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가톨릭소년」 편집장으로서 어린이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는 검돌 선생님이 「동화시」 「메아리의 집」을 내놓았읍니다.
선생님은 동요시집과 동화집을 내놓는바 있지만 5년전부터 각 잡지와 신문에 발표한 동화시를 모와 책을 내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런 뜻으로 먼저 축하를 표하는 바입니다.
엄마 반지를 팔아 웅이 자전거를 사야하고 웅이 집에 연탄 「가스」가 나오고, 흰 「카네이션」이 서해바다 물결을 타고 이북 기슭 엄마한테까지 흘려가 주기를 비는 미희, 삼베 묵주알을 굴려야 하는 선이, 60갑자를 모르면 철모르는 사람이란 말도 있거니와 「신비산에 종칠때」의 재미있는 이야기 등 거의의 동시가 한국적인 소재에 다 자유시(自由詩)이며 또 이마에 짙은 먹구름, 이마에 갈매기, 아이들 토끼눈 등등 표현이 무척 아름다워 읽기가 재미나기만 합니다.
요즈음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정화운동을 일으켜 각지에 메아리 치고 있는 현상은 참으로 감개무량입니다. 사실 이나라의 어린이들이 메아리 없는 나날을 보냈다는 것은 나라 장래를 위해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읍니다. 그러나 메아리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법입니다. 한 소년이 산에서 『아』 소리 질렀더니 『아』하고 메아리쳤읍니다. 『너 누구야』하니 역시 그쪽에서도 『너 누구야』 울렸읍니다. 『바보 녀석』하고 응수하니까 꼭같이 받아넘기는 것이 아니겠읍니까. 화가 치밀은 그 소년은 집에 와서 어머니께 누가 저쪽에서 자기를 조롱하더라고 이야기했읍니다.
어머니는 『그것은 산울림이란거야, 네가 들은 것은 네 소리만이 아니였던가. 가끔 네 얼굴을 물속에 반영시켜보지 아니하는가. (表紙 그림) 네가 고운 말을 보내면 그쪽도 고운 말을 보낸단다』고 타일렀읍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대한 남의 태도는 보통 우리가 남에게 대한 태도의 메아리입니다.
검돌 선생님은 메아리를 보낼 줄 모르는 메마른 이 땅에 메아리를 갖다주기 위해 열아홉 아기를 내보내면서 이들과 함께 이나라 수많은 아기들이 토실토실 살찌고 꿈이 부푼 기특한 아기가 되고 아름다운 메아리를 보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두터운 아름다운 표지로 예부장한 이 동화시집을 교형 자매 여러분에게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申相祚 神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