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기 교황 비오 11세께서 JOC를 향하여 『가톨릭운동의 정통적인 형태이며 완성형』이라 부르시고 당신 사목직의 중추적 지침으로 삼으신 이래 지금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에 117개의 회원구가를 갖고 활동을 거듭하여 평신사도직에 크나큰 실적을 올리고 있는 JOC(가톨릭노동청년회)를 알아보기 위하여 우선 그 취지와 필요성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 노동자 실태
우리는 수천 수만의 노동자 입에서 흔히 아래와 같이 자포자기조의 한탄을 듣는다. 『우리 노동자들은 애당초 열두냥짜리 팔자를 타고난 것, 아무리 힘을 써도 남보다 뒤떨어지고 빈곤과 비참과 대죄의 굴레를 벗어날 길은 없다』라고 종교적 윤리적 사회적 지적 직업적 여건의 결핍에서 터져나오는 자신에 대한 서글픈 푸념이다.
이러한 노동자들의 심정을 빚어낸 원인은 그들 자신의 잘못이라기보다 그들을 무관심 안에 버려두고 고독과 무기력한 상태 속에 방임한 사회의 죄라고 해야겠다.
노동자 각 개인의 단독의 힘으로써 일어서고 저항하기에는 너무도 미약하고 힘에 겨운 까닭이다.
최근에 있었던 실례를 들어보자. 부산 ○○피복공장에서 600명의 여직공들에게 각성제까지 먹여가며 숙련공도 일당 최고로 25장을 넘지 못하는 배당량을 29.5장으로 늘려 철야작업을 강행한 비인도적인 처사가 있었다.
여론화되지 않은 이와 비슷한 혹사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니 갈다인 추기경의 말씀대로 『화려한 물품들이 공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반면 그 같은 공장에서 노동자들은 걸레가 되서 나온다』라는 말이 우리의 실정이다.
■ 믿음의 진리
가톨릭신앙의 입장에서 볼 때 온천하 만민은 한 사람의 예외없이 천주님의 자녀로 영원한 복락을 누려야 할 귀중한 존재다. 따라서 노동자들도 결코 소나 말이 아니며 기계나 노예가 될 수 없고 자유와 인격을 갖춘 하느님의 모상으로서 창조사업 구속사업의 참여자요 계승자라는 것이다. 특히 이중에서 청년노동자들은 내일의 가정과 사회를 짊어질 역군이요 훌륭한 자녀들을 배출할 부모로서 사회국가의 근본이 되는 존재들이다.
■ 해결 방법
위에서 본 노동자의 실태와 믿음의진리 사이에는 너무나 높고 두터운 장벽이 쌓여있고 『네 거룩한 뜻이 하늘에서 이룸같이 땅에서 또한 이루어지기 위하여』는 너무나 극심한 모순이 가로놓여 있어 노동생활을 통하여 노동생활 때문에 육성발전돼야할 젊은 노동자들의 천상적 소명이 여지없이 유린당해왔다. 그러면 이와같은 모순을 제거할 방도는 없을까? 대저 이 비극적 모순성을 해결하여 바로잡을 주인공은 누구일 것인가?
비오 11세의 말씀대로 『노동계 상업계를 맡을 우선적이요 직접적인 사도는 바로 노동자 상인 그 자신들』인 것이다. 아무도 타인이 영신생활 윤리생활 정서생활을 대신할 수 없듯이 노동자들의 구제사업에 있어서도 그들을 대체하여 직접적으로 행사할 수는 없다.
따라서 『노동자끼리 노동자의 손으로, 노동자를 위한』 힘의 규합체, 자주자립적인 조직체만이 노동계의 구제활동에 근본적인 해결을 던져줄 수 있다. 그러므로 만일 외부적인 후원이 필요하다면 이는 어디까지나 노동자 자신의 자립한례를 침범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같이 노동자 자신의 손으로 빚어진 조직체를 통하여 고립과 무기력으로부터 자신을 털고 일어난 젊은 노동자들은 동료들을 만나고 힘을 얻어 서로 합치고 훈련되며 남을 위하고 노동계 교회 사회국가를 위하여 나아가서는 전세계의 젊은 노동계를 위하여 봉사하는 정신과 방법을 습득함으로써 노동자들의 정신생활만이 아니라 육신, 물질생활까지 특히 노동생활환경(MILIEUX)을 그리스도정신으로 혁신하여 영육의 합일 종교와 사회생활의 합일을 통한 참다운 의미로서의 구원을 쟁취할 수 있는 것이다.
朴成鍾 神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