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개] (36) 16세 이하 관람금지 ①
발행일1966-06-05 [제521호, 4면]
「까이드」라고 불리는 메를르랭 삐에르는 그 이튿날 「떼르느레」에 왔다. 「떼르느레」는 그 일요일, 면회, 군것질감 원한 따위를 삭혀 버렸다. 쉬는 시간에는 끝을 뾰죽하게 빨아먹은 엿을 던져가며 싸우고, 침실에서는 아직도(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보라 사탕 두개와 바꾸며, 조가딸이 새로 성세를 받은 「레이다 똥똥」은 땅콩 속알맹이가 나오기까지만 빨아먹은 누깔사탕을 싼값에 흥정하고 있었다.
복도에서는 포도씨를 밟아 으깨는데, 프랑쏘아즈 여대장은 커다란 겨울 「망또」에 폭 싸여서 침실에 다닐적에 「뻐찌」씨를 밟아 으깨는 따뜻한 계절을 생각하고 있었다….
「까이드」는 그를 닮은 겨울과 함께 「떼르느레」를 찾아왔다. 손가락 마디가 굵은 그의 손은 아무 손도 잡지 않았고 그의 차디찬 시선은 아무에게도 머므는 것 같지 않았으며 입술이 없다시피 한 그의 입으 마르끄 앞에서 놀람을 나타내기 위해서만 열렸다.
『어, 너두 이 영창에 있었니?』
그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라미 판사가 그에게 거기서 패짝 마르끄를 만나게 되리라는 말을 했을 적에
『마르끄요? … 대관절 어떤 마르끄 말이지요?…』 했었다.
『메를르랭, 바본체 하지 말아! 바본체 하는게 네 약은 꾀지. 그런데 말이다. 미안하지만 너는 마침 아주 영리하단 말이다… 그렇다니까, 내가 다 알고 하는 이야기야… 너를 「떼르느레」로 보내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떼르느레」는 절대로 바보들을 수용하는 데가 아니니까. 창살문은 늘 열려있다. 허지만 바보들 밖에는 달아날 생각을 하지 않을거다. 달아났다가는 일주일이 못되서 「보포르」로 이송될테니 말이다. 「보포르」 이야기 들어봤지?… 좋아! 그럼 그 이야기를 더 긹데 늘어놓을 필요가 없다! 네가 약속을 지키기만 하면 나도 약속을 지키마. 이태만 있으면 너는 어떤 수공을 배워서 참말로 네 밥벌이를 할거고 체중이 10「킬로」는 늘거다… 아니라구? 얼마 걸겠니?… 「떼르느레」에 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으면 내게 편지해라. 그뿐 아니라 너를 보러 가기로 하마… 그리고 패짝 마르끄한테 꼭 내 안부를 전해야 한다. …그럼 또 만나자 메를르랭!』
그러나 메를르랭은 깜짝 놀란체 했었다.
『너두 이 영창에 있었니?』
『제3동이야. 너는?』
『잊어먹었더(제1동이라는 것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구 저러구 난 여기서 썩을 생각은 아니니까…』
『「까리애르」의 패짝들은 어떻게 지내니? 뤼씨앵, 마뉘엘, 데레는? 그리구 꺽다리 쟉그는 어떠냐? 응?』
『요양원으로 갔지, 그잔 틀렸어.』
『저런! 그리구 다리에는? 또 바라크는 어떻게 되구?』
『그런걸 꼬치 꼬치 묻는걸 보니 여기는 굉장히 심심한 모양이구나!』
『천만에』
마르끄는 얼굴을 붉혔다.
『그런데 말이다, 요새 동네에서 우리 어머니 봤니?』
『왜? 너를 보러 오지 않니?』
짧은 코에 작은 땀방울이 뒤덮였다.
『죠죠가 분명 앟고 있을거야, 「빠리」에 독감이 돌거든…』
「까이드」는 무관심한체 했지만 그의 차디찬 시선은 소년을 살펴보고 있었다.
『죠죠는 피둥 피둥 하단다! 얘를 본지가 사흘도 못돼! 걔가… 아니! 사실은 걔가 네 예기는 하지 않았어…』
그리고 잠시 침묵을 지켰다가 이렇게 덧붙였는데, 그것이 싫지가 않았다.
