 누구도 자기의견에 권위를 세우기 위해 배타적으로 교회의 권위를 빙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평신도들은 언제나 진지한 대화를 통하여 서로 더욱 깊이 진리에 개발되도록 힘써야 하며 상호간의 애덕을 지키고 무엇보다도 공동선에 대한 관심을 함께 가져야 한다.

(ㄹ)교회생활전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평신도들은 그리스도교 정신으로 세상에 침투해야 할 뿐 아니라 그들 역시 모든 환경에 있어 말하자면 인간사회 한 가운데서 그리스도의 증거자가 되어야 하는 소명을 받고 있다.

(ㅁ)하느님의 교회를 지도하는 책임을 맡은 주교들로 말할 것 같으면 그들은 자기 사제들과 함께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설교함으로써 신자들의 현세생활활동 전부가 복음의 빛으로 젖게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목자들은 그들의 일상생활태도와 돌봄을 통하여 (교회헌장 제3장 28조) 교회의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며 그 여하에 따라 사람들로부터 그리스도교 「메시지」의 힘과 진리가 판단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목자들은 수도자들 및 신자들과 함께 그들의 생활과 말로써 교회가 그 가진바 모든 은혜와 더불어 교회의 현존자체로 말미암아 오늘의 세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힘의 마르지 않는 원천임을 증거해야 한다.

그들은 또한 오늘의 세계 및 어떠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도 대화해야 하는 자신들의 임무를 잘 완수할 수 있게끔 부단히 연구해야 한다. 그러나 복자들은 무엇보다도 앞서 공의회의 다음 말씀을 멸심해야 한다.

『오늘의 인류는 날로 더욱 정치 경제 및 사회적 영역에 있어 일치단결을 지향하고 있으며 그때문에 사제들이 주교들과 교중의 지도감독하에 마음과 행동으로 일치단결되어 온인류를 하느님의 가족적 일치로 인도하기 위해 일체의 분열의 계기를 타파해야 한다.』(교회헌장 제3장 28조.)

(ㅂ)교회는 물론 성신에 힘입어 충실히 주의 정배로 머무러있고 또한 세상안에 구원의 표적이기를 그치지 않았다. 그러나 교회는 동시에 그 오랜 역사에 있어 성직자 평신자를 막론하고 교회성원(成員)들 간에 하느님의 성신에 충실치 못한 사람들이 없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다. 오늘날에 있어 역시 교회는 교회가 밝히는 「메시지」와 복음선교의 위탁을 받은 사람들의 인간적 취약성(脆弱性) 간에 상당한 거리가 상존하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 모든 과실(過失)에 대한 역사의 판결이 어떻든 간에 우리는 그 잘못을 인식해야 하며 이를 극복하기에 전력을 다함으로써 그와같은 과오가 복음선교를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교회는 또한 세계와의 관계발전을 위해서도 얼마나 계속적으로 지난 여러 세기(世紀)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숙해가야 하는지 알았다.

그러므로 우리의 자모(滋母)이신 교회는 성신의 인도를 받아 『그리스도의 표적이 교회의 모습에 더욱 밝게 빛날 수 있도록 그 자녀들에게 정화와 쇄신을 권고하기를』(교회헌장 제2장15조) 그치지 않는다.

- 교회가 현대세계로부터 받는 도움
【44】 (ㄱ)교회는 하나의 역사적 사회현실이요 또한 그 누룩이 됨을 세계가 인정하는 것이 필요한 것처럼 교회도 또한 인류역사와 그 발전에서부터 받은바 모든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ㄴ)지난 모든 세기이 경험, 과학의 발전, 여러 문화에 감추어진 보화들, 한마디로 인간자신을 더 잘 알게하고 진리에 대한 새로운 길을 연 이 모든 것은 교회를 위해서도 똑같이 유익한 것이다. 교회는 그 역사의 시초부터 그리스도의 복음을 여러 민족의말과 개념으로 표현할려고 노력했으며 더 나아가 이 복음을 철학의 예지로써 밝히려고 힘썼다.

