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개] (35) 녹음 속의 오솔길 ⑧
발행일1966-05-29 [제520호, 8면]
라미 판사는 끌레랑 의사에게서 그애 이야기를 들었다는 말을 소년에게 하지 않았다. 의사, 판사, 가정방문원, 교육자는 네 사라에게 있는 같은 신(神)이며 언제나 꼭 같은 일건서류를 주고 받고 하는 수 없는 손이다. 어른들의 신비스러운 공모는 어린이들을 불안하게 하고 머어지게 한다….
『마르끄』
하고 판사는 말을 다시 끄집어 냈다.
『다리에가 안부 전해 달라더라…』
『아!』
소년은 무관심한 말투였다.
『…그리고 「까리에르」에 갈적마다 너희 집에 들려서 죠죠를 안아 준다고 말해달라고…』
『아!』
마르끄는 이렇게 뇌었으나 목소리는 처음과 같지 않았다. 그의 뺨은 발개지고 코에는 잠간 사이에 땀이 덮였다. 두블레씨가 가까이 오고 있었으므로 알랭 로베르와 마르끄는 달아났다. 검사대리는 「이빨」과 옛날 「떼르느레」에 있었던 이전 원생 한명과 같이 「센타」를 구경하고 오는 길이었다. 옛날 「떼르느레」의 침대는 새장같은 것에 갇혀 있었다. 아침 여섯시가 되어 호각이 울리면 침실 반쪽 -홍반-의 소년들이 각기 요강을 들고 침대장 문앞에 와서 섰다 장의 문을 열어 주면 변소로 행렬 그런다음 솔과 쇠밥을 가지고 돌아오면- 짤까닥! 하고 각기 자기 침대감옥에 가두는 것이었다… 두번째 호각이 울리면, 청반, 요강, 쇠밥… 식탁에서도 감화원 「수감자」들에게는 「나이프」도 「포오크」도 주지 않았다!
고집장이들에게는 어름같은 찬물 「샤워」 쇠창살은 조그만 유릿장을 끼우는 나무틀의 형태를 위선적으로 그대로 따라 만들었기 때문에 밖에서 보면 감방이라는 것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눈을 감은 얻무 속에서도 소년들은 끊임없이 침대장의 희 쇠창살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판사님, 그 옛날 원생이 이야기를 전부하고 나서 무어라고 덧붙엿는지 아십니까? 「그 때가 좋은 시절이었어요!」하는 것이었읍니다.』
『그렇소. 우리 아버지가(어머니가 듣지 못하게시리 목소리를 낮춰서) 내게 「붸르됭」 이야기를 하실 적에 덧붙이던 것도 그런 말이었오. 그것이야말로 대대로 물려주는 어리석은 생각이고 오류요! 살아남은 자들의 유치한 생각이고 착각이란 말이요. 그들이 아쉬워하는 건 그들의 젊음과 그 많은 가혹에 대한 그들의 저항이지, 그 가혹 자체를 그리워 하는 것은 아니오!
『그들이 아쉬워하는 건 뭣보다도 그들의 우애관계입니다.』하고 「이빨」이 말했다.
『허지만, 두블레 당신도 군대생활, 중학교의 벌 따위의 향수를 느끼지 않소?』
『저는 아무것도 참말이지 아무것도 그리워 하지 않습니다』
검사대리는 거칠게 말했다.
『저는 완전히 행복합니다.』
그러나 이 말을 하면서 그는 이제는 행복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발견했다. 「떼르느레」도 라미 판사도 그 아이들도 모두 귀신에게나 물려가라…
『판사님 여기 온다는 통지가 있은 그 메를르랭 삐에르는 누굽니까?』하고 「이빨」이 물었다.
『이보게, 그건 시험해 보자는 거지. 어쩌면 오산인지는 모르겠고 「까이드」라고 불리는 메를르랭은 마르끄가 속해있던 패의 두목인데… 조그마한 일을 하나 저질렀지. 그애를 저희 가족과 떼어 놓아야 하느냐? 그 패의 두목을 없애야 하느냐?가 문제였지. 검사대리는 거기 찬성이었고, (그 패를 우정그룹으로 변형시키고 있는) 다리에는 반대 의견이었어. 허지만 나는 그렇게했네- 아마 첫번 오산이었는지 모르지. 그애를 이리로 보내야 옳았는지? 마르끄가 「까이드」에게 영향을 줄 만큼 강해졌는지?』
『혹은 그와 반대되는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지요!』
『둘째 실험이지!』
『그 실험이 실패하면 어떡허지요? 우리가 양쪽 다 실패한다면 말입니다.』
『그건 자네네 방법이 아직 충분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뿐이지.』
라미씨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러나 그의 이마는 근심에 싸여 있었다.
