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기 白敏寬 神父님께서 天主敎의 經文을 中心으로 한 公用語審議委員會가 創設될 것이니 參加하라는 交涉을 받았었다. 내가 무엇을 안다고 이런 會合의 자리를 더럽히랴 하니 마음이 그리 내키지를 않았고, 또 바쁜 生活에 果然 忠實하게 責任을 다할 수 있을지 自信도 없었다.
아마도 나 같은 者를 審議會의 「멤버」에 넣으려는 것은 專攻이 國語學이란 理由에서가 아닐까 했다. 다른 會合 같으면 斷然 「노오」하고 拒絶할 것이지만 우리 天主敎의 氣風이랄까, 敎會의 命令이라면 누구나 順從해야 한다는 義務感을 그처럼 느꼈을 적도 드물 것이다. 더구나 事業內容이 내게는 그저 어마어마하게만 느껴졌다.
드디어 나는 參加하기로 決心한 것이다. 첫 會合이 昨年 4月 29日 가톨릭大學 神學部 會議室에서 열렸다.
會合은 每週 木曜日. 委員은 途中 多少 移動이 있었다.
總責任의 原州 池 主敎님 總務는 白 神父님인데 그 밖으 神父님들의 名單은 省略하지만 平信徒로서는 天主敎의 大先輩 金益鎭씨를 비롯하여 兒童文學家의 馬海松씨, 印度學의 李기永씨 哲學의 金奎榮씨와 筆者다.
첫 事業으로 經文 「沈默의 敎會」는 無難히 進行된 셈이지만 그 뒤가 야단이었다. 審議가 進行됨에 따라 苦憫과 勞力은 莫大한 것이었다. 羅 · 英 · 獨 · 佛 · 中 · 日語의 各國語로 飜譯된 經文을 받아가지고 집에 돌아와 試譯을 해가지고 白 神父께로 보내면 곧 「프린트」가 된다.
그러면 다음 會合에서 이를 놓고 論難이 시작되는데, 一進一退 難事業이 進行되는 것이다. 一字一句의 번역에서 그 論難은 이루 말로 表現하기 어려울 程度이었다. 거느 분은 激論 끝에 退場까지 한 적도 있으니 짐작은 갈 것이다. 憂鬱이 감도는 듯하다가도 뒤이어 喜悦이 交錯될 때도 가끔이다.
敎友들의 與論도 들어 보기로 하니 投書도 적지아니 날아들어왔다. 그 분들도 試譯을 보내오기도 햇는데 그보다 失望한 것은 非難의 소리다. 그야 그렇지! 이미 귀에 젖고 입에 익은 文體를 너희들이 몇몇이 모여 외람히 바꿀 수 있느냐의 不滿의 입김도 들려온다. 이웃 나라인 日本에서도 몇 차롄가 經文을 고쳤는데 우리만이 保守的인 態度로 나가야 한단 말인지 理解가 가지를 않는다.
詩人 崔旼順 神父님 神學의 許(창덕) 神父님 긜고 千里길을 멀다 않고 釜山의 金(남수) 神父님, 애는 애대로 쓰고도 때로 外部의 是非를 도맡은 셈인(?) 白 神父님 音樂과 經文을 調和시키려는 李文根 學長神父님 생각하면 苦行의 持續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明朗한 웃음을 잃지는 않았다. 審議를 끝내고 밖으로 나오면 어둑어둑할 때도 있었다. 우리는 어느날인가 억수로 퍼붓는 暴雨를 맞으며 校門을 내려와 택시를 잡느라고 헤매던 追憶도 되살아난다.
굵은 神經으로 强行할 따름이 우리의 態度인가 여겨졌다.
우리는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 거리를 가지게 되었는데 그것은 昨年 여름 景致 좋은 곳에 가서 避暑 겸 審議를 하자는 意見이 돌자, 나는 郊外의 名所는 登山을 즐기는 만치 잘 알고 있는 터라 八堂에 있는 大韓敎聯의 山莊을 交涉했다. 家族同伴이라 아마도 우리를 慰勞하려는 것이려니 하고 參加했다. 山莊에 짐을 풀고 막 쉬려 할 때다. 白神父님이 우선 審議를 하자고 나선다. 그래서 第1次審議를 하고 나니 저녁이 되었다. 저녁을 뜨고 또 쉬려니 다시 第2次審議라고 한다. 그것을 끝마치니 우리는 疲困했다. 숲의 王모기떼는 마구 人情事情 없이 쏘아댄다. 모기장… 그런 _品이 있을리도 없다. 모기藥을 뿌려본들 그리 效果가 있을리도 없다. 아침에 눈을 뜨니 머리가 띵하다. 食事前에 審議 또 食事後에 審議. 그리고 보니 避暑놀이는 다 날라간 것이다.
곧 짐을 꾸리고 歸路에 들어섰다. 渡江의 뱃속에서 白 신부님을 붙들고 『우리는 정말 속았다』라고 웃어댄 것이고 婦人내들은 『오랫간만에 놀이로 온 것이 꼼짝없는 식모살이었지요』로 웃음의 不平들이었는데 식사는 婦人들이 마련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절차를 밟아 公表된 것으로 「미사통상문」이 나왔다. 萬人의 마음을 흡족시킬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읽고 외어 가면 口味에 맞을 것이 아니랴. 아무리 혹평한다고 해도 옛날 經文보다는 월등히 나으리라 믿는다.
天主經의 「네」를 그대로 둘 수 없는 것은 三尺童子도 알일이 아니랴, 前日에는 中國經文을 본따 外國神父님의 손에서 번역된 것인데 이제 우리의 손으로 손질이 되니 우리 天主敎도 成人이 된 셈이 이나랴, 우리는 이번 새 「미사통상문」에 대해서 일단 결정된 것인 以上 다음 어느 때인가 再次 改譯이 있을 때까지는 各自가 새 文體에 익도록 努力해주기 바란다.
이제도 審議委員會는 꾸준히 일하고 있다고 하겠으며 그 業績은 계속 發表되고 있으나 所期의 事業을 完遂하려면 너무도 오랜 時間과 莫大한 精力이 消費될 것이니, 敎友들의 많은 聲援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李崇寧(文博 · 가톨릭用語審議委員 · 서울大 敎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