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학교 明道院(명도원) 학생은 11개국 56명
福音(복음)의 宣敎師(선교사)들 몸과 마음 바치며
김치 · 된장 먹기서 風俗(풍속) · 歷史(역사) 배우고
每日(매일) 4時間(시간) 공부하고 4時間(시간)을 自習(자습)
春香(춘향)의 「사랑 노래」도 멋들어지게 불러
대한문(大漢門)에서 덕수궁 담을 끼고 재판소 앞을 지나 서대문 쪽으로 가는 길가에 「천주교 프란치스꼬회」라는 간판이 보이고 그 바로 바른쪽 골목을 들여다보면 그곳에 한식(韓式) 소슬대문이 보이는데 이 대문을 들어서면 작년에 준공한 깨끗한 현대식 3층건물이 있다.
이곳이 바로 정동 17번지 성 프란치스꼬수도회이다. 그러나 이곳이 한편으로는 「명도원(明道院)」이라 불리워지며 외국으로부터 처음으로 한국에 오는 신부 수녀들이 잘 돌지 않는 혀로 한국말 공부를 하는 「한국어학교」인 것은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64년 9월 3일에 개교한 이 명도원에는 현재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오스트리아, 화란, 벨기, 영국 그리고 미국, 멕시코, 카나다 등 11개국의 신부 수녀 56명이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는 흔히 일신상의 출세를 원하여 외국에 갔다오려고 영어 불란서어 독일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 이분들은 하느님의 복음을 한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이 고장에 더욱 굳건한 「주의 평화」를 이룩하고자 한국말과 한국의 풍속, 역사를 공부하는데 여념이 없다.
원장인 장 신부에게 청하여 그날의 수업시간을 다 마친(신부들이지만) 몇분을 소개받았는데 키가 커서 「고」 신부라고 하였다는 미국에서 온 알록 고 신부,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 모든 일을 서서히 하려고 「서」 신부라고 하였다는 스페이에서 온 아빠슬로 신부, 『내 이름은 다른 분들이 정하여 주었읍니다』라는 독일에서온 하 수녀들이다.
지금 2학년에 재학중인 이들이 한국말을 잘못하여 재미나는 이야기거리를 잡아보려고 40분간이나 흥정?해보았으나 흠을 잡을 수가 없었고 오히려 공의회에 대하여 해설하여 주기를 원하여도 거침없이 소신을 말한다.
끝으로 흑판에 「배」라고 쓰고 이말의 뜻이 몇가지 있는가고 물어보았더니 배(腹)를 만지고, 배(梨) 먹는 흉내를 하고, 바다의 배(船)를 말한다. (끄러나 倍라는 배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하 수녀님은 성(姓)을 써보라고 하니까 흑판에 「河」라고 똑똑히 써주기에 80점이라고 점수를 매기니 신부님들과 함께 웃으면서 기뻐한다.
매년 9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 10개월간씩 2년을, 그동안 성탄절 휴가와 부활절 휴가 외에는 매일 4시간씩 수업하고 나서 숙제를 받아가지고 돌아가면 꼭 4시간이상을 자습하지 않으면 안되고 혹시 숙제를 하지 못하면 한국인 교사들은 어느학교나 다름없이 여러사람 앞에서 망신을 준다고 한다.
이곳에는 현재 한국인들만으로 교사가 12명이 있으며 각 학년을 5명씩 반으로 나누어 공부하며 언어실습실(言語實習室)은 한국에서 가장 우수한 설비를 가지고 있는데 이 실습실에서는 매일 30분씩, 네번 120분간을 녹음 「테이프」와 「마이크」로 정확한 한국말 발음실습을 하고 있다.
낯선 땅에 온 이분들의 식사는 식당에 언제나 김치, 고추장이 있어 이제 매운것도 잘 먹을 수 있다고 하며 불고기는 어떤가고 하니 『그거 누구나 좋아합니다』라고 대답한다.
성가는 책보고 다할 수 있게 되었다기에 그외의 노래는? 하고 물었더니 고 신부는 『이렇게 보아도 내 사랑, 저렇게 보아도 내 사랑…』 한국 「오페라」의 「춘향」의 한 대목을 멋들어지게 불렀다. 그렇다! 누구든 사람은 천주의 모상대로 된 것이며 주의 자녀일진대 다 사랑(愛德)하여야만 할 것이리라…
朴根英 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