殉敎者(순교자)에 對(대)한 敎會(교회)의 信心(신심)
그리스도 스스로 祭物(제물) 됐고
敎會(교회) 創立(창립)의 거름
미련한 者(자) 눈엔 죽었으나 저들은 平和(평화)안에 永生(영생)…
사랑 一致(일치) 示現(시현)에 祈求(기구)로 격려
敎會와 殉敎者를 서로 分離시킬 수 없다는 問題는 애당초 그리스도 自身이 어떤 代價를 치루고 敎會를 세우셨는지 생각해 본다면 누구에게나 어렵지 않게 認識될 것이다. 即 스승 예수 그리스도께서 쉽사리 말 한 마디를 갖고 人類救贖이라는 遠大한 事業을 이룩하여 놓으시지 않고 慘酷한 十字架上의 祭物로 희생됨으로써 다시금 神과 人間과의 關連을 찾아 놓으신 만큼 敎會라는 테두리 안에서 救靈의 열매로 불림을 받은 信者들의 敬神行爲는 곧 이 둘도 없는 희생物의 祭獻에 그 中樞를 두었고 따라서 그리스도 自身은 당신을 聖父께 바치는 同時에 우리 各者 靈魂 生命이 되어주시는 것이다.
이렇게 出發한 敎會의 生命을 그대로 물려받은 그리스디안의 信仰은 時間의 흐름에 따라 널리 번져갔고 初世紀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그 傳播過程이 때로는 決코 平垣하지 않았음을 敎會史는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果然 20世紀의 史蹟을 둔 오늘의 가톨릭 敎勢가 全世界에 걸쳐 他宗敎와 比할 때 壓倒的으로 능가하게 되는 結果도 當初에 生命마저 바쳐가며 固守한 信仰의 數많은 證人들이 즐겨 흘린 피의 結晶이며 그 代價가 아니었던들 그리스도의 永遠不滅의 眞理와 福音이 우리에게까지도 메아리쳤을리 萬無했을 것이다.
勿論 한 나무가 成長하여 結實하기 위해서는 그 씨가 땅에 떨어져 썩어야 함이 鐵則일진대 그리스도 王國을 形成하는 敎會는 創立者의 말씀대로 『벗을 위하여 제 生命을 버리는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왕 15·13)는 殉敎者들의 이 사랑의 極致를 極口 讚揚하여 드높이는 것은 當然한 事實이다.
그러기에 敎會의 信心이 漸次 굳어지게 된 큰 動機는 무엇보다도 그리스도를 글자 그대로 뒤따라 自身을 산祭物로 奉獻한 特히 初世紀 無數한 殉敎者들의 英雄的 行爲였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것이 當時 信者團體 안에 共同으로 바쳐진 敬神禮拜의 絕頂 이루는 미사 聖祭를 擧行함도 바로 殉敎者들의 무덤 위였고 이들의 殉敎紀念日 즉 달리 表現하여 天上誕日(DIED NATALIS)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제 먼저 殉敎者들 自身의 信心의 態度를 엿본다면 많은 殉敎者들의 致命錄을 보아 잘 알 수 있듯이 우선 그들에게 있어 이 致命이란 어디까지나 하나의 天賦的恩寵(KARIS)이라는 点이었다. 故로 이것은 能히 自己 힘으로 勘當할 性質의 것이 아닌 以上 이런 엄청난 恩惠를 잘 받아 自身을 산 祭物로 바치기 까지의 必要한 祈求는 刑場의 이슬로 사라지는 마지막 瞬間까지도 繼續되었다는 点을 들 수 있다.
다음으로 風前燈火의 世上運命을 같이하지 않을 수 없었던 當時의 信者들 相互間의 緊密한 團合에서 오는 協助의 祈求이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致命을 눈 앞에 두고 끌려간 當事者들에게 百絶不屈의 힘을 天主께서 부어주시기 爲함이려니와 또한 아직 남아있는 그들 自身도 勇猛을 잃지 않고 언제라도 主의 부르심에 快히 應할 수 있도록 豫備하게도 되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한 靈魂이 그 무서운 試鍊을 主를 위해 끝까지 甘受忍耐하였다는 消息이 傳해지자 남아있는 다른이들에게는 實로 至大한 산 標本이 되어주곤 하였다.
以上 簡單히 훑어본 바대로 더우기 草創期에 있어서의 敎會의 信心은 殉敎者들의 信心으로 그 강력한 基盤을 이루었고 『지옥문이 능히 처 이기지 못하여』(마테오 16 · 18) 오랜 迫害가 끝나 本格的으로 자리잡던 敎會의 信心은 곧 이미 永遠의 凱歌를 올린 이들 殉敎者에 대한 信心으로 꽃피게 되었다.
한마디로 우리 「그리스디아니즘」의 理想은 겉 모양대로만 하나의 高貴한 生命을 그리도 無慘히 희생시키는 自體를 最高로 推戴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 裏面에 內在하는 至上目標를 따라 不死不滅의 後世를 約束하신 天主님 품 안에 決定的으로 돌아가는 것이기에 『미련한 자의 눈에는 죽는 것 같이 보였으나 저들은 평화중에 있도다』(지서 3 · 3)라고 歡喜를 唱하는 敎會안에는 그리스도의 永遠한 제사가 어제도 오늘도 世上終末까지 致命 聖人 · 聖女들의 遺骸 위에 擧行되게 마련이다.
徐祐錫 神父(서울 中林洞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