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위로 위으로만 지향하여 부절히 타오르는 불길이 있다. 일러서 「구원(久遠)에의 불길」-한 성인 철학자이며 대표적 신학자로서 교회 박사의 칭호를 받는 아우구스티누스 주교의 파란 많은 한뉘를 소설체로 엮어낸 소중한 문학서적 또한 신심(信心) 지침서이기도 하다.
아우구스티누스하면 곧 그의 불후의 명작 자서전이며 루쏘·톨스토이의 그것과 아울러 세계문학상 3대 참회록의 하나인 「고백록」을 연상하게 된다. 쟁쟁한 신동(神童)으로서 「무진장한 생각이 샘솟는 소년」 아우구스티누스와 「주교보다 더 열심한 크리스챤」인 모친 모니카의 「불살처럼 하늘로 오르고 있는 마음」- 곧 그 모성애에서 우러나온 눈물어린 기도로 하여, 한낱 거리의 재사인 방탕아를 훗날 세계에 첫손 꼽히는 대학자며 대성인으로 돌아오게 한 내려들이 싱싱한 필치로 향 높은 정서와 더불어 우리 눈앞에 「어필」 해온다.
그 어머니에 그 아들-「천주의 품에 안기기까지 혼돈을 면치 못하였던」 그의 탁월한 영혼이 위로부터의 격외로운 성총과 어머니의 희생, 눈물의 기도로 천상적으로는 불멸의 대성인이, 지상적으로는 불세출의 위인이 되기까지의 「프로세스」를 실지로 보듯이 전개시켜주는 이 명저는 정녕 참다운 읽을거리에 메마른 이땅의 독서가들의 좋은 맘벗이 되어줄 것으로 안다.
원저자 루이·드·월은 성인의 「고백록」을 주축으로 삼고 거기에 자기의 뛰어난 예술성을 곁들여 능란하고 격이 높은 전기소설로 완성시켰다. 20세기초에 독일서 태어난 그는 종교적 「테마」로 작품 쓰기를 잘하여 특히 비오 12세의 권유로 집필한 성 토마스·아퀴나스의 전기소설 「고요한 등불」에 이어 두번째로 내놓은 성인전 소설이 바로 이 「구원에의 등불」이다.
번역 또한 표현에 무던히 애쓴 자국이 엿보인다. 원저자의의도와 노리는 바를 넉넉히 살리면서도 「번역은 또 하나의 창작」임을 저리게 느낀 역자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끝으로 파심을 발동한다면 표지나 「카버」에 「성 아우구스티누스전 소설」이라고 부제(副題)를 달았더면 하는 아쉬움이 뒤따른다.
아무런 표시도 없이 훤칠히 「구원에의 등불」이라고만 두었으니 소설인지, 교양서인지, 혹은 무슨 부류에 속하는 책인지 얼핏 알아볼 수 없음이 티라고나 할까…
(4×6판·266면·카버·250원·가톨릭출판사 냄)
李錫鉉(가톨릭소년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