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개] (42) 16세 이하 관람금지 ⑦ // 병원 - 침묵 ①
발행일1966-07-17 [제527호, 4면]
소년은 일어나 처녀 곁으로 와서 바싹 다가 앉았다. 그러나 그 여자와 동시에 읽지는 않았다. 그의 눈은 창문의 컴컴한 유리창 너머로 아주 먼곳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위에서 보면 나란히 놓인 그들의 머리는 마치 가꾸지 않은 숲언저리에 밀밭이 있는 것 같았다. 이따금씩 넓다란 하늘에서 타아잔의 외치는 소리나 영사기의 근기있는 탁탁 소리가 들려왔다. 프랑쏘아즈는 가끔 목소리를 더 은은하게 해가며 책읽기를 계속했다. 그여자는 자기곁에 앉아있는 그 작은 소년, 모두에게 버림받았고 자기에게까지도 오늘잠에 슬픔을 겪어야 했던 그 어린 왕자를 끊임없이 생각했다…
『그리고 떠날 시간이 가까와오니 여우는 말했다.
「아!…난 울테야」
「그건 네 탓이야. 나는 너를 괴롭힐 생각은 조금두 없었는데, 네가 길을 들여 달라고 그랬지…」
하고 어린왕자가 말했다.
「그럼」
「그런데 울려구 하면서!」
「그럼」』
『그럼!』
알랭 로베르가 아주 자그마하게 뇌었다.
프랑쏘아즈 여대장은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 여자의 코에는 아직도 소년이 머리칼에서 나는 끈덕진 냄새가 들어왔다. 그 여자는 그 순간 이 다음에 이 좋지 못한 향수가 생각날 것이고 그날은 아마도 그 향수 냄새 까닭에 자기가 울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여우는 말했다.
「사람들은 이 진리를 잊어버렸다. 허지만 너는 잊어버리면 안된다.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는 영원히 네가 책임을 지게 되는거야…」』
『물론이지!』
이것은 알랭 로베르가 중얼거린 소리다.
이제 올라프의 눈에는 벽도 천장도 옆의 사람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자기가 의자에 앉아 있기나 한 것인가? 아니다! 바오밥나무 등걸에, 천하대장군 위에, 하마 대가리에 걸터 앉아 있는 것이었다! 그의 전우주는 높이 2「미터」에 폭이 3「미터」였다. 아니, 그보다도 「스크린」이 우주의 크기로 늘어났었다. 올라프는 이 세상의 모든 대양이 똑같은 한바다를 이루고 있지만 땅의 수풀은 모두 타아잔이 지배하는 끝없는 「쟝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길이었다.
타아잔이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마르고 약하고 모욕을 당하고 하지 않는 정의와 복수의 매력있는 땅! 한번 부르기만 하면! 코끼리와 사자와 원숭이를 거느리고 타아잔이 나타난다. 이 세상의 모든 지혜와 힘과 재간에 둘러싸여 나타난다… 정의의 타아잔, 믿을 수 있는 타아잔, 고아들의 아버지, 피압박자들의 형제… 아아! 그의 왕국에 이르렀으면! 그의 뜻이 이루어졌으면! 그가 우리들을 고통과 악당들과 두목들에게서 구해 주었으면! 바로 이 순간에 「또똘라피앙뜨」를 마지막으로 한번 쳐다보고, 절대로 고통이 없고 춥지도 않고 무서움도 없는 그의 밀림속으로 물러가는 타아잔은… 「끝」 - 정부승인 제12 · 763호.
깃을 치켜세우고 손은 「포켓트」에 찌르고 신비롭지 않은 이 밤을 지나 아무 말 없이 침실로 돌아온다.
『눈이 오겠는걸!』
시골에서 온 녀석이 예보를 한다.
다른 아이들은 그런 것은 상관하지도 않는다! 「쟝글」 속에도 눈이 온다더나? 층계를 올라가서 할 수 있는대로 빨리 자리에 눕는다.
『불끄란 말이야, 제에기!』
마침내 영상을 다시 찾아내서 타아잔의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거나 계속하시거나 하되 타아잔의 자리에 자기들을 갖다놓을 수 있었으면 한다…. 타아잔 - 레이다, 타아잔 - 비로드, 타아잔 - 「기만해」는 주먹을 꼭쥐고 밤의 밀림속으로 뛰어든다. 담요 속에서 「하아아 히 하 히 하 히 하아아 히!」하고 마술적인 소리를 조그맣게 외쳐보는 아이가 한둘이 아니다! 알랭 로베르는 벌써 오래전부터 잔다.
그리고 맞은편 침대에서는 올라프가 신문지 천막을 치고 부랑자의 잠을 자고 있다….
