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리 안에서] 본당사목을 어떻게 할까?
발행일1966-07-24 [제528호, 4면]
공의회는 대화를 역설했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인류에게 전하고 그들을 천주의 나라로 초대코저. 그러나 우리에게 먼저 각 성과 쇄신을 촉구하고 거기 바탕을 둔 교회내의 대회가 앞서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회에도 성직자, 신자 사이에 장벽이 쌓여져 있고 신자끼리의 대화도 거의 없다. 우리는 이 장벽을 무너뜨려야 한다. 그리하여 앞으로 이 난에 격주(隔週)로 대화할 「코너」를 마련했다. 같은 문제에 대해 신부와 신자의 의견을 실을 예정이다. 자유로운 대화를 위해 이름을 밝히지 않을 수도 있다. 【編輯者 註】
■ 神父의 意見
청탁이 화급한데 본당 경험은 짧고 지면제한도 대단하다. 내키는대로 적는다. 위선 본당사목을 본당신부편과 교우편, 이렇게 둘러 나누어 본다.
【본당신부편】
주교를 도와 본당을 주교처럼 맡아보아야 할 본당신부는 무엇보다도 목자라야 한다. 그래서
①자기 양을 하나 하나 다 알아야 한다. 그 사회적 가정적 환경, 과거, 성격, 습성, 애들의 이름도, 몇시에 어디서 무엇을 한다는 것까지 골고루 다 알도록 적어도 노력은 한다.
②그러기 위해 자꾸 접촉을 해야한다. 접촉할 기회를 노리고 만들고… 특히 주일미사 기회에 교우들을 꼭 보도록 한다. 일주일회가 아닌가? 늘 교적을 들여다 보며 수시로 방문, 전화방문도 이용할 것이다. 초대는 특수한 경우 외에는 회갑, 진갑에만 응하기로… 또 교우들끼리 서로 접촉시킨다. 회합, 마실, 특히 지면과 인사는 강요해도 좋다. 미사가 끝나자 달아나는 것은 언짢다.
③교우들에게 교리지식은 물론(성서교육은 매우 시급하다. 구약은 거의 전부 모른다.) 가정과 교회와 사회에 관한 내적, 지적, 윤리적, 종교적 교육을 틈나는 대로 하고 일반에게 요구된 상식과 예모도 갖추게 하고 특히 교회의 규율을 습득시킨다. 되도록이면 매월 미사마다 혹은 일주 2·3회 정도 짧은 강론을 장려하는데 참 효과적이다.
④사무는 빈틈없이 시간은 소소한 회합 시간도 보통약속시간도 엄수한다. 시간은 첫째 성총이 아닌가? 신부의 참석은 언제나 효과가 크다.
⑤차별대우를 말고(적재적소 등용) 빈부, 열심자, 냉담자, 조당자, 무관심자, 타교인들, 외인들까지도 포섭한다. 허나 병자는 물질을 이용해서까지 특별대우를 한다.
⑥개별적으로 더우기 조직체를 통해서 각 교우의 지능, 재능, 기능, 직능을 최대로 활용한다.
⑦전교망 조직과 계획에 신경을 쓴다. 위선 신자가정체제를 갖추게 하고 거기에 종교적 분위기를 조성한다.
「프린트」, 출판물, 현대문명의 이기를 자신이 이용하고 이용시킴은 자타를 위해 제한된 시간과 노력을 크게 보충한다. 복음전파(=전교), 안하면 앙화고(코전 9 · 16) 혼자서는 절대 구령 못하리라.
⑧본당을 운영과 전교로 나누어 운영은 유지비(기성회, 재경위원회)에 맡기고 전교는 회장, 반장(구역회장) - 때로는 수녀들 - 을 세워 잦은 회합, 적어도 월1회는 갖고 지도, 시정, 뒷받침, 격려, 위안한다. 「한턱」도 「놀이」도 효과적이다.
⑨여유 있으면 그 물질생활도 돕되 절대 무리는 말고 도울 수 없을 때 적어도 이해는 해주고 동정한다. 개를 잃고 우는 애같이 울어줄 정도로, 또 내가 직접 당하거나 한 것 같이… 허나 기부면 몰라도 돈거래는 절대 않는다. 그리고 교우들에게 어떻게 해서라도 누(累)나 폐를 끼치지 않는다.
⑩목자로서의 태도는 SUAVITERQUE(溫和)가 90%, FORTITER(斷乎)가 10% 그러나 공적에만…
이담 내 교우들이 나의 판관이 됨을 잊지말고 맡은 양은 예수같이 하나도 버리지 않음을 유일한 목표로 삼는다. 비안네 신부의 다음 말은 명심할만 하다.
『신부가 성인이면 교우는 열심하고 신부가 열심하면 교우는 미지근하고 신부가 미지근하면 교우는 냉랭하다』고. 어쨌든 교우들이 우리신부는 우리 위해 저렇게 애쓰고 희생하며 우리 위해서만 산다는 인상을 주는 생활을 할 것이다. (티전 3 · 2-7 참조)
【교우편】
①신부의 과대존경을 피한다.
②물질과 이에 관련된 일로 신부를 괴롭히고 신경을 쓰지 않게 하며 더구나 이용하고 사기함은 용서할 수 없다.
