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교구청(廳)이나 유사한 기구(機構)조직이 아직 없는데도 불구하고 원동본당을 위시한 신부·신자들이 정성으로 준비하고 차린 신설 원주교구설정식과 새주교축성식은 다른 어느 기성교구의 그것에 못지않다는 것이 이날의 관객들 평이다.
○…원주시가 중심도로상에 세워진 거대한 4개의 「아치」를 비롯하여 시가의 모든 교통순경·헌병이 이 경사에 동원되었고 원주원동성당내의 식장인 제단, 1군군악대석, 성가대석이 「발코니」로 꾸며진 것이나, 식장 안팎의 각종깃발, 동원된 인원, 식진행등은 훌륭했다.
○…이웃과 시골 본당에서 모여든 신자와 일반참관자로 시가의 교통량이 분비기 시작했고 11시에는 기차가 서울서 도착하자 역전에 대기중이던 제1군이 제공한 대형「버스」 3대와 장군용차가 헌병의 호위를 받으며 원동으로 시가를 지날때 원주시민들도 발길을 멈추고 잔치속에 말려든 듯했다.
○…식이 끝날무렵에는 일에 지친 원동주임 양대석 신부, 제1군사 군종 김계춘 신부와 원주교구 신부들은 거의 기진상태였다.
○…식이 한창 진행되는 도중 단상에 오른 김관옥 신부는 『이효상 국회 의장님을 비롯해 전국서 보내온 축전은 3백26통인데 우체국의 전보배달용 자전거가 고장이나서 배달을 더이상 못받는다』고 보고하여 박수와 폭소를 자아냈다.
○…선물꾸러미를 안은 색동저고리등 차림의 꼬마들은 약90도 경사가진 계단을 오르내리며 참석한 주교님들께 선물을 드리고 악수와 절을 반복 했다.
지주교님께 드리려는 선물증정자들은 평양교구 신우회장등 1백명에 가까왔다.
○…축성식대 좌편맨 앞줄에는 남한에 거주하는 지주교님의 유일한 친적의 계씨가 성성식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지학삼(바시리오)씨, 지금은 부산시 대청동1가 8에서 상업을 하고 있다한다. 가족은 부인과 4남매, 엄친과 주교님 백씨는 이북에서 피난 못했다한다. 『오늘 다시 생각나는 것은 어머님입니다』라고 한다. 자당께서는 지주교님이 신학생때 인민군에 의해 체포되어 있는 동안 걱정을 너무해서 세상을 떠나셨다는데 『다니엘이 신부가 되는것을 못본것이 한이된다』고 유언했다니 지주교님의 심회를 추측할 수 있겠다.
○…축하연이 끝난다음 신학교때 동창신부들이 새주교님을 한동안 독점하고 (?)이야기에 웃음꽃을 피웠으며 기념사진도 촬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