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교회는 전교의 황금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한다. 8·15해방이후의 신자증가를 통계상으로 살펴보면 참으로 놀라울 정도다. 다 같이 기뻐할 일이다.
■ 冷談者들 어떻게
그러나 우리는 기뻐하고 만족하고만 있을 수 없다. 그 몇 가지 예를 들겠다. 근자, 입교하는 신자의 수도 많지만 그 반면 냉담자의 수도 차차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일선에서 포교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 경험하고 있는 바이지만, 이 냉담자들을 회두시키려면 미신자들을 가르쳐 입교시키는 것보다 몇 배의 힘이 드는지 모른다. 그들이 신앙을 다시 되찾기만 한다면야 힘드는 것쯤 문제가 아니지만, 어떻게 손을 대볼 수 없을 만큼 돌아버리는 수가 있다. 즉 교회에 대해서 환멸을 느끼고 가톨릭에서 아무런 이익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할 만큼 냉담해 버리면 속수무책인 것이다.
차라리 입교안하였던 것이 본인을 위해서나 교회를 위해서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우리의 주변에 늘어가고 있다.
■ 하라, 해서 안된다. 救靈 物質 틈바뀌
이 수년래 한국의 저명인사들이 복음의 빛을 받아 속속 입교하고 있다는 흐뭇한 소식도 들리지만 이 땅의 이른바 지식인들의 대부분은 아직도 종교에 대하여 부정적이거나 무관심한 상태에 있는 현실이니 우리 교회에 들어오는 이들은 거개가 가난하고 또 가난하기 때문에 넉넉한 교육을 받지못한 사람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을 진정으로 환영한다. 그러나 환영만으로 그들의 신앙이 굳어지는것은 아니다. 우리는 보통 환영과 함께 천편일률적으로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하여 천주교를 신봉하라』고 그들에게 강조하여 왔다. 그리고 다음에는 『해라』 『해서는 안된다』의 무거운 짐을 그들의 두 어깨에 짊어지운다. 그러면 그들은 허덕이면서도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하여』 그 힘에 겨운 짐을 지고 간다. 따라서 그들의 신심은 「대사」와 「공로」에만 매달리는 신앙이 되기쉽다.
한편 날로 발달하는 물질문명은 더 쉽게 생활을 즐길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신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자연히 신덕이 약한 신자들은 「구령」 「현세의 낙」 사이에서 갈 바를 모르고 방황하게 된다.
■ 볼땐 굴뚝의 연기 傳敎黄金時代 內面
또 한가지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일은 흔히 『가톨릭신자는 독선적이고 이기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불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마치 자기만이 우주의 철리(哲理)를 깨달은 양, 미신자들을 경원 혹은 멸시하고, 자기는 구령이 확정되었다는 자기만족과 자존심의 울타리 안에 도사리고 앉아서 복음전파에는 오불관언(吾不關焉)하는 신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좀 나쁘게만 말해서 안되었지만 이것이 전교의 황금시대를 맞이한 우리한국교회의 일단면임은 사실이다. 직언한다면 한국교회가 어느 정도 내적으로 병들어 있다는 증거이다.
우리는 쉬지않고 포교에 열중하는 한편, 이러한 결점이 어디에서 오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그 첫째 원인이 복음 전달 방식의 결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거의 유일한 복음전달방식은 현행 「천주교요리문답」이다. 물론 「요리문답」안에, 우리가 믿어야하고 지켜야 할 모든것이 들어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신학교에서 배우는 교리교과서에서 발췌한 신학명제(命題)의나 열이지, 신자들의 실생활에 크게 도움을 줄 수는 없는 것이다.
■ 暗記式 信仰, 再檢討할 福音 傳達策
음식에 비긴다면 겨우 생명만은 유지시킬 수 있으되, 확실히 맛과 영양을 주는 음식은 아니다. 이것을 그냥 암기했다고 해서 좋은 신자가 될 수는 없다. 암기에 의한 무조건의 믿음만으로는 세상의 누룩이 되고, 빛이 되고, 소금이 될수는 없는 것이다.
일언이폐지해서, 우리는 시급히 복음전달의 새로운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에 한국주교단은 새 교리서를 만들기로 결정하였다. 새 교리교수법이라고 하면, 흔히 교리 전수(傳授)의 방법자체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최근의 사계 권위자들은 외적인 방법보다 교리교본 내용의 내적 구조에 관심을 두고 있다. 물론 우리도 이점에 대하여 많은 연구와 노력을 해야 한다. 재래식 교리전수에 대한 불만은, 비단 우리 한국뿐아니라 구미, 아세아,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도 매양커서 현금 많은 연구와 토론이 진행되고 있는바 교과서 편수는 각기 자기 나라의 실정에 따를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현대 교리전수의 기본적 목표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으니, 곧 핵심은 그리스도의 「메시지」요 우리는 이에 힘차게 답해야 된다는 것이다. 「봄베이」의 대주교 그레이셔스 추기경은 이를 세계 제8의 불가사의(不可思議)라고 했지만, 우리는 성부의 이 사랑의 초대에 크리스챤 생활로 답해야 한다. 이 간단한 명제 안에 그리스도교의 모든진리와 전(全) 크리스챤 생활이 내포되어 있다.
■ 4重的 信仰提示 우리들의 姿勢
지난날의 소위 계통적 가르침은 전례·성서·교리·크리스챤 생활의 증거라는 균형이 잡힌 사중적(四重的) 신앙의 제시로 대치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새 교리서도 이러한 원칙에 따라 엮여질줄로 믿는다.
일방 우리는 이 새 교리가 나오기를 그저 기다리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일부 인사들이 비꼬고 있듯이 그것은 얼마동안 성하다가 사라지고 마는 유행이 아니다. 우리 신심생활에 직결된 중대한 문제이다. 일선에서 포교를 담당하고 계신분들은 서적·신문·잡지 등을 통해서 부단히 복음의 새로운 전달방식을 연구하고 익혀야 할 것이고, 또 신자들도 과거의 전교방법에서 진일보한 새로운 복음전파방식을 적극 요구함으로써 포교사업에 자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모든 노력은 우리 주교님들이 의도하고 계신 한국교회의 내적쇄신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며 또 한국교회의 내적쇄신은 우리한국사회의 쇄신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黃春興 神父(聖베네딕도會員 神父 慶北 洛山본당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