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人間(인간)] 人類(인류) 救援(구원)과 내가 할일
발행일1965-07-04 [제477호, 4면]
이레네오 성인이나 그 제자들은 그리스도안에 온 인류가 다 포용되었다고해서 그 즉시로 모든 사람의 구원이 완성된것은 아니란 사실을 오랫동안 상기하고 있읍니다. 당신 아드님을 내어주신 천주님의 편에서는 구원이 빈틈없이 이룩된 것이지만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이 구원이 깊은 결실을 맺게 되기 위해서는 우리 각자가 이 구원을 생활하게 받아들여 그리스도의 모든 풍요함이 우리 각자의 것이 되게 만들어야 하겠읍니다.
이는 마치 아무리 좋은 씨라도 깊이 잡아 놓은 기름진 땅이 필요한 것과도 같습니다. 우리 각자의 인간조건의 비극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그실 영혼에 세계나 역사안에 이루어지는 천주님의 행위는 속세에 잡혀있는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벌써 물리계만 하더라도 그안에 되는 천주님의 활동은 이렇듯이 깊고 내밀한 것이어서 피상적인 관찰자의 눈에는 나타나지 않는 것입니다. 천주님께서는 당신이 창조하신 제이차적 원인들의 작용을 막거나 대신하시지 않으시기 때문에 자연적으로는 이 우주삼라만상의 모든 현상이 스스로 해명되는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고 있읍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착각에 불과한 것이며 정신차려 깊게 고찰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천주님의 활동이 「베일」을 벗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동물적이며 감각에 사로잡혀 있고 이기심에 차있는 거만하고 야비한 영혼의 시선은 너무도 흐리기 때문에 이차적인 원인들로 뒤덮혀 있는 외관을 파고들지 못하는 것입니다. 천주님을 보지못하고 그 활동의 존엄한 단순성을 반영할만한 마음의 거울을 갖지 못하는 것입니다.
자애심과 육욕의 독기로 어지럽혀진 마음은 천주님의 기묘한 활동을 깨닫기에는 너무도 불완전하며 천주님과 공명하기에는 너무도 졸렬합니다. 조찰한 마음만이 외형을 뚫고 이차적 원인들을 파흩이고 천주님을 발견하기에 이르는 것입니다. 한번 천주님을 찾은 뒤로는 이런 영혼은 신앙심과 신뢰심을 듬뿍 갖게 되므로 아무리 악질적인 유혹을 당한다하더라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천주님의 섭리와 친근하고 천주님대전에서 살고 행동하고 사고하는 습관은 환희를 자아내며 지상에서의 각자의 과업을 풍요하게 만들고 있읍니다.
『마음이 조찰한 이는 진복자로다. 대저 저들이 천주를 뵈올 것임이오』(마두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