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절벽에도 빵긋웃는 꽃이 활짝 피는 5월이다. 어쩐지 평화와 사랑이 가득찬 것 같은 포근한 맛이난다. 이때가 5월이요 성모이 달이다. 진정 어머님의 달이기에 어딘지 따스한 분위기가 감돌고 아름답기만 한 것 같다.
교회에서 이달을 특히 성모님 공경하는데 바쳤기에 그런지 아니면 이런 달을 골라 성모님께 바쳤는지 그것은 모르겠다. 여하튼 5월이면 어딘지 모르게 평화의 달인양 안심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그 평화의 달 사랑의 달에 근래에는 무엇인지 부족감 같은 따위가 느껴지는 것은 웬일일까? 부드럽기만 하고 사랑스럽기만 한 것이 어머님의 사랑 같기도 하지만 나는 하나 더 붙이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강함」이다.
어머님의 사랑이 강했기에 부드럽고, 부드러웠으니 사랑스러운 것이다.
성모님은 무한히 강했기에 예수님께 무한히 부드러웠다. 모성애(母性愛)란 자체가 얼마나 강한 것이냐 하는 것쯤은 누구나가 다 아는 것이지만 강했기 때문에 많은 애정을 가졌다고는 별로 느껴지지 않는 것이 우리들이다.
십자가에 못박혀 아파 하시는 예수님을 쳐다보시고 뼈까지 스며드는 괴로움을 참고 침착히 계셨다는 것은 정말 강한 것이었다.
인류를 사랑하셨기에 죽음까지 당하신 예수님은 성모님의 친아들이시다. 죄 없이 돌아가신 예수님의 가슴은 또한 어마나 아프셨을까! 자기의 사랑하는 어머님의 슬픔을 알고도 우리를 사랑하셨기에 그 고통을 참아받으셨지 강한 어머님에 강한 아들이다.
그러나 우리의 어머님들, 현대의 여성들은? 행여나 아들들의 사랑만이 강할 것을 원하고 있지나 않는지. 아들들만이 이해해주고 용서해줄 것을 바라지나 않는지. 성모님은 어머니로서의 본분을 완수하셨다. 그러나 현대 어머님들은? 성모님의 가장 우러러 볼 것은 그의 정덕(貞德)이다. 그만큼 깨끗하셨기에 천주의 어머님이었고 그만큼 자애(自愛)가 없고 희생하셨기에 인류의 어머님이시다. 모성애의 특징이 아들 사랑하는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머니로서의 지며야 할 본분 즉 정덕에 완전하고 자애를 버리고 희생심이 강해야 한다.
남편을 두고도 「데이트」 쯤 하는 것은 조금도 죄스럽게 생각지 않고 나이 어린 아들들 앞에서 해서는 안될 그런 따위의 얘기를 예사로 하고 밖은 정숙한 현모양처이나 속은 수세미 같이 얽힌 불의(不義)의 알숭달숭한 죄악의 제문제들이 가장 걸구해야할 어머님들 가슴에 박혀있어서는 안된다. 비단 그것이 기혼녀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10대 20대 여성들 가슴에는 새싹이 트는 아름다운 푸른 발전이 아니고 시궁창 냄새나는 흙탕이라면 거기서 무슨 아름다움이 생길 것인가? 그 가슴을 가진 몸에서 나는 아들들에게 어떤 사랑을 기대할 자격이 있겠는가?
모성애는 어머님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그러나 정숙한 어머님만이….
그러기 때문에 모성애는 어머님이 지닌 정덕에 반비례된다. 어머님이 정숙하면 할수록 모성애는 강해질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않는 그만큼 강도(强度)가 약해질 것이다.
성모님의 사랑이 큰 것은 위의 말을 증명해주는 것이 또한 그만큼 크기에 인류의 어머님이 아니신가. 5월이 성모의 달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또한 국가적으로도 어머니의달이다. 이런 아름다운 달에 마음에 석연치 않음은 아마 이런 현대의 어머님들을 많이 보는 까닭인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는 세계는 너무나도 빨리 발전하고 있다. 이런 때에 여성들이 맡은 책임이라는 것은 말할 수 없이 크다.
그 이유가 다만 세계 대가족의 절반이라는 양적(量的)인 것만은 아니다. 그것보다 이런 속도로 발전하는 세계는 그 세계가 지닌 복잡한 문제들이 얼마든지 있다. 그 복잡한 문제중 특히 아동교육, 청소년지도에 있어 정신없이 돌아가는 기계보다는 어머님들의 포근한 사랑과 이해가 얼마나 필요하겠는가. 지금 구태여 그 필요성을 강조할 것은 없다. 다만 결론으로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모든 여성들은 성모님의 강하고 부드러운 사랑을 본따란 말이다. 진정 현모양처가 되려면 정숙한 어머님이 되어달라는 것이다. 또 정숙한 어머니가 되기 전에 한 여성으로서 몸과 마음을 천주대전에 깨끗이 가지라는 말이다.
봄날은 화창하다. 새도 울고 꽃도 피는 아름다운 계절이 더 아름답게, 우리의 엄마 우리 누나들이여 제2의 에와인 성모님을 닮아주소서.
金英煥 神父(大邱七星洞본당 보좌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