이는 결국 복음을 타당한 한도 내에서 만인에게 이해시키고 지성이들의 요청에 응하기 위해서였다. 정히 계시의 말씀을 선포하는데 있어서의 이같이 타당한 방법은 모든 복음선교의 원리원칙으로 견지돼야 한다. 그리하여 이런 방법으로써 모든 백성안에 복음말씀을 각기 그 백성에게 적합한 말로써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환기시킬 수 있으며 또한 동시에 교회와 여러문화간의 생활한 교류(交流)를 배양할 수 있다(교회헌장 제2장 13조). 이같은 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해 교회는 오느때보다도 모든 사물과 관념이 급진적으로 변천해가는 오늘날에 있어 신자 불신자를 막론하고 현실사회 안에 살면서 사회의 여러가지 제도와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또한 그 정신상태를 잘 아는 사람들의 특별한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는 물론 하느님의 모든 백성이 해야할 일이나 특히 목자들과 신학자들은 계시진리가 끊임없이 더욱 타당한 양식으로 펴현될 수 있게끔 성신의 도움을 받아 우리시대의 여러가지 말들을 탐구하고 분별하고 해석할 줄 알며 이를 복음의 빛으로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ㄷ)교회는 그리스도 안에 가진 그 일치의 표션으로써 가견적(可見的) 사회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교회 역시 사회생활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부요해질 수 있고 또한 사실에 있어 그러하다. 이는 물론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본질적 구조에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며 오직 그것을 더욱 깊이 인식하고 우리시대에 더 적합한 방법으로 다 잘 표현하고 이에 적응시키기 위해서다. 교회는 또한 신자개인에 있어서와 같이 그 공동체에 있어서도 여러가지 도움을 모든 계층의 모든 환경의 사람들로부터 받고있음을 감사의 정으로 확인하는 바이다. 사실 국가적으로나 국제적으로나 가정, 문화, 경제, 사회 및 정치분야에서 사회공동체 발전에 이바지하는 모든 이들은 하느님의 계획을 따라 그런 활동 자체로써 교회가 외적으로 세상에 의존해 있는 범위내에서 교회를 위해서도 무시할 수 없는 도움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회는 교회를 반대하고 박해하는 사람들의 행동에서 조차 많은 이익을 취하였고 또 계속 취하리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 그리스도는 시작과 마침
【45】 (ㄱ)교회는 이같이 세상을 돕고 또한 세상의 도움을 받으면서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하며 가고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하느님의 나라가 임하고 인류의 구원이 성취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백성이 지상(地上)에서 순례하는 동안 인류가족에게 베풀어 줄 수 있는 그 모든 선(善)도 교회는 『구원의 보편적 성사(聖事)이며』(교회헌장 제7장 48조) 또 _고 동시에 이룩하는 그 사실에서 우러나온다.

(ㄴ)만물은 하느님의 말씀을 통하여 창조되었으며 이 말씀은 완전한 인간으로서 모든 이를 구하고 당신안에 만물을 통합하기 위해 친히 사람이 되어 오셨다. 주께서는 인간 역사의 목적이시며 역사와 문명의 모든 소망은 여기에 집중된다. 이는 또한 인류의 중심이시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의 기쁨이시며 그들의 염원의 충족이시다. 성부께서는 그이를 죽은자들 가운데서 부활시키시고, 현양하사 당신 오른편에 좌정시키시고 산이와 죽은이들이 심판자로 설정하시었다. 우리들은 그이의 성신으로 말미암아 소생하고 함께 뭉쳐 『천상천하(天上天下)에 있는 모든 것을 머리이신 그리스도 안에 한몸이 되게 하시고자 하신』(에페소서 1장 10절) 하느님의 사랑에 완전히 부합하는 인간역사의 완성을 향하여 전진하고 있다.

(ㄷ)주 친히 말씀하시기를 『보라 나 미구에 오리라. 나의 줄 바 보수가 내게 있나니 나는 각 사람에게 그 행한바를 따라 보답하리라. 나는 「알파」요, 「오메가」며 최초에 있는자요 최종에 있는자며 시작이요 마침이로다.』(묵시록 22장 12-13절)고 하셨다.