『「이빨」 절대로 사신을 가지지 말아야 하는거야! 우리네 소년들하고는 매일 아침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되는걸세… 하기는 누구하고 든지 그렇지. 이것이 이 세상의 정의이니까!』 하고 그는 한숨을 쉬며 덧붙였다.
『그래요?』
검사께서는 약간 독살스러운 투로 말했다.
『그러니까 매일 아침 모든 것이 파멸할 수가 있단 말씀이군요』
『혹은 또 모든 것이 구해질 수도 있구요!』
「이빨」이 조용히 댓구했다.
뺨에 마지막으로 키쓰하는 소리가 네번씩 나고 듣지도 않는 부탁을 마지막으로 하고, 마지막으로 손을 흔들고, 소년들은 다리를 잘름거리며 약간 우스꽝스럽게 자유의 길로 멀어져 가는 사랑하는 이들의 등을 바라본다. 소년들은 저들을 원망한다.
그들은 자기들을 여기 붙들어 두는 대장들을 원망하고, 이 시간에 어쩌면 자기들처럼 불행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패짝들을 원망하고, 온세상을 원망한다. 그들은 벼란간 추위를 느끼고, 길을 가는 그들의 부모는 갑자기 발이 아프고 코를 푸는 돗수가 약간 지나치게 잦다. …여대장은 못알아보게된 소년들을 훑어 보기만 하는 것으로 오늘밤은 그토록 많은 눈물과 신음과 악몽을 엿들으며 지내게 되겠구나 하고 짐작하게 된다. 여러번 눈을 들고 침대 「시이트」를 다독거려 주고, 펄펄 끓는 이마, 반항하는 이마에 찬손을 얹어 주고 하는 밤 … 자! 주일날의 면회는 필요하기는 하나 열을 내는 약인 것이다…
아무면회도 받지 못한(이번이 세번째다) 마르끄는 오늘 저녁에도 되뇌인다.
『죠죠가 앓는가 보다 … 「빠리」에 독감이 도는데!』
그러나 지난 주일보다도 그것을 덜 믿고 있다.
같은 날에 둘 밖에 없는 친구 끌레망쏘와 알랭 로베르에게 배반을 당한 올라프는 저녁을 먹지 않고 자러 올라갔다. 인쇄된 종이 「텐트」 밑에서 그는 잠을 자는체 한다.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기만해」는 수풀에서 돌아왔는데 화가나 굴렁쇠와 팽이를 부수어 파묻고 왔다. 그것들은 몇해 전부터 「의외의 선물」을 약속해온 아버지가 그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여덟살짜리 소년에게 오늘 가져온 것이었다. 두꺼운 안경을 쓰고 코밑에는 수염터가 잡히고 코가 어른 코만한 이 열네살자리 빨강머리를 보고 가엾게도 자기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아버지 윗송은 서먹서먹했다. 그는 첫 버스로 돌아갔다.
이제 「기만해」가 기분 좋은 아버지, 매일 밤 가슴이 메어지며 생각할 수 있을 아버지의 영상을 다시 만들어 가지려면 여러달이 걸릴 것이다…
『미셀… 누구 미셀 봤니? 아무도 미셀 못봤니?』
프랑쏘아즈 여대장은 조그만 패를 하나 모아 가지고 온 「떼르느레」를 쫓아다니며 그 소년을 찾게한다.
그러나 하오가 시작한때부터 정문 기둥 위에 꾸구리고 앉아 있는 저 물건이 사랑을 받지 못하는 미셸 바로 그 소년이다. 행길 위에 새로운 사람모양이 나타날때마다 그의 가슴은 뛰었었다.
『어머니가 올까?… 어머니가 오는 날이 오늘일까?」』
이제는 마지막 기차 시간이 지났다. 해가 저물어간다. 편지를 갖다 주지 않는 우편물이 오는 길고 긴 더러운 일주일을 또 지내야 하고 그다음에는 자기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는데 어머니는 영화구경을 갈 더러운 일요일을 맞을 판이다! 이제는 프랑쏘아즈 여대장이
『나더러 어쩌라는 거야?』-
오늘 ㅁ녀회를 받고 손에는 꾸러미를 잔뜩 든 작자들에게 둘러싸여 저기 온다. 모두! 다른 아이들의 어머니들이 왔다 가는 것을 모두 그 얼음장 같은 감시소에서 내려다 보았다. 그는 벼란간 주먹을 부르쥐고 눈물이 글썽하여 일어선다.
소년의 무리가 어안이 벙벙해서 걸음을 멈추는데 처녀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떼르느레」에서 가장 불행한 어린 소년은 소리를 버럭 지른다.
『너네들 어머니는 쌍년들이다! 어미들은 모두 쌍년들이야! 난 여기서 다아나 집에 가서 유리창을 부수고 불을 지를테야! 엄마는 값을 치러야 한단 말이야, 망하고 죽어야 해, 죽어야 한단 말이야, 쌍! …아아! 엄마! 엄마! …아아!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