③신부는 공적인물이니 그 시간을 극히 존중히 한다. 자칫하면 이로써 어느 영혼이고 잃기 쉽다.
④신부의 언어, 일거일동을 선의로 보고 생각하고 말한다. 비평, 악평, 중상모략, 이간질, 질투, 악선전은 금물이다. 특히 본당내 간부일때 또 외인들 앞에서! 요는 사목에 어떤 형식으로라도 비록 사소하다 해도 불편을 주지 않는다.
⑤목자에게 자주 양으로서의 마음과 환경을 진정으로 터놓는다. 자신과 남을 위해서!
⑥신부의 사목활동에 공적, 사적, 정신적, 물질적 협조를 자기 처지대로 적극적으로 한다.(예 의견제출, 진언, 충고 등…)
⑦교회의 모든 명령과 규정은 물론 사목적 필요와 권고까지도 솔선 혼연 완수하기로 노력한다. 요는 사목에 필요하고 도움이 도림나한 모든 편의를 아낌없이 제공한다. 『너희는 나를… 심지어 그리스도 예수와도 같이 대하여 주었도다. 너희는 할 수 있다면 눈이라도 빼어서 내게 주었으리라』(갈라 4 · 14-15)
【분도 신부】
■ 信者의 意見
본당의 사목활동을 말한다는 것은 대단히 외람된 일이지만, 여기 본당과 교우상호관계와 사목활동을 하는데 있어서의 문제점, 그리고 그 시정책을 간단히 살펴보고저 한다.
ㄱ, 본당과 교우 상호관계
①먼저 교우없는 본당이 있을 수 없고 본당 떠난 교우 또한 있을 수 없다. 굳이 교회사목헌장의 말을 빌리지 않는다 할지라도 교회와 교우 상호관계란 필연적이며 협동하는 사회에 있어서 공동사명을 가지고 있다.
②그리고 본당은 하나의 가정과 같다. 이 가정은 결코 전례쩍이고 사무적이며 형식적인 가정만은 아니다. 그러므로 모든 교우, 특히 학생과 젊은 청년층에서는 본당일에 관하여 대단한 관심을 가져야 하고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
③또한 훌륭한 사목자나 성인신부가 되는 것은 오로지 자력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열심한 교우들의 적극적인 셥력에 의하여, 그리고 열심한 교우는 신부들의 피땀어린 지도와 정성에 의하여 이룩된다고 본다.
④그러므로 본당과 교우 상호관계란 결코 독립된 치외법권적인 불관여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협력하고 도와야 하는 필연적인 관계이다.
ㄴ, 사목활동의 문제점과 그 시정책
①본당은 교회의 권위적 체제에 의하여 공의회가 가져다 준 결의사항을 속속 실천해야 할 것이며, 교우들로부터의 품신 혹은 건의된 사항도 성실히 반영시켜야 한다. 정체상태의 미지근한 처사는 금물이며, 본당에 대한 기대나 신뢰를 잃게하기 쉽다.
②지방자치행정력을 잘 활용하여 본당조직을 강화하고 교우가정의 실태와 동향을 항상 파악하여 유기적인 유대를 가져야 한다.
③또 지역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본당 단위가 아닌, 상설교리반이 계획되어야 한다. 부족된 신부에게 교리반이 전부인양 시간을 얽어매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이다.
④여론함을 설치하여 일반교우들로부터의 여론과 길의 및 건의사항을 받아들일 기회와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
⑤또 사목 활동을 위한 투자는 과감하여야 한다. 성당 짓는 일도 중요하지만, 내적 충실과 생명력 있는 사도활동도 중요하다. 지비어 놓고 집주인 찾는 겻은 순서가 잘못된 것 같다.
⑥강론은 교중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인쇄물이 아닌 이상, 듣는 그 자리에서 알아듣고 이해하도록 준비하여야 하겠다. 천편일률적인 설득력 없는 강론은 정말 따분하고 분심밖에 일으키지 않는다.
⑦성직자의 표양은 교우들의 귀감이다. 특히 새로 서품된 젊은 신부들의 우쭐하고 경박한 처신은 초심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
⑧신부도 한사람의 인간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윤리사회에서는 반드시 그렇게만 보지는 않는다. 교우들로서 신부의 입장을 이해하고 선의로 해석하며, 흉 허물을 감싸지 앟는 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직자가 어쩌면 그럴수가 있느냐』하면서 어느정도 근거있는 말을 듣게될 때는 정말 얼굴이 뜨겁다.
⑨성지자나 그 측근자들이 외부로부터 독선자니 인습적인 충성심이 몸에 밴 사람들이라느니 하는 말을 듣고서도 무심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겸손과 순명과 절대지상명령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겠는가?
⑩신부는 원칙적으로 방문자나 대변자에 대하여 차별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는 공적인물이기에 찾아간 교우가 먼저 예의를 지키고 형편을 이해해야 한다. 이때에 편이에 따른 책임없는 대답이나 미지근한 약속은 금물이다.
【11】 EUDEAMONIA는 사랑에서 출발되며 또 가까운 이웃에게로 먼저 전파된다. 이해성 없는 강요는 때때로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결언컨대 따뜻한 지도를 바란다.
【李春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