◆ 제2부 중대한 문제들
■ 서문
【46】 (ㄱ)공의회는 인간존엄성이 어떠하며 또 인간이 그 소명(召命)에 주나여 전세계 안에서 충복시켜야 할 개인적 또한 사회적 사명은 무엇인지 밝혔다. 공의회는 이제 복음의 빛과 인간경험의 교훈을 따라 현대에 있어 인류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특별히 중대한 몇가지 문제에 대하여 모든 관심을 기울이는 바이다.

(ㄴ)오늘날 일반적 관심을 불러일이키는 많은 문제중에서 특별히 유의해야 할 것은 결혼, 가정, 문화, 경제사회 및 정치생활, 각국간이 유대와 평화이다. 이 모든 문제들은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원리와 빛으로 밝혀져야 하며 동시에 그 원리와 빛으로써 이 복잡다단한 문제들의 해결을 모색함에 있어서 그리스도 신자들이 인도되고 모든 사람들이 계몽돼야 할 것이다.

■ 제1장 결혼과 가정의 존귀한 품위
- 현세대에 있어서의 결혼과 가정
【47】 (ㄱ)인간을 비롯하여 인간사회와 그리스도교 사회의 구원은 결혼 및 가정의 복지(福祉)와 깊이 내적으로 관련돼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신자들은 이 인간결합체(결혼부부와 가정)을 존중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오늘날 이 사랑의 공동체를 증진하고 삶을 배양(培養)함에 있어 인간을 향상시키며 또한 결혼부부와 부모들을 그들의 사명수행에 있어 돕는 여러가지 방책(方策)을 경하(慶賀)하는 바이다.

뿐만 아니라 이같은 보조수단으로부터 더 좋은 혜택을 기대하며 또한 그것을 증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ㄴ)그러나 다른 한편 결혼과 가정의 품위는 일부다처제(一夫多妻制), 이혼(離婚)과 소위 사랑의 자유라는 폐풍의 만연, 혹은 기타 퇴패적 풍조로 말미암아 오염(汚染)됨으로써 어디서나 같은 빛을 발하고 있지는 않다. 뿐만 아니라 부부애(夫婦愛)가 이기주의, 향락주의 및 출산(出産)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되는 부당한 방법 등으로 저속화(低俗化)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나아가 현대의 경제 및 사회심리 및 시민생활 조건 역시 중대한 혼란을 가정생활에 초래하고 있으며 또한 세계여러지역에 있어서의 인구팽창으로 말미암은 문제들은 좌시(坐視)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모든 문제로 인하여 인간 양심은 불안에 사로 잡혀 있다.

그러나 결혼과 가족제도의 힘과 강인성(强靭性)은 현대사회의 심대한 변화가 그것에 수반되어 나타나는 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종종 이 제도의 참된 성격을 여러가지 모양으로 드러내줌으로써 밝혀지고 있다.

(ㄷ)그러므로 공의회는 교회교리의 몇가지 점을 더욱 뚜렷이 밝힘으로써 그리스도 신자들과 동시에 결혼제도의 본연의 품위를 비롯하여 그 탁월하고 신성한 가치를 수호하고 증진시키려고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빛과 격려를 주고자 하는 바이다.

- 결혼과 가정의 성성(聖性)
【48】 (ㄱ)부부(夫婦)가 이룩하는 사랑과 생활의 공동체는 창조주에 의하여 설정되었고 자체의 법칙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결혼 당사자들의 서약(誓約), 환언하면 다시 물릴 수 없는 그들의 인격적 동의(同意)를 바탕으로 하여 세워진 것이다. 이렇게 신랑과 신부가 서로 스스로를 주고 받는 인간적 행위를 통하여 하느님의 법이 호가정하고 사회 역시 확인하는 결혼관계가 성립된다. 결혼부부와 그들의 자녀의 행복 및 사회복지를 위해 이 신성한 유대는 인간임의에 예속될 수 없다.

