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깐」 공의회에서 우리 교회의 내적 쇄신 및 현대화를 선언하고 세계 모든 신자들의 큰 분발심을 촉구했다. 교회 현대화란 현대인들의 감각에 맞는 교회 발전책을 시급히 강구하는데 있을 것이다. 교회의 내적 쇄신 및 현대화를 위해 여러가지 율령선언문들이 채택선포되었으며 특히 성전례를 갱신하여 자국어를 사용토록 한 공의회의 세대 요청에 적응한 여러가지 선택을 우리는 진심으로 환영한다.
그런데 교회현대화를 위해 눈부시게 발전하는 현대문명을 재빨리 이용해야 할뿐 아니라 특히 공의회에서 율령까지 선포한 「매스 메디아」 즉 대중전달기관인 신문 잡지 출판 영화 텔레비 심지어 「네온싸인」까지라도 복음전도에 적극 이용할 방법을 시급히 강구해야 할 것이 요청된다.
그러나 현재 한국가톨릭의 태도는 너무나 시대감각에 어둡고 미온적이다. 물론 성당을 짓고 본당을 신설하며 많은 전교회장, 전교수녀를 양성하는 등 과거에 비겨 교회의 발전상이 활발하고 신자들의 수효도 많이 증가한 것이 사실이다 아직도 수천만의 동포가 가톨릭을 모르고 있음이 사실이다.
또한 단순히 천주교회를 안다하나 가톨릭의 세계관 인생관 그 심묘한 내용진리를 아는 동포는 극고수에 불과할 것이 아닌가.
성경에 『세속의 자식이 빛의 아들들 보다 그 생애사정에 더 지혜롭다』했다.
속인들의 돈벌기 위한 수단방법은 실로 놀랍기만 하다. 비누 한장을 팔기 위해 저 거리에 휘황찬란한 「네온싸인」을 보라. 극도로 미화시킨 저 라디오의 약광고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어보라. 얼마나 대중심리를 잘 이용하고 있는가. 한국의 현시대적 기회는 우리 가톨릭 발전을 위해서도 절호의 「찬스」다. 훌륭한 현대시설을 갖춘 대규모의 대중전달기관이 있어 가톨릭진리를 높이 부르짖는 소리가 있기를 우리는 절망한다.
그러나 복음의 진리를 전하는데 난잡하고 저급한 상품 판매식 선전수단을 쓰자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나팔을 불며 거리를 헤맨다거나 『가톨릭』을 잔등에 써붙이고 대로를 활보한다거나 해서도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
단독으로 한국가톨릭방송국을 가질 수 있다면 이에서 더 환영할 일이 없겠지만 적어도 전국적 방송망을 가진 어떤 방송국의 시간을 임대해서라도 가톨릭방송 연예인들의 협조를 얻어 재미있는 매일 가톨릭연속방송 「프로」를 들을 수 있다면 기성신자들의 재교육을 위해서도 얼마나 다행하고 유익한 일이겠는가. 이를 위한 자금문제는 각 교구마다 일년에 성당 하나쯤 짓지 않고라도 협심해서 시대가 요청하는 가톨릭 「매스 메디아」 사업에 할당한다거나 혹은 한국교회를 위해 거금을 희사하는 외국은인들에게 호소한다 할지라도 이 필요한 사업에 충당할 자금은 확보되리라 믿는다.
아무리 훌륭한 신부라도 혼자 본당만을 지키고 있으면 별 수확을 얻지 못할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신부들을 위해 후방지원이 절실히 요청된다. 이 필수조건의 후방지원은 도처에 교리강좌를 열고 현대적 「매스 메디아」를 십이분 이용케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가톨릭 지식인들, 방송, 언론, 문예 등 가톨릭 연예인들은 교회발전에 가능한한 협조와 봉사를 아끼지 않는 것이 당연한 책임인줄 안다.
또 부유한 신자들도 『너의 재물을 동녹과 좀도 손상치 아니하는 천상에 쌓아라』고 권고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천주사업에 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 가톨릭 신념이요 신앙이 아닌가.
실제 가톨릭 부유가들이 마음만 있고 합심한다면 자기 재산을 소모시키지 않고도 교회 사업을 도울 방도는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을 줄로 확신한다.
끝으로 꼭 한가지 첨언해둘 것은 영세자를 많이 내고 수천만의 우리 동표를 한사람도 빠짐없이 영세입교시킨다는 것은 극난한 일일뿐 아니라 전도 지극히 요원한 일일 것이다.
영세성사를 주어 우리 동포들을 귀화시키는 일에 앞서 가톨릭 진리를 우리 동포들에게 널리 알게 함이 위선 급선무라 하겠다.
시급히 우리 모두가 동포들에게 가톨릭 진리를 알리는 요안 세자처럼 광야에서 소리지르는 소리가 되어야 하겠다.
적어도 우리 동포들에게 화세(火洗)라도 받을 수 있는 소양을 기르는 것이 절실히 또 시급히 요청된다고 하겠다.
朴東俊 神父(釜山 溫泉洞本堂 主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