祖國(조국) 언제나 나의 祖國(조국) - 南美行(남미행) 가톨릭移民國(이민국) 航海記(항해기) ⑭
船內(선내)에서의 演藝大會(연예대회)서 1 · 2등 韓國(한국)이 독차지
발행일1966-07-17 [제527호, 4면]
【12월 15일(水)】 내일의 행사를 앞두고 이곳 저곳에서 준비에 바쁘다. 어린이들 내보내는 집에서는 옷을 손질하기도 하고 새로 만든다거나 혹은 「스팡클」을 사서 춤출때 입는 치마자락에 장식하기도 한다. 『여러나라가 나오는데 우리 한국이 떨어져서야 되겠느냐』는 것이 모두의 일념이 되었다. 「모리시아스」의 물건을 산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물가가 비싸다는 평, 앞으로 오시는 분은 절대로 이곳에서 물건을 사시지 마시압.
【12월 16일(水)】 정오를 넘어서며 단원의 마음은 다급해졌다. 일본인이 정부에서 이런때 쓰라고 주더라면서 상품들을 내놓자 한국인은 주최국이기도 하므로 상품에 대하여 소홀히 할 수 없음을 더욱 느끼게 되었다.
즉시 간부회의를 소집, 한 집에서 1 「달라」씩 갹출하기로 합의, 남는 것은 이제껏 단장님 사비를 들여오시던 공무(公務)에 보태도록 했다. 프린트 · 장내정리에 관한건, 선장님에게 7시30분이라는 정확한 시간 통지, 간부진의 분주함에 맞추어 아랫층에선 마음이 바쁘다. 명절을 맞이한 어린이처럼 즐겁다. 7시30분, 점잖게 정복을 차려입은 김삼룡씨의 사회로 오색등을 단 이층홀은 물끼얹은듯 조용해졌다.
중국어 영어 일본어를 유창하게 말씀하시는 바람에 입추의 여지없는 관중사이에선 국적을 막론한 소리없는 감탄이 번져나갔다. 『이번 대회는 국제간의 친선이 주목적이므로 타국의 출연자들에 대해선 더욱 경의와 박수를 보내야 한다』는 단장님의 말씀에 이어 미처 못나온 선장님 대리로 대회를 칭송하는 간단한 인사가 비서관을 통해 있었다.
드디어 실기에 들어갔다. 깜찍하게 차려입은 어린이들은 무조건 귀엽고 신통하기만 하다. 특히 일등을 한 이은경 이성원 두 남매는 동생이 「바이올린」 누나가 「아코디온」을 했는데 개선, 이별의 곡을 연주하는 동안 음정도 정확하고 화음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도 순진하고 단정한 품이 만인의 박수갈채를 받기에 충분했다. 또 TV방송에 「텔런트」로 있었던 서성희 양은 그관록을 자랑할만큼 「연못의 동그라미」를 기막히게 불렀다.
무용부엔 서성희와 그의 언니 서성운 양이 각각 일등을 차지햇는데 아버지 서을용씨가 2차로 오시게 되어 이 훌륭한 장면을 못보게 되어 어머니는 안타까와 하신다.
서성희양은 쌍검무를 추었는데 화랑옷에 칼차고 활통을 메고 손에는 활을 잡고 살을 메우더니 누구를 쏠듯 무대를 한바퀴 뛰어돌다가, 다시 춤을 추다가 공중으로 활을 겨누어 쏘았다. 화살은 탕소리를 내어 윗벽에 부딪쳤다.
아래로 떨어지는데 때마침 늦게 참석하시는 선장님은 자기 쪽으로 쏘는 줄 알고 깜짝 놀라셨다. 그의 언니 성순양은 「스팡클」이 달린 노랑저고리 다홍치마에 번쩍이는 은보석 비녀를 꽂고 장구를 둘러메고 춤을 추는데 그 맵시며, 가락이며 하느적거리는 치마자락 날렵한 몸맵시에 만장의 인기를 독점했다. 다했는가 했더니만 장구를 살포시 내려놓고 선장님 앞으로 가 날라갈듯 큰 절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지 않아도 혈색이 좋은 선장님은 어쩔줄 몰라 그 긴 절을 다 받는 동안 더욱 빨개진 얼굴로 꾸벅꾸벅 몇번이나 절을 하는 것이었다.
모두들 즐겁고 흥겨운 웃음이 그칠줄 모르고 번져 나갔다.
2등엔 신선자양. 선장구인데 그 흔들거리는 배에서 대각선으로 빙빙 돌며 장단을 맞출 때는 눈이 돌만큼 빠른 선희에 감탄 박수가 꼳아져 나왔다.
어린이 2등에 이종림 양은 급히 만들어신은 버선이 흘러내리니까 춤을 추다 살짝 올려신어 오히려 귀여움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