하느님이 본래 이 결혼의 설정자이시며 결혼에는 여러가지 선(善)과 목적이 부여돼 있고 이 모든 것은 인류의 존속, 개인의 성장, 가족원(家族員) 각자의 영생(永生), 가정과 인간사회 전체의 품위, 안정(安定) 및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필요불가결의 것이다. 그리하여 결혼과 부부애(夫婦愛)는 본질적으로 자녀를 낳고 기르는대로 질서지워져 있으며 출산과 자녀교육은 영관(榮冠)에 비길 수 있는 결혼의 정화(精華)이다.

그러므로 혼약(婚約)에 의하여 『둘이 아니요 한 몸인』(마테오 19장 6절) 남편과 아내는 그들의 인격과 활동의 일치로 말미암아 서로 곱고 서로 이바지한다. 동시에 그들은 자신들의 결합을 언제나 의식하며 날로 더욱 이를 심화시킨다. 두 사람이 서로를 주는 이 내적일치는 자녀들의 행복에 못지않게 부부간의 전적인 충실을 요구하며 또한 해소시킬 수 없는 유대관계를 필요로 한다. (비오 11세 회칙 「정결한 혼인」).

(ㄴ)주 그리스도께서는 신적(神的) 사랑의 원천에서부터 솟아난 이 다면적(多面的) 사랑을 많은 은총으로 가득히 채우셨고 또한 이를 당신의 교회와의 일치를 본따 만드셨다. 마치 하느님께서 이전에 당신 백성과 더불어 사랑과 충실의 계약을 먼저 맺으셨던 바와 같이(구약 · 모세書 2장, 예레미아 3장 6-13절, 에제키엘 16 및 18장, 이사야 54장 참조) 교회의 정배이신 구세주는 (마테오 9장 15절, 말구 2장 19-20절, 루까 5장 34-35절, 요왕 3장 29절, 코린토후서 11장 2절 및 9절 참조) 혼배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신자인 부부들과 만나신다. 그이는 저들과 언제나 함께 머므시며 저들로 하여금 마치 당신이 교회를 사랑하사 이를 위해 당신 스스로를 바치신 것과 같이(에페소 5장 25절 참조) 서로를 내줌으로써 끝까지 충실히 서로 사랑하게 하신다. 참된 부부애(夫婦愛)는 하느님의 사랑 속에 올림을 받고 그리스도의 구속의 권능과 교회의 구원 활동으로 말미암아 지도되고 가멸케 되어 부부를 참되이 하느님께 인도할 것이며 저들을 부모로서의 그들의 고상한 사명에 있어 돕고 견고케 할 것이다(교회헌장 40-41조, 47조). 그러므로 그리스도 신자인 부부는 그들의 신분에 따르는 의무를 합당히 충족시키기 위해 한 특별한 성사로써 굳건하게 되며 이 성사로써 그들은 마치 축성된 바나 다름없다. (비오 11세 회칙 「정결한 혼인」). 그들은 이 성사의 힘으로써 결혼과 가정에 부과된 사명을 채우며 그들의 전생애를 신망애(信望愛)의 삼덕(三德)에 젖게하는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고취되어 날로 더욱 인격적 완성과 서로의 성화를 이룩하게 되며 이렇게 함으로써 함께 하느님을 현양하는 일에 이바지 한다.

(ㄷ)부모들이 좋은 표양을 주고 가족이 함께 기도를 바치는 습관을 기르면 자녀들 뿐 아니라 그 가정에 사는 모든 이들이 인정있는 사람들이 되고 또한 쉽게 구령과 성덕의 길을 찾게될 것이다. 부부는 그들이 부모로서 지닌 사명의 품위로 말미암아 향상되어 누구에게 보다 먼저 그들에게 부과된 자녀교육의 의무, 특히 종교 교육의 의무를 충실히 채워야 한다.

