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제라면 왜 턱수염이 없읍니까?』 희랍의 한 십대(十代) 소년이 턱수염을 기르지 않은 나를 보고 이렇게 물었다. 나는 내가 「라띤」 전례의 가톨릭신부이며 턱수염을 기를 필요가 없다고 설명해 주었으나 그 소년은 여전히 믿을 수가 없다는 태도였다. 그래서 나는 수염을 집에다 두고 왔다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희랍에는 정교회 신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정교회가 국가의 공식 종교이다. 가톨릭신자수는 전체인구의 약3%에 불과하다. 더우기 희랍인들은 가톨릭신자를 무턱대고 외국인으로 보는 수가 허다하다.
그러나 가톨릭신자 수는 적지만 희랍에는 아름다운 가톨릭성당이 많다.
▲「아테네」교외에 있는 「헤라클리온」에는 1833년 초대 희랍 왕으로 즉위한 옷또 왕이 세운 「고딕」식 성당이 있는데 정부는 이미 동 성당을 국가의 기념건물로 선언했다.
▲「아테네」의 가톨릭 대성당도 옷또 왕 시대에 건립된 것인데 「아테네」시 중앙부에 위치한 동 성당은 1962년 5월 희랍의 소피아 공주와 스페인 카를로스 왕자가 결혼식을 올린 성당이다.
▲「아테네」에서 약7 「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다프니」의 성당은 11세기에 건립된 성당으로 「비잔틴」건축술의 금자탑(金字塔)이라 하겠는데, 특히 승리한 그리스도의 모습을 그린 「모자이크」들은 「비잔틴」예술의 걸작품들이다. 이 성당 옆에는 1211년 터어키군이 이 지역을 점령할 때까지 사용되었던 「시토」회의 수도원이 있었는데, 바로 이 자리에는 서기 395년에 파괴된 「아폴로」신전이 있었던 곳이라 한다.
▲많은 방문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아테네」의 현대 「비잔틴」식 성당은 「비잔틴」 전례의 가톨릭 성당이며 1958년 3월 12일에 그 모퉁이돌이 놓여졌고 서기 537년 유스틴 황제가 세운 「콘스탄티노플」의 「성 소피아」성당과 같은 식으로 건축되었다.
성당 내부는 많은 아름다운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성삼위(聖三位)에 대한 그림이며, 동 그림은 성삼위를 고전적(古典的)인 형식으로 표현하지 않고 성부로부터 성자를 통해 성신이 발하여지는 과정을 나타내기 위해 성부는 성자를, 성자는 성신을 잡고 있는 그림을 그려 성삼위를 수직적으로 표현했다.
▲「아테네」외에도 희랍령(領) 「시클라디이즈」군도(群島)는 가톨릭 명소(名所)가 많은 곳이며 그림과 같이 아름다운 섬들이다. 그 가운데서도 「시로스」 섬에는 96개의 성당 및 부속성당과 8천명의 가톨릭신자들이 사는 섬으로 희랍 가톨릭신자의 대다수가 「시로스」섬 출신이며, 희랍의 가톨릭 고위성직자 중 5명과 전체 성직자중 85%가 이 섬에서 출생한 사람들이다.
폴 부하지알 神父 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