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시가(詩歌)에는 산수(山水)를 노래한 것이 많이 있다. 거기에 푸른 하늘이 끼어 한국의 자연은 많은 시인들의 입에 오르내려 그들에게 시상(詩想)을 풍부히 해줬고 듣는 우리마음도 즐겁게 해주고 있다. 확실히 푸른 하늘 맑은 물은 우리 고달픈 인생의 머리를 깨끗이 씻어주며 포근히 자연에 안길 수 있게 해준다.
외국 여행을 하고 돌아 온 많은 인사들은 옛날엔 미처 몰랐다는 듯이 고국의 가을 하늘을 예찬하고 맑은 물을 자랑하고 있다. 그들의 말을 빌리면 『한국의 가을 하늘은 외국에선 돈을 주고도 살수 없고 한국의 맑은 물은 맥주나 포도주에 비길바가 아니다』라고 한다.
그들이 한국의 자연을 여러 입으로 하나같이 말하고 있으나 그뿐이 아닐게다. 우리에게는 남이 갖지 않은 귀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잘만 꾸며 놓으면 「나포리」나 「베니스」에 감히 비기지도 못할 아름다운 곳도 많고, 선전과 설비비만 잘되어 있으면 관광국(觀光國)인 스위스의 수입이 굉장히 내려 갈만한 곳이 수두룩하다. 비록 지금은 눈앞에 놓고도 가보지 못하지만 금강산이 그렇고, 속리산이나 한라산도 절경(絶景)이다.
이렇게 좋은 자연을 가지고 있어도 우리는 관광국이란 말을 아직은 듣지 못하고 있다. 물론 아무리 좋은 것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그것의 가치가 결정된다. 갈고닦아서 빛을 내야 금의 가치가 나타나듯이 우리의 좋은 환경도 손질하고 가꿔야만 남이 좋다고 할게고, 외국의 코 큰 사람들이 「달라」를 뿌리며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그것 뿐이아니다. 은혜를 많이 받은 사람에게는 중대한 본분이 따라오는 법이니 받은 은혜만큼 감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남이 갖지 못하는 좋은 것을 많이 받았다. 많이 받고도 받지 않은체 하고 있으면 은혜를 베푼 사람은 이맛살을 찡그리게 마련이다. 우리가 산천을 잘 가꿔보기 좋게 하는것도 급하지만 먼저 우리는 받은 은혜에 감사해야 더 많은 은혜를 받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받은 은혜를 자랑하기 전에 받은 은혜에 조용히 감사드리고 앞으로의 더욱 많은 도우심을 청해야할 것이며 받은 것은 잘 쓸줄 아는 민족이 되어야할 것이다.
김석좌(가톨릭대학 신학부 본과 3년)