(ㄹ)자녀들은 가정의 생화한 성원(成員)으로서 그들 나름으로 부모들의 성화(聖化)에 이바지 한다. 자녀들은 감사와 표성과 신뢰의 정으로써 부모가 그들에게 베푼 은혜에 보답해야 하며 부모의 생계가 어려울 때 특히 노후(老後)의 고독한 시기에 부모를 봉양해야 한다. 과부된 사람들이 과부의 신분을 결혼 생활의 연장으로 여기고 이를 용기있게 지킬 때 누구나 이를 존경해야 한다(디모테오전서 5장 3절 첨조). 가정들은 상호간 관대하게 서로의 영적 재보(財寶)를 나눔이 마땅하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신자 가정은 그리스도와 교회사이에 맺어진 사랑의 유대의 표상이요 또한 이에 참여하는바 결혼에서 생성(生成)된 것이므로(에페소 5장 32절 참조) 부부 상호간의 사랑, 가정의 자손번성(子孫繁盛) 단합과 성실(誠實)을 비롯하여 가족원 전체의 사랑에 찬 협력을 통하여 세상에 있어서의 그리스도의 생활한 현존과 교회의 참된 모습을 만인에게 나타낼 수 있다.

- 부부애(夫婦愛)
【49】 (ㄱ)하느님의 말씀은 거듭 약혼자들은 그들의 약혼상태를 정결한 정(情)으로써 지키고 부부는 그 결합을 성실한 사랑으로 보전하도록 권고한다. (창세기 2장 22-24절 · 箴言 5장 18-20절, 31장 10-31절, 토비아書 8장 4-8절, 雅歌 1장 2-3절, 2장 16절, 4장 16절, 5장 1절, 7장 8-14절, 코린토전서 7장 3-6절, 에페소 5장 25-33절 참조).

뿐만 아니라 현대의 많은 이들도 부부간의 참된 사랑을 존중하며 이는 여러 민족과 시대의 건전한 관습에 의거하여 여러가지 모양으로 표시되고 있는 바와 같다. 이 사랑은 고귀한 인간적 사랑이다. 왜냐하면 이는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마음과 뜻을 기울이는 것이기 때문이며 이 사랑은 인간의 행복 전체를 감싼다. 참된 부부애는 각별한 품위로써 육체와 심리생활의 표현을 풍요하게 만들며 이를 또한 부부애의 요소와 그 특별한 표적과 같이 값지게 한다. 주께서는 이 사랑을 당신 성총과 사랑의 특별한 은혜로써 치유하고 완성하고 향상시키셨다.

신적(神的) 요소와 인간적 요소가 결합된 이같은 사랑은 부부로 하여금 서로를 자유스럽게 내주게 하며 이렇게 서로를 주는 것은 정서와 애무로써 표현되고 그리하여 그들의 생활 전부는 이 사랑에 젖게 된다(비오 11세 회칙 「정결한 혼인」). 더 나아가 부부애는 그 너그러운 행사를 통하여 성장하고 완성되며 그러므로 참된 부부애는 이기적이며 쉬이 비참하게 소멸되고 마는 「애로틱」한 애욕에 비길 수 없을 만큼 탁월한 것이다.

(ㄴ)이 사랑은 오직 결혼이라는 고유의 행위를 통해서만 표현되고 성취된다. 그러므로 부부가 내적으로 또한 정결되어 결합되는 결혼에 있어서의 행위는 귀하고 값진 것이다. 참된 인간적 방법으로 표현되는 이같은 행위는 부부간에 서로의 희생 정신을 증진시키고 이로써 부부는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서로를 풍요케 한다. 이 사랑은 상호간의 굳은 약속으로 보장되고 그 위에 그리스도의 성사로써 온전히 축성되어 부부로 하여금 밝은 날에나 어두운 날에나 항상 몸과 마음으로 함께 머물게 한다. 그러므로 부부애는 간음이나 이혼을 일체 배격한다. 그와같이 완전한 사랑에는 남편에 대해서와 같이 아내에 대해서도 동일한 인격적 품위를 인정해야 하며 이로써 주께서 보장하신 혼인에 있어서의 부부일체는 더욱 밝히 드러나게 된다. 이같은 그리스도교적 소명(召命)에 따르는 의무를 언제나 충실히 채우기 위해서는 비상한 성덕이 요구되는 바이며 그때문에 결혼부부들은 성총으로 말미암아 거룩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힘을 얻어 충실한 사랑과 너그러운 마음 및 희생정신을 닦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또한 이를 기구중에 청해야 할 것이다.