『그런데 나한테 시킨 이 「일거리」는 다 뭐냐?』
『접시 닦기…복도…세면대…』
하고 마르끄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이제 자기 옷소매 위에 올라앉은 놀란 새다리같은 그 다리, 말라빠진 볼기짝이 들여다 보이는 뚫어진 잠못 밖에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언니, 뽀뽀 해줘, 뽀뽀…』
하고 조르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까이드」의 말 소리는 들리는둥 마는둥 했다.
『아무도 나를 쳐도보지도 않더란 말이다. 진짜야! 이봐, 그 「일거리」를 네가 대신 좀 해라!』
청을 하는 것인지, 벌써 명령을 하는 것인지
『아무려나』
하고 마르끄는 대답했다.
처음 며칠동안 「까이드」는 음식이 도저히 먹을 수 없는 것 같은 눈치를 보였다. 소년이 음식을 가져가면 그는 벌써 국에 들어있는 고기를 전부 먹어버리고 차디찬 국수 오라기 냄새나 맡고 있는 개와 같이 힐끗 한번 눈을 주고는 개가 하는 것처럼 천천히 점잖은 몸짓으로 머리를 돌려버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도 아무도 입맛을 잃지 않는 것을 보자 「까이드」는 당장 그와 반대되는 전술을 썼다. 그는 제일 먼저 두사람 몫을 퍼 가지고는 한번 휘 둘러보는 것으로 어떠한 항의도 미리 막아버리는 것이었다. 그에게서 눈을 떼지않고 있던 뷔팔로가 금니를 드러내며 단걸음에 달려가 「야 메를르랭, 너 좀 너무하지 않아?」 할 참이었다. 그러나 「이빨」이 권위있는 손으로 그를 막았다. 그는 또 꼬마들이 메를르랭 대신 힘드는 일을 해주는 것이나, 다른 견습직공들이 그의 밀린 일 해주는 것을 막으려고 간섭하는 것도 허락지 않았다. 「까이드」가 「샤워」실에서 살짝 빠져나가는 것도 그냥 버려두었고 「지독한 편두통」 때문에 며칠씩 계속해서 일어나지 않으려 들었을 적에도 침대에 뜨뜻하게 누워있게 내 버려두고 약만 드립다 먹였다.
『이니 그런데 「이빨」 그 녀석을 언제나 좀 혼을 내 주는거야? 그 놈이 우리일을 호두 항쳐 놓지 않아?』
『좀 냉정해지게 이사람아, 우린 지금 저녀석하고 굉장한 싸움을 하고 있는거야, 그러니 딴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거야… 분명히 저 녀석은 다른 아이들을 연장처럼 부려먹는 망나니야. 물론 험하게 할 수야 있지…그러나 그애는 남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못할 것이 없는 애란 말이야. 자네가 그 애한테 순경노릇을 하면 다른애들 전체의 눈에 가치가 떨어지고 말거야』
『그럼 「까이드」가 함대로 하게 내버려 두면…』
『그러면 또 다른 애들이 실쪽할 염려도 있지. 그건 나도 잘 알아! 그렇지만 어느쪽이 위험이 더 크냐 말이야, 뷔팔로? 위험을 제대로 보도록 하세! 나도 라미씨와 같이 저 가엾은 소년을 아직 믿고싶어 보름전에 내가 어디서 휴가를 보냈는지 아나? -「사니」 「쌩뚜앙」 그리고 「몽뜨뢰이」에서 지냈어. 나는 가끔 그들의 동네, 그들이 가는 대폿집, 그들이 모이는 빈터에 가서 그들의 공기를 맡아 보도록 하네. 이 사람아, 내가 그애들이라면 여기와서 그애들보다도 열곱절이나 더 까다롭게 굴걸세! 그리고 누가 순경이 하듯 나를 다루면 나는 백배나 더 까다롭게 굴거야!…아니야, 나는 메를르랭하고 놀음을 하고 싶은거야…』
『무슨 놀음을?』
하고 뷔팔로는 이맛살을 찌푸리고 파이프가 부숴져라 이를 악물여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