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파 겉 핥기錄(록) (25) 스의스인의 기질
호수와 산의 나라 스위스 전국토 절반이 목축장들
전력수출 · 관광 · 시계 … 국가수입
근면검소하고 사회는 안정
백년전 화폐 지금도 사용
국가예산 40%가 국방비인 중립국
발행일1966-05-08 [제518호, 3면]
『소비도시라 그런지 사람들은 상냥하고 좋은데 한국식으로 말한다면 무척 깍쟁이들이죠』
김용식씨는 다음과 같은 일화를 들려주는 것이었다.
『…하루는 하느님께서 스위스에 오셔가지고 「너희들 소원이 뭔가? 소원 한가지만 말하면 내가 들어주리라…」 하고 말씀하셨다는 거예요. 그랬더니 스위스 사람들은 하는 말이 「네 그렇다면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주십시요.』하고 말했다는군요. 그래서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와 산을 주셨다는 겁니다. 그런데 얼마있다가 하느님이 오셔서 「그래 이제 소원대로 해줬으니 불만없이 지내는가」하고 말씀하시니 「글쎄 환경이 좋아진 것은 다행입니다만 우선 우리들이 먹고 살아야 되질 않겠읍니까?」 하고 말하면서 「기왕이면 먹고 살 수 있도록 걱정을 해주십시요」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래 인자하신 하느님은 그들에게 낙동의 나라로 만들어 주었답니다. 우유를짜내고 우수한 「치즈」 「빠터」 등을 생산하는 나라로 부강된 것이 이 때문이랍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또 찾아오셨죠. 「그래 이젠 어떤가?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지내는가?」 하느님이 물었을 때 그들은 「네! 모든게 하느님의 덕택입니다.」 하면서 감사를 드렸대요. 「헌데 오신 김에 저희들이 생산한 밀크 한잔 맛좀 보십시오」 하면서 대접을 했다는군요. 「맛이 어떠세요?」 하느님은 「참 맛이 훌륭하다」고 감탄 하셨대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럼, 목장업을 잘 키워 잘들 살아라」 하시면서 자리를 뜨려 하니까 스위스 사람들이 「저… 한가지 말씀드릴게 있는데요」 하더라는 거예요. 「그래 뭐냐? 또 무슨 부탁이냐. 어려워 말고 말 좀 해보라」고 하셨다는 군요. 그랬더니 아주 말씀드리기 미안한 말씀을 해야되겠다는 거예요. 글쎄 걱정말고 말해보라고 했더니 「저… 지금 잡수신 밀크값은 내고 가셔야겠는데요」하더라는 거예요!』
이같은 기질이 스위스인의 기질이라고 설명해주는 것이었다. 그래그런지 10세기때 착공해가지고 18세기에 가서야 간신히 완성을 보게됐다는 성 「피에르」의 「꼬딕」예배당엘 들어갔는데도 「80센티무」의 입장료를 내야만 하는 것이었다.
카르빈이 교황청에 반기를 들고 설교한 의자가 아직 이 교회에 남아 있다든가? 스위스 56「퍼센트」가 프로테스탄이고 41「퍼센트」가 가톨릭이고 그 나머지는 유태인이란다. 종교뿐 아니라 언어도 그렇다. 74%가 독일어 21%가 불란서어 4%가 이태리러를 모국어로 삼고 있지만 모두가 스위스인으로 단결되고 있다 한다. 근면하고 검소하고 단결된 마을들이 스위스를 자랑스러운 부강한 나라로 만들어 놓은 것임에 틀림없다.
바다가 없는 나라다. 호수만이 있는 산의 나라다. 자원도 별로 없고 농업도 발달되지 않는 나라로서 제 나라 사람의 수요를 메울 수도 없는 나라인 것이다.
그런데 목축업이 성행하고 있어 전국토의 반이 목장이란다. 그래서 아까 말한 거와 같은 「에피소드」까지 생겨났는지 모르겠다. 자원이 없어도 아니 살산만 있어도 부강하게 살아갈 줄 아는 나라가 부럽기만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스위스시계를 쳐준다. 전수출액중 5분지1을 점하고 있는 것이 이 시계공업이란다.
『아니 이 산악지대의 나라에서 어떻게 시계공업이 발달이 됐죠?』
나는 이들의 부강의 비결이 궁금해 견딜 수가 없었다.
『수력전기가 발달한 것이 큰 원인이 되겠죠』
전력을 수출하는 나라니 그럴수 박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정밀기계공업이 발달되어 전수출액의 3분지1을 점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밖에도 우유제품 · 「쪼크레트」 · 금속제품 · 화학 · 직물공업 등이 2발달하고 있다. 무역면에서는 입초상태라고 하지만 관광수입이라든가 전력수출이라든가 해외투자 수입 등으로 보충한다는 얘기였다.
겨울은 춥지만 여름은 지대가 높기 때문에 선선해서 피서지로 사랑받는 곳이다. 나는 뜻하지 않게 무더운 여름철에 이곳을 찾았으나 더위를 모르고 지내는 피서지임을 실감있게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선선한 「즈네브」 교외의 성직자숙소에서 창밖을 내다보면서 요란하게 울려지는 총성을 듣고 있었다. 시내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스위스 군인들의 훈련관경이었다. 이 나라는 몇가지 특색을 갖고 있다. 중립국이긴 하지만 1291년에 공화국이 됐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공화국이란 것이가. 그리고 이 나라에는 22개 도가 있는데 제가끔 한 법정부 의회를 갖고 있다는 연방국가라 했다.불란서 혁명의 여파로 1815년에 각국으로부터 영세중립과 독립이 각국으로부터 승인을 얻은 나라지만 총예산의 40%가 군사비로 충당된 국민개병의 나라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싸움한번 해볼 기회를 갖지 못한 병역의무의 나라인 것이다. 이런 훈련을 통해 국민의 단결심 같은 것을 굳건히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말해서 스위스의 부강은 무엇일까? 한다면 아까 말한 일화내용 같은 것처럼 하느님이 베풀어준 자연조건 때문일까? 결코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무척 자여노건은 아름답긴 해도 먹고 살기에 충족한 나라는 아니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국민들의 근면 · 검소 그리고 정치와 경제의 안정에 있는 상 싶다.
식사를 하고 돈을 치르는데 보니 동전에는 1836년이라고 부각된 글자가 보였다. 백여년전의 돈이 그냥 아직도 통용되는 경제안정의 나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