(ㄷ)그러나 참된 부부에는 맘일 그리스도신자인 부부들이 결혼생활의 충실과 화복을 몸소 탁월하게 증거하고 동시에 자녀교육에 헌신하며 결혼과 가정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문화적 심리적 사회쇄신에 힘쓸 때 높이 평가되고 이에대한 훌륭한 여론도 조성될 것이다. 청소년들은 할 수 있는대로 가정에서 적당한 시기에 부부애의 존귀성과 그 사명 및 실천에 대한 교육을 타당히 받아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청소년들은 정결한 교육을 받아 때가 오면 품위있는 약혼생활을 거친 후 결혼에 들어가게 된다.

- 결혼과 자녀교육
【50】 (ㄱ)무릇 결혼과 부부애는 본성적으로 자녀를 낳고 교육하게 마련이다. 자녀들은 결혼의 가장 탁월한 은혜이며 그들은 적지않게 부모들 자신의 행복에 이바지 한다. 하느님 친히 『사람이 홀로 있음은 좋지않다』 (창세기 2장 28절)고 말씀하셨고 그래서 하느님은 『태초부터사람을 일남 일녀로 만드셨으며』(마테오 19장 4절) 그를 당신의 창조사업에 참여시키고자 하셨고 남자와 여자를 축복하사 말씀하시기를 『생육(生育)하고 번성하라』(창세기 1장 28절) 하셨다.

그러므로 참된 부부애와 여기서부터 형성되는 가족생활 전체는 결혼의 다른 목적들을 경시함이 없이 부부로 하여금 굳건히 또한 즐거히 그들을 통하여 당신 자신의 가족을 끊임없이 키우고 번영시키는 조물주와 구세주의 사랑에 협조케 한다.

(ㄴ)생명을 전달하고 자녀를 교육하는 의무 수행에 있어(결혼부부는 이를 그들의 조물주 하느님의 사랑의 협력자들이고 또한 이 사랑의 주석자(註釋者)들임을 알게된다.

그러므로 결혼부부는 인간으로써 또한 그리스도신자로서 지닌 책임감으로 그들의 사명을 충족시키고 하느님의 가르침에 경청하는 듯한 경건한 정신으로 함께 의논하고 노력하여 사물에 대한 바른 판단력을 가져야 하며, 그들 스스로의 행복과 함께 이미 출생한 혹은 장차 출생할 자녀들의 행복을 똑같이 고려해야 한다. 그들은 이 시대의 정신적 물질적 생활조건과 자신들의 형편을 잘 식별할 줄 알고 동시에 가족공동체의 복지를 비롯하여 현실사회와 교회의 요구가 무엇인지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같은 판단은 부부가 스스로 하느님 앞에 서서 내려야 한다. 그리스도신자인 결혼부부는 행동거지에 있어 임의로 해서는 안되고 언제나 하느님의 계명에 부합하는 양심의 지시를 따라 행하여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항상 교회의 가르침에 순종해야 하며 그 이유는 교회는 하느님의 법을 복음의 빛으로 권위있게 해석하기 때문이다. 이 하느님의 법은 부부애의 의미를 완전히 밝혀주고 이를 보호하고 인도하며 참으로 인간적인 완성에 달하게 한다. 이같이 그리스도신자인 부부들이 하느님의 섭리에 신뢰하고 희생정신에 젖에 될 때 또한 생육자(生育者)로서의 그들의 의무에 충실하고 아낌없이 인간으로서, 그리스도 신자로서 진 책임을 다할 때 그들은 조물주께 영광을 드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완덕에 나아간다. 이같이 하느님이 주신 임무를 다하는 부부들 가운데서 특별히 언급해야 할 사람들은 부부함께 양심적으로 심사숙고한 끝에 비록 많은 수의 자녀들일지라도 이들의 생육을 즐거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다.