열 한시. 자기 방에서도 각 소년의 기침으 알아듣는 프랑쏘아즈 여대장은 잠이 든 자기 왕국에 마지막 순찰을 돈다. 잠은 마치 화산의 폭발처럼 소년들을 맹수나 거인 마술사들과의 싸움의 마지막 몸가짐 그대로 굳혀놓았다. 그것은 「뽐뻬이」 유적의 타아잔이었다….
프랑쏘아즈 여대장은 아직도 구역질나는 향수 냄새와 어린왕자의 환영이 맴도는 자기 방으로 돌아온다.
그 여자가 불을 끄니 어둠이 진을 바꿨다. 밖에서는 밤이 약한 빛을 내고 있다.
『어, 눈이 올 것 같구나….』
하고 프랑쏘아즈는 생각한다.
아니! 눈은 이미 내리고 있다. 가볍고, 낯설고, 이럴까 저럴까 하며 겨울의 첫눈송이들은 방황하며 제길을 찾는다. 여기 침실에서 오직 하나 열린 창문이 있다. 눈송이들은 그리고 빨려들어온다.
자정의 그 가벼운 바람은 올라프를 보호하는 여린 종이집을 천천히 방바닥으로 쓰러뜨린다.
그러나 소년은 잠을 깨지 않을 것이다. 그의 침대는 비어 있었으니…
■ 병원 - 침묵 ①
원생들중에서 가장 허약한 소년의 행방불명으로 말미암아 「떼르느레」의 생활이 뒤죽박죽이 되었다. 이 도망을 비밀에 붙이거나 얼버무려 넘길 수는 없었다! 제3동의 소년들이 이 소문을 퍼뜨리기도 전에 쁘로뱅씨의 털털이 자동차가 오는 것이 보였다.
(자동차는 자국이 박히지 않은 눈에 시베리아횡단철로 같은 흔적을 냈다.)
그 많은 흰빛깔 속에서 멀리서부터 숱한 콧수염이 여느때보다도 더 까맣게 보였다. 모든 소년들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각 소년의 안에서는 「또 하나의 소년」, 우정과 운동과 열어놓은 창문을 드립다 떠안긴 덕으로 물리쳐버렸다고 생각했던 교활하고 대폿집을 드나들고 물건을 슬쩍하는 소년- 동시에 사냥군과 개요, 쫓기는 짐승인- 소년이 눈을뜨는 것이었다…. 쁘로뱅씨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애들을 꼭 한데 묶었다가 한꺼번에 놔줘요 「이빨」! …지금이 좋지못한 시기란 말이야.』
『허지한, 호(보) 통은 흡(봄)에…』
『뷔팔로, 바로 그때문이요, 한겨울에는 더 중대하단 말이요.』
『정확히 말씀해서 무엇을 두려워하시는 겁니까?』
로베르 대장이 묻는 말이다.
『연쇄반응, 한 아이가 도망가면 그것이 결과가 좋지않게 되더라도 딴아이가 도망가게 된단 말이요…』
프랑쏘아즈 여대장은 그날 아침부터 머리를 뱅뱅 돌던 생각이 말로 표현되어 나오는 것을 듣고 펄쩍 놀랐다.
쁘로뱅씨는 오래전부터 물로 있던 권연에 다시 한번 불을 붙였다.
『당신의 아이를 찾게 될거요, 프랑쏘아즈!』 하고 그는 여대장에게 가만히 말했다.
『제가 아무래도…』
『이제 암말도 말아요! 문은 모두 열려 있어야 하오, 그건 규칙이니까. 여기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그건 이런 규칙을 만들어 놓은 나지, 당신은 아니야!』
【제가 맡은 아이들중에서 제일 허약한 아이고… 게다가 제일 추운 밤인데!』 프랑쏘아즈는 머리를 홱돌리며 중얼거렸다.
『그애는 벌써 없어졌어요, 프랑쏘아즈!』 마미가 부드럽게 말했다.
『어떤 대합실이나 「카페」에서 찾아내게 될거예요…』
『이제는 불행히도 순경의 손에 넘어가게 됐어요.』
『순경들은 아직 오지 않았나요?』
로베르 대장이 경솔하게 물었다.
『오지도 않았고 장차도 오지 않을거요! 「센타」에는 소녀들 때문에, 동네에는 소문 때문에 안와요! 「이빨」하고 나하고 오늘 아침에 경찰에 신고했오. 하지만 우리도 찾아는 봐야 해요』
이렇게 말하고 나서 쁘로뱅씨는 「라이타」를 켜며 덧붙였다.
『프랑쏘아즈 이리 오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