祖國(조국) 언제나 나의 祖國(조국) - 南美行(남미행) 가톨릭移民國(이민국) 航海記(항해기) ⑮
막간에 나온 「내고향 남쪽바다」
국제적 「앙콜」 받고
인종 초월한 만국향연 밤 깊은 줄 몰라
발행일1966-08-07 [제529호, 4면]
【12월 16일 계속】 삼등엔 중국 어린이 춤인데 여섯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어찌나 깜찍한지. 특히 인사를 하는데 사방으로 싹싹 몸을 돌리며 고개는 빳빳히 궁둥이만 삐죽삐죽 내밀어 모두 손벽을 치며 웃었다. 특히 일본사람들의 춤은 우리에게 하나의 교훈을 주는 느낌이다.
할머니 아주머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다같이 어울려 춤춘다. 우리가 너댓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지루하게 「트위스트」를 개인 「프레이」하는 반면 그들은 가지가지로 일본 옷을 차려입고 농사짓는 춤을 추며 『꼬랴 꼬랴』하며 손벽을 치며 장단을 맞출 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따뜻한 감동을 자아내게 했다. 게다가 청년들은 베개자루를 쓰고 엉덩이 밑으로 소매에 긴 나무자루를 꽂아 팔을 벌린 것처럼 만들고 가슴과 배에는 온통 커다랗게 사람의 얼굴을 그리고 나타났을 때 모두 허리를 쥐고 웃었다. 울긋불긋 「루즈」까지 칠한 어느 신사는 담배까지 물고 있어 배를 불룩불룩할때마다 흡사 담배피는 것 같아 자세히 보니 배꼽에다 담배를 꽂고 「스카치 테이프」로 붙여 놓았다. 형형색색의 커다란 얼굴들이 이상야릇한 어릿광대의 표정을 짓고 빙빙돌거나 흔들거린다. 배가 불룩불룩 빨리 들석거릴 때마다 더 재미있게 변한다. 이윽고 흥분의 도가니는 조용한 음악으로 가라앉았다.
음악 전공인 지경희 양은 「그네」에 이어 「앙콜」로 「깊은강」을 노래불러 또 일등을 차지했다. 양의 가야금 독주는 귀한 「프로」였다. 외국인이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고들 있었다. 채성길군의 「쎄미크라식」 노래도 멋진 솜씨로 3등을 차지했다.
등수에 못들었지만 대만에서 탔다는 한국인 이세 한분의 「빨간 마후라」는 가장 통쾌하고 기분 좋은 「프로」였다. 심사의 여백을 채우기 위해서 나오신 총무 오유장씨는 오늘의 「힛트」, 문자 그대로 걸작이 아닐 수 없다. 「내고향 남쪽바다」를 얼마나 멋지게 불렀던지 「앙콜」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오씨는 주머니에서 하모니카를 꺼내더니 「뻐꾹왈츠」를 어찌나 신나게 불어대는지 점잖게 앉았던 선장님과 그 옆에 부관들이 남이 보는줄도 모르고 신이나서 발장단을 맞추는 것이다. 일본 중국 러시아 할 것 없이 만국이 국제적 「앙콜」을 받고 다시 등단. 이번엔 「요들송」, 「요들」은 북구인만 내는줄 알았더니 이건 웬일인가 목청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사람들은 버린입을 닫칠줄 모르고 쳐다본다. 『와-』하고 일어나는 함성, 오씨는 어쩔줄 몰라 멍청히 섰더니 펄쩍 주저 앉으며 한손으로 아랫뺨을 눌러 내리면서 한손으로 머리를 긁적긁적 원숭이 시늉을 낸다. 모두 가가대소하는데 부리나케 달려가 선장곁의 부과에게 담배 달라는 시늉을 한다. 멍해있는 그 사람의 담배를 냉큼 받아 입에 물고 피우는데 어떻게 원숭이꼴인지 모두들 데둘데굴 구르며 웃어댔다. 드디어 시상식에 들어갔다. 선장님과 단장님이 상품을 수여할 때마다 우뢰같은 박수소리. 이미 자정인데 조는 아이 하나 없다. 중국인이 툭탁거리며 식탁을 차린다. 술이 나오고 여인과 어린이들에겐 단팟죽을 돌린다. 꿀맛이란 이런 때 쓰는 말이렸다.
식탁을 둘러싸고 다시 이야기 꽃이핀다. 옆집 도령이 상을 못탔다고 눈물을 뚝뚝 흘린다. 네 형제가 「판츠」에 빨간 꼬리를 달고 온몸에 털을 그리고 멍청이 승냥이 여우들의 탈을 쓰고 열심히 「트위스트」를 추었는데 그만 시상에서 떨어졌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곁에서 따뜻한 위로로 이들을 달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