(ㄷ)그러나 결혼은 오직 자녀생육만을 위해 설정된 것은 아니다. 부부간의 끊을 수 없는 인격적 결합과 자녀들의 행복은 본질적으로 부부 상호간의 사랑이 올바로 표현되고 성장 성숙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가끔 간절히 원한 자녀를 가지지 못할지라도 부부의 생활공동체는 변함없이 존속하며 결혼의 불가해소성(不可解消性) 역시 그 가치를 잃지 않는다.

- 부부애와 생명이 존엄성
【51】 (ㄱ)공의회는 결혼생활을 원만하게 영위하기를 원하지만 종종 여러가지 현대적 생활조건에 억압되어 적어도 당분간 자녀수(數)를 늘릴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는 부부들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런 경우 충실한 부부애와 생활공동체를 완전히 유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결혼의 밀접한 관계가 중단되면 정절(貞節)은 위기에 봉착할 수 있고 자녀들의 이익 역시 위태로워질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때에는 자녀교육과 더 많은 자녀를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용기가 꺾이기 때문이다.

(ㄴ)그리하여 개중에는 이 문제해결에 부당한 방법을 쓰는 이가 많으며 살인행위를 감행하는 이도 적지않다. 그러나 교회는 생명전달에 관한 하느님의 법(法)과 참된 부부애에 이바지되는 하느님의 법 사이에 진실한 의미의 모순이 있을 수 없음을 일깨워 주지 않을 수 없다.

(ㄷ) 무릇 생명의 주이신 하느님은 생명유지의 고귀한 사명을 인간에게 위탁하였으며 이 사명을 인간은 그 품위에 알맞게 채워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명은 잉태되는 첫 순간부터 정성껏 보존돼야 하며 낙태(落胎)나 유아살해(幼兒殺害) 등은 가증(可憎)할 죄악인 것이다. 인간의 남녀(男女) 성별(性別)과 생식능력(生殖能力)은 하등생물(下等生物)의 그것을 훨씬 초월하는 것이며 그때문에 결혼생활에 있어 고유한 행위는 참된 인간품위에 맞갖게 수행되고 또한 경외(敬畏)에 감싸여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부부애를 책임감있는 생명전수(生命傳授)와 결부시키는데 있어서의 행위의 윤리성은 단지 의도의 진지성과 공기(動機)의 평가(評價)에만 달려있지 않고 그것은 오히려 인간본성과 그 행위의 본질에서 연역되는 객관적 규범들로써 판성돼야 한다. 이 규범들은 참된 사랑과 더불어 부부 상호간의 헌신(獻身)과 자녀교육의 의미를 온전히 보전(保全)하며 이는 부부간의 정결(貞潔)을 성실히 지키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다. 이 원리에서 교회의 자녀들에게는 하느님의 법(法)을 해석함에 있어 교권(敎權)이 금한 산아제한 방법 등은 허용돼 있지 않다.

(ㄹ)뿐만 아니라 인생과 생명전수(生命傳授)의 사명이 현세에 국한되지 않고 또한 그 차원과 의미가 현세안에서 채워질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바이며 그러므로 그것은 언제나 인간의 후세(後世) 영생과의 연관하에 고려돼야 할 것이다.

- 결혼과 가정의 성장은 만인의 임무
【52】 (ㄱ)가정은 어떤 의미로 인간을 풍성히 발전시키는 학교이다. 그러나 가정이 그 모든 삶과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부 서로 화목하여 마음과 정을 나누며 자녀들의 교육에 있어 부모가 함께 의논하고 성심껏 협력해야만 한다. 자녀교육에 아버지가 있어 힘쓴다는 것은 물론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여성의 정당한 사회적 의미를 등한시하지 않는 한에 있어 반드시 어머니가 가정에서 자녀들을 돌보도록 해야하며 이것은 무엇보다도 어린 자녀들을 위해 절대로 필요하다. 자녀교육은 그들이 성인(成人)이 됐을 때 종교적 소명(召命)을 포함한 그들 자신의 소명을 충분한 책임의식하에 따르고 직업을 선택할 수 있으며 또한 결혼하여 윤리적으로나 사회적 및 경제적으로 합당한 가정을 세울 수 있게끔 부여돼야 한다. 젊은이들이 가정을 이룩함에 있어 그들을 조언(助言)으로 선도하는 것은 부모와 교육자들의 임무이며 젊은이들은 이들의 의견을 잘 들어야 한다. 그러나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압력을 가하여 결혼시키고 또는 배우자를 강요하는 등의 일은 삼가야 한다.

