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화의 시대에 살고있다. 우리가 살고있는 20세기 후반의 사조는 모든 년에 있어서 한자리에 모여 대화(對話)를 나누는데 그 특징이 있다. 정치 · 문화 · 사회면을 위시하여 모든 문제에 대해서 국가와 민족을 초월한 국제적 대화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그런데 대화란 본시 남의 의견을 듣고 자기의 의견을 남에게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인에게 환영받을 수 있는 방편이 된다.
이와같이 현대는 대화이 세계를 향하여 전진하고 있다.
이 시대에 종교인들도 무관심하는 태도를 취할 수 없게 되었다.
종교는 본질상 누구보다 전인류를 한가족으로 만드는 운동에 앞장서야 마땅하다. 제2차 「바티깐」 공의회 의 소집도 바로 여기에 그 목적이 있다.
■ 교회재일치운동의 방향
교종 요안 23세는 재일치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특별사무국인 「일치촉진 사무국」을 두었다. 일치국의 공헌이 참으로 크다. 공의회의 결정사항이 교회일치에 저촉되지 않도록 세심한 연구를 하였고 갈려나간 형제들과 세심한 접촉을 함으로써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였을 뿐 아니라 「교회일치령」을 초안, 대화의 원리원칙을 규정하였다. 이제 일치 율령이 제시하는 일치운동의 방향을 살펴보겠다.
분열의 책임이 현대인에게는 없다. 그리고 과거일에 대한 책임추궁도 좋지 못하다.
가톨릭의 보이는 울타리 밖에 여러가지 구원의 요소가 산재한다고 율령은 밝힌다. 갈려나간 교회에도 유산이 남아있다. 성경이 있고 신, 망, 애(信望愛) 삼덕이 있으며 기도로써 얼마든지 성신의 은혜를 얻을 수 있다. 갈려나간 형제들의 신심생활은 구원의 신비에 있어서 그 가치를 무시못한다. 선의의 모든 크리스챤에게 천주의 숨은 은혜의 역사(役事)를 인정하는 것이 가톨릭의 정통교리다. 그러나 구원의 모든 방법을 골고루 간직하는 것은 가톨릭 뿐이다.
그래서 가톨릭은 공의회를 통하여 교회의 사명을 철저히 느끼는 동시에 과거의 독선적 태도를 지양(止揚)하고, 타교파인에게 널리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우리 모든 가톨릭 신자는 이 화해의 은혜를 감사하며 일치운동의 역군이 되기로 맹세하여 공의회가 요구하는 일치운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모든 신자들이 노력하고 기구하면 언젠가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는 희망으로 재일치에 장애되는 모든 것을 제기하는 것이 근본정신이다.
■ 재일치 방법론
재일치율령에 나타난 방법론은
①교회생활의 혁신-양 교회가 다 같이 혁신하여 이상적인 그리스도의 교회를 이룩하는 것이 일치운동의 첫째 방법이다. 이상적이고 혁신된 교회에 다같이 모이자고 할 때 반대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②마음의 변화-신자들의 현재 정신상태로는 일치가 불가능하다. 기구와 희생과 겸손 및 화목의 정신으로 참다운 신자생활을 할 때 교회일치는 쉽게 이룩될 것이다.
③일치를 위한 공동기도-일치를 위하여 하느님의 은혜를 구하는 기도를 양 교회가 열심히 바쳐야 한다. 더우기 공동기도는 훌륭한 효과를 준다. 마음의 변화와 공동기도가 일치의 핵심이다.
④상호이해 촉진-우리의 전통교리를 갈라진 형제들에게 잘 설명해주고 또 그들의 교리를 우리가 이해함으로써 쌍방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이 목적을 위한 공동연구회로 훌륭한 교화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분파가 많아 대화의 광장을 마련하기가 힘들겠으나 그리스도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쌍방의 대화가 가능하며 다같이 성경을 계시의 원천으로 삼고 있으니 더욱 가능성이 있다. 또한 양교가 같이 실행하는 성세성사는 쌍방의 사이를 좁히는데 쇠사슬의 역할을 한다.
그뿐 아니라 양교회 신자들의 생활규범 역시 복음에서 가르치는 「사랑의 계명」 이다. 천주의 십계명과 복음적 사랑의 계명은 쌍방을 행동면에서 일치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쌍방이 노력하여 일치할 수 있는 「무드」를 하루바삐 조성하는데 일치의 비결이 있지만, 지나친 열을 내거나 경솔히 행동함으로 부작용을 초래치 않도록 해야 한다. 기도와 희생으로 꾸준히 노력함으로 일치의 날을 단축시킬 수 있다.
교회일치촉진운동은 공의회 보다 우리의 생활과 노력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朴養雲 神父(가톨릭大學 교수 전국교회일치위원회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