(ㄴ)이같이 여러 세대(世代)가 함께 살며, 또 더욱 완숙한 예지를 얻고 개개인의 권리와 사회생활에서 요구되는 다른 것과를 일치시키기 위해 상호부조(相互扶助)하는 가정은 사회의 바탕이 된다. 그러므로 사회공동체와 단체 등에 영향력을 지닌 사람들은 결혼과 가정의 참된 성장을 위해 효과적으로 이바지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결혼과 가정의 본성(本性)을 인정하고 이를 보호하고 증진시키며 공공(公共)도덕을 수호(守護)하고 가정의 복지에 편익을 도모함을 그 의므로 간주해야 할 것이다. 부모들이 자녀를 낳고 가정교육을 하는데 있어서 지닌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 입법조처(立法措處)와 기타 여러가지 사업으로써 가정에 결힙돼서는 안될 이익을 보호하도록 힘쓰고 또한 합당한 도움을 주어야 한다.

(ㄷ)그리스도 신자들은 현세시간을 아끼고(에페소 5장 16절, 콜로세 4장 5절 참조) 변전무상(變轉無常)한 형상에서 영원한 것을 분별해낼 줄 아는 자들이므로 결혼과 가정의 값진 가치를 그들 스스로의 생활의 증거와 선성의 (善意)의 사람들과의 협동을 통하여 성심성의껏 증진하도록 힘써야 한다. 그들은 용감하게 난관을 극복하고 가정에 필요한 것과 오늘날에 있어 합당한 편익(便益)을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

이 목적을 달성하는데는 신자들의 그리스도교적 정신과 인간의 올바른 도의심(道義心) 및 성학(聖學)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의 지식과 경험이 크게 도움될 것이다.

(ㄹ)과학자(科學者)들, 특히 생물학, 의학, 사회학 및 심리학의 전문가들은 그들이 만일 건전한 산아조절(産兒調節)을 위해 필요한 여러가지 조건을 더욱 밝혀보려고 전심한다면 그들의 연구의 공동노력은 결혼과 가정의 이익 및 양심의 평화를 위해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다.

(ㅁ)사제들은 가족문제에 대하여 합당한 교육을 받아야 하며 여러가지 사목활동, 하느님의 말씀의 선포 전례거행(典禮擧行) 및 기타 영적 도움을 통하여 결혼과 가정생활에 있어서의 부부의 소명(召命)을 돕고 어려운 환경중에 있을 때에는 정의(情誼)와 인내로써 그들을 격려하고 애덕으로써 그들을 굳세게 하여 그들로 하여금 참되이 빛을 발하는 가정을 이룩하게 해야 한다.

(ㅂ)여러가지 교회사업, 그중에서도 가정운동단체 등은 교리지도와 활동으로써 청소년과 결혼부부 특히 신혼부부들을 돕고 격려하여 그들을 사회와 사도직에 봉사하는 가족생활로 인도해야 한다.

(ㅅ)마침내 결혼부부들은 스스로 하느님의 모습을 따라 창조되고 참으로 인간다운 생활질서에 설정된 자들로써 그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서로의 성화(聖化)에 일치결합하여 생명의 근원이신 그리스도(로마서 5장 15 및 18절, 6장 5-11절 참조)를 쫓아 그들의 소명(召命)의 기쁨과 희생에 있어 또한 그 충실한 사랑을 통하여 주께서 당신 죽음과 부활로써 세상에 밝히 보이신 그 사랑의 신비(神秘)의 증거자가 돼야 한다(에페서 5장 25-27절). (5월호에 계속 佛文譯에 依據 羅典原文